주문 직후 큰 전골냄비에 가득 담긴 다채로운 구성은 보는 순간 근본이 느껴지는 비주얼이었다. 촙트햄과 세블락 소세지 등 다섯 종류의 햄이 깔끔하게 배치되어 있고, 그 위에 노란 체다 치즈가 부드럽게 내려앉아 고소함을 더한다. 베이크드 빈스(부대콩)와 다진 고기, 신선한 대파와 두부, 쫄깃한 떡국떡까지 완벽한 밸런스로 어우러져 있으며, 맑고 깨끗한 육수와 비법 다대기가 한층 맛의 깊이를 더한다. 기본 반찬 역시 정갈하게 차려져 짭조름하게 볶아낸 어묵볶음, 매콤 새콤달콤한 무생채, 깔끔한 김치와 나물이 함께 나온다. 특히 무생채는 아삭하고 시원한 식감으로 부대찌개의 무거움을 상쇄하는 훌륭한 조연 역할을 한다.
찌개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자 다대기가 풀리며 국물의 색이 점차 진한 붉은빛으로 변한다. 이때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라면 사리를 투하하면 화력이 좋아 면이 금세 익고, 햄의 기름이 국물에 부드럽게 녹아드는 풍미가 한층 깊어진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면 인위적인 조미료 맛 대신 햄 자체의 깊은 감칠맛과 육수의 깔끔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적당히 칼칼하면서도 치즈 덕분에 끝맛은 부드럽게 마무리되고, 추가한 스팸 사리는 짭조름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풍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국물을 머금은 라면 면발은 국물과의 조합에서 면치기를 멈출 수 없게 만든다.
흰쌀밥에 국물과 햄, 대파를 함께 비벼 먹다 보면 어느새 밥공기가 바닥까지 드러난다. 라면의 매콤한 기운과 치즈의 고소함, 햄의 기름진 풍미가 어우러진 한 그릇은 오감으로 만족을 주며, 기본 재료의 신선함과 조화로운 맛의 균형이 길게 남아 입맛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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