꽌찬 공란이었다. 무기력으로 인한 방치는 아니었고 활자로 나를 들여다보지 않아 기록되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현실에 발을 내딛고 오르는 것에만 치중하는 삶의 방식, 생활 양태가 변했다고 보는 게 맞겠다. 즐거운 나날이 대부분이었으나 전에 없던 분야의 생각과 고민을 비롯, 결혼 시기와 맞물려 바뀐 행정 및 세금 제도 때문에 세무서와 관공서를 드나들며 고군분투하는 날들도 있었다.
결혼을 하고 한 번의 전세를 거쳐 친정 근처에 집을 마련하고 나니 훌쩍 2년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차와 빈티지 찻잔이 좋아졌고 꽃은 옆에 달고 살았다.
또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행복하다. 가장 좋아하는 꽃이 장미는 아니지만 누군가 가장 아름다운 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단연코 장미라고 말하겠다.
봄날의 튤립과 수선화 즐거운 꽃꽂이 몇 송이 데려다 툭 옆에 두기 향도 자태도 탐스러운 작약 병아리같은 튤립 생화는 일주일 정도면 시들어버리지만 그 저물어가는 모습도 좋아 한동안 두는 편이다. 꽃을 직접 골라 품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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