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길 오랫만에 올라보는 보문산 산행은 간단한 산보 같은 느낌으로 시작됐다. 차에서 내리자마마 보이는 풍경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맑았고, 열 대가 넘는 차가 좁은 오르막길에 멈춰 서 있는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해 올라가 보니 한 언니가 카페에 들어가려 하는 상황이었다. 카페에서 마침 나오는 차가 있어 잠깐 세워둔 채였고, 아래쪽으로는 차들이 계속 움직이고 위쪽으로도 차가 내려오고 있었다. 건너편 주차장에서도 차량이 나오던 모양이라 잠깐의 시간에 혼란스러운 정황이 벌어졌다. 결국 카페 사장님들이 나와서 중재하는 모습이 연출되었고, 언니는 상황의 이유를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멈칫거렸다.
잠시 시간이 흘러 다행히 교통이 안정되었고, 서로 불편한 기색 없이 마무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장님들의 노고가 남다르게 느껴지며 화이팅이라는 말이 스쳐 지나갔다. 하산하는 길로 접어들며 정상에 올라 찍은 사진을 올리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끝까지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다. 맛의 향이나 산의 분위기를 즐기며 조금의 땀을 흘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껴졌다. 이런 날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컨디션이 늘 최상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떠올랐다.
하산길에는 벤치에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마주 보이는 길에서 한 언니가 촬영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자신을 찍는지 수풀을 담는지 포즈를 한껏 취한 채 여유를 보였다. 그러다 내려가는 길은 무리 없이 흘렀고, 바람은 불지 않았다.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피로감이 몰려들었지만, 다녀온 뒤의 개운함은 남아 있었다. 날은 흐리지 않았고, 산의 향기를 느끼며 걷는 그 순간들은 여전히 소중하게 남아 있었다.
원문 링크 : 보문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