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어떤 내용이 됐든 간에 입 밖으로 꺼내는 게 좀처럼 쉽나.
어려운 게 당연하지. 말하는 내내 수치심이 들 수도 있고, 자세하게 얘기했다가 날 이상하게 보진 않을까 하는 막연한 공포심이 들 수 있다는 생각이든다.
하지만 변호사 입장에서는 좀 답답할 수밖에 없다. 도움을 받고 싶어서 선임 비용까지 들이지 않았는가.
의사에게 증상을 숨기면 병을 고치기 힘들다. 그들도 사람이다.
이렇듯 변호사에게도 마찬가지다. 창피하고 부끄럽다는 이유로 사실을 숨겨버리면 모든 게 꼬여버린다.
방어권이 무너지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이 상태로 조사를 받게 되면 어찌 될까?
생각만해도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른다. 나는 입회 일정이 잡히면 미리 연습부터 시켜둔다.
그것도 아주 꼼꼼하게 말이다. 예상 질문부터 답변까지 다 짜둔 상태에서 조사실에 들어간다.
문 : 피의자는 고소인이 '집에 가고 싶다, 하지 마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손목을 끌고 거실로 이동한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