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은 한 번 더 내려갔다. 1,468. 1,461. 1,455. 숫자만 보면 성공처럼 보였다.
그래서 언론은 같은 단어를 반복했다. “방어.”
“안정.” “개입 효과.”
기획재정부 회의실. 장관은 보고서 위에 놓인 그래프를 보며 말했다.
“시장이 반응하고 있군요.”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이건 반응이 아니라, 숨 고르기라는 걸.
개입은 정확했다. 외환보유액은 필요한 만큼만 풀렸고, 기업의 달러는 압박이 아니라 ‘요청’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왔다.
국민연금 스와프는 시간을 벌어줬다. 정책적으로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래서 더 불안했다. 보고서 한쪽에는 작게 표시된 표가 있었다.
개입 직후 거래량 감소. 개입 종료 후 거래량 급증.
숫자는 말이 없었지만, 구조는 분명했다. 방어는 가격을 낮췄지만, 수요를 바꾸지는 못했다.
외환시장은 전쟁터가 아니었다. 막으면 끝나는 곳이 아니라, 길을 바꾸는 곳이었다.
한쪽에서 막히면 다른 쪽으로 흐른다. 공식 시장에서 막...
원문 링크 : 2화. 방어선이라는 착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