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우리 집은 정말 문자 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찢어지게 가난한 우리 집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지금 회상해 봐도 신기할 정도이다.
하루에 세 끼 식사는 황송할 정도이고 두 끼조차도 먹지 못할 때가 많았다. 식사의 질도 형편없었다.
변변한 반찬거리가 없어 늘 희멀건 된장을 풀고 콩나물만 넣어 엄마가 대충 만든 콩나물국이 전부였다. 엄마가 이것마저 준비할 여력이 없을 땐 간장에 싸구려 사각형 마가린을 섞어 비벼 먹곤 했다.
마가린마저 없을 땐 쇼트닝이라는 커다란 깡통에 들어 있는 튀김용 싸구려 기름에 밥을 볶아 먹었다. 정부미라는 것이 존재했다는 것을 요즘 젊은 세대들은 알기나 할까?
(이 대목에서 내 나이 대가 들통난다.) 질이 별로 좋지 않은 쌀에 보리쌀이 약 30-40% 섞인 그런 혼합미이다.
봄 가을 소풍철이 다가오면 없는 형편에 김밥을 만들어야 했는데 한 번은 작은 누나가 보리가 많이 섞인 정부미로는 창피하다고 김밥 자체를 만들 수 없다고 투정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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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아이
원문 링크 : 내면아이 대면하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