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내가 기억하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몇가지 있는데, 그 중 바둑을 두고 계시는 모습, 바둑tv를 틀어놓고 프로들의 수를 복기하고 계시는 모습을 떠올리며 오늘 읽어온 책에 대한 운을 뗀다. 한때는 나에게도 바둑을 알려 주시려 바둑판 앞에 나를 앉히셨는데, 그 당시 바깥에 나가 롤러브레이드나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는 것이 제일이었던 나에게 바둑은 너무나 머리 아픈 게임이었다.
시작은 바둑으로 해도 알까기나 오목으로 종목이 변질되기 십상이었는데 그러는 사이에라도 당대 유명 기사들의 얼굴과 이름, 명성 정도는 자연스레 익혀왔던 것 같다. 더불어 바둑이 주는 긴 호흡과 바둑알 사이 아찔한 정적, 바둑기사들의 고고한 위엄과 카리스마 같은 것들을 동경하며 유년기를 지나왔더랐다.
그 사이 돋보이는 기사가 있었다면 단연 이세돌을 빼놓을 수 없었규. 이어져 이것은 나의 성격과 가치관, 이상형 따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
그리고는 한참 시간이 흘러, 알파고와 인간이 바둑을 두어 이겼다는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