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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이야기 (5) - 일상의 소중함

 전세사기 이야기 (5) - 일상의 소중함

1. 집 앞 정류장 이름이 '봉제산 정상' 이었다.

실제로 집에서 조금만 걸으면 봉제산을 산책할 수 있었다. 우리집에 놀러왔던 친구들이 가파르고 높은 언덕에 기함하기도 했다. 2019년의 강수량이 높았다.

쏟아졌던 비만큼 눈도 많이 내렸던 한 해였다. 이 높은 도로에 얼음이 얼었는데 자동차가 굴러가는 것이 신기했다.

별이는 나를 걱정했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미끄러질까봐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전셋집에 이사 오면서 새로 생긴 걱정이 아니고, 신림에 살때도, 성남에 살때도 눈만 내리면 별이 입에서 주기적으로 나오는 걱정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지대까지 높았으니 더 걱정스러운 모양이었다.

나는 강원도 영동 지방의 산골 소녀로 눈에서 미끄러져 본 경험이 없었다. 치마를 입고도, 구두를 신고도 매끄럽게 잘 다녔다.

나는 오히려 별이가 걱정이었다. 별이는 눈 구경이라고는 몇 번 해보지 못했을 것이 뻔한 남부 지방의 남자였으니까.

밤새 내리기 시작한 눈을 보며 또 걱정을 읋는 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