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답게, 휘영청 밝은 달 어제는 정월대보름이었다. 일본은 음력을 쓰지 않지만, 네이버 메인화면에 걸린 절기배너를 보고 알았다.
예전엔 할머니가 자는 내 입에 불쑥 넣어준 부럼을 잠결에 깨물고 다시 잠들곤 했는데, 이젠 부럼도, 귀밝이술도 다 까마득하게 먼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더위도 못 팔았으니 올해도 덥게 지내게 생겼네.
휘유. 비범한 각도의 토스트 오곡밥에 나물반찬 해먹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이 날은 할 일이 많았다.
우선, 남편이 구워온 토스트에 커피를 마시고, 거실에 신문지를 깐 뒤, 그 위에 토스트 요리사를 앉혔다. 토스트 요리사는 긴장한 듯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그의 어깨를 잡고, 다른 한 손에 든 바리캉의 전원을 넣었다.
위이이잉- 거실에 울려퍼지는 전기음과 떨어져 내리는 머리카락에서 묘한 희열을 느끼며, 나는 바리캉을 내려놓고 빗과 은색 미용가위를 손에 들었다. 머리 자르는 걸 좋아하는 나와, 미용실 가는게 귀찮은 토스트 요리사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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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일본/일상] 내가 김치를 담그는 날이 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