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작 엘리자베스: 골든 에이지는 1998년의 엘리자베스 속편으로, 케이트 블란쳇이 엘리자베스 1세를 다시 연기한다. 아카데미 의상상 수상작으로 꼽히며 전편보다 화면의 스케일과 의상미술이 압도적으로 주목된다. 중심 인물은 언제나 블란쳇이지만, 그 면모를 돋보이게 하는 배경은 16세기 말 신교와 구교의 충돌이 지배하는 시대상이다.
영화 속 엘리자베스는 한 여자, 한 여왕, 한 전사라는 세 얼굴로 다가온다. 사랑하는 탐험가 월터 라일리와의 관계를 나라를 위해 끝내 숨기고, 여왕의 자리는 국가의 안정을 위한 선택으로 치우는 인물이 된다. 음모가 발각되고 메리 스튜어트가 처형되며 스페인 무적함대 아르마다가 영국에 다가오는 긴장 속에서 갑옷을 입고 전장에 선 한 장면이 클라이맥스를 이끈다. 이 한 장면을 위해 영화가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욕망과 의무 사이의 갈등 속에서 시대를 택한 여왕의 의지가 중심축으로 작용한다.
다만 역사 고증은 헐겁하고 이야기의 흐름은 다소 산만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사건과 인물 배치와 연출에 대한 차이가 존재하지만, 이 영화를 단순한 역사 다큐가 아닌 오페라적인 화면 구성으로 바라볼 때의 매력은 여전하다는 평도 있다. 전편을 보지 않아도 줄거리는 따라갈 수 있지만, 전편의 여왕 성장 이야기가 더 깊게 다가온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골든에이지의 진짜 가치는 전쟁을 넘어 시대를 세운 한 여왕의 선택의 무게를 화려한 시각으로 보여주는 데 있다. 일요일 오후의 여유 속에서 그 무게를 한 번쯤 느껴볼 만한 작품이다. 골든에이지는 웨이브와 티빙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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