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클래식 CD가 어느새 1000여 장에 가까운 수준이 되었다. 처음에는 이 물리적인 컬렉션이 참 든든하게 느껴졌다.
케이스와 북릿을 한 장씩 꺼내 보는 재미도 있었고, 한 줄 한 줄 채워지는 CD장을眺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했다. 그런데 시간이 꽤 흐르고 나서부터 문제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보관을 나름대로 신경 썼다고 생각했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특정 트랙이 더 이상 재생되지 않는 CD들이 나타났다. 일부 디스크는 중요한 곡이 들어 있는 트랙만 반복해서 튀거나, 아예 인식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몇 장은 눈물을 머금고 버려야 했다. 시리즈 박스세트는 또 다른 고민거리였다.
구성 CD 중 한두 장만 어딘가로 사라져버려, 더 이상 온전한 세트라고 부르기 애매해진 경우도 있었다. 박스는 멀쩡히 남아 있는데, 정작 듣고 싶은 디스크가 빠져버린 상황이 의외로 자주 반복됐다.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대로 두면 언젠가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