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 다시 유방암 정기 검사가 예정돼 있다. 나는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를 모두 마친 환자다.
항호르몬 치료도 꾸준히 하는 중이다. 그야말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고, 암 하나 잡겠다고 많은 걸 포기했다.
그럼에도 불안하다. 아무 생각 없이 일을 하다가, 길을 걷다, 문득 떠오르는 최악의 결과가,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다.
두통이 나날이 심해진다. 유방암 재발 중 가장 흔한 게 뇌전이라는데, 나는 이제 어떻게 되려나.
어차피 누구나 죽는다. 영원히 사는 사람은 없다.
인생의 끝은 베드 엔딩이다. 100분을 꽉 채운 블록버스터 주인공으로 눈을 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30분짜리 독립 영화의 등장인물로 뒤돌아서는 사람도 있는 거다. 이 영화의 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더럽고 치사하고, 구차하고 서럽고, 또 구슬픈 지금의 현실이 후회스러울까.
통장의 돈을 몽땅 털어서 한껏 사치스러운 일상을 보내고 상상할 수 없는 일탈을 저질러야, 그래야 나는 마음 편히 무대에서 내려올 ...
원문 링크 : Nobody but me can keep me sa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