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1인1표제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포퓰리즘에 편승할 경우 중우정치로 빠질 가능성도 높다. 미국의 정치학자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릿이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How democracy dies』에서 지적했듯이, 정당은 공직후보자 추천에서 합당한 인물을 골라야 하는 게이트키핑 기능을 해야 한다고 본다. 제임스 매디슨 James Madison을 비롯한 미국 헌법 제정자들은 누구나 참여해 목소리를 높이는 직접 민주주의가 초래하는 파벌주의의 불안정과 불공정 그리고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공화국을 수립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다시 말해 대중의 의견들은 국가의 진정한 이익을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는 지혜로운 시민들로 이루어진 선출된 시민 집단의 중재를 통해 정제되고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른바 Madisonian Model은 오랜 기간 미국 대의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원칙으로 작용했다.
그리하여 정치 엘리트들에 의해 후보 검증이 이루어지는 등 가드레일이 작동할 수 있었지만, 오픈 프라이머리의 일반화와 슈퍼 대의원의 약화에 따른 일반 당원의 투표 가치가 높아지면서 포퓰리스트의 배제가 불가능해졌다고 봤다. 특히나 트럼프의 등장에서 티파티 운동에 의한 공화당 가드레일의 붕괴는 1인1표제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우리나라의 국민의힘에서도 마찬가지의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권리당원의 저조한 투표율 속에서 자파의 조직화된 권리당원을 효과적으로 동원할 수 있다면 극단적인 투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제도는 결국 운용하는 그 집단의 민주적 문화에 의해 경로의존적으로 결정된다. 그렇다 보니 성숙한 민주 의식을 저변에 일상화하지 못한다면 이러나 저러나 독이 되긴 마찬가지다.
차등의결권을 인정하면 소수의 대의원들에 의해 당의 의사결정이 과점될 수 있고, 1인1표제를 인정하면 권리당원을 많이 동원할 수 있는 포퓰리스트나 자금력이 풍부한 이들에 의해서 당의 의사결정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스트로터핑 astroturfing을 통한 외곽 지원까지 하게 되면 게임은 더 쉽게 끝나게 된다. 그렇다 보니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려면 제도적 왜곡은 필수적이다. 1인1표제를 반대하는 쪽은 대중적 지지를 받지 못한 당내 엘리트일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에서라면 이재명의 당대표 연임과 대통령 당선 과정에 도움을 주면서 뉴이재명이란 계파를 이룬 이들, 이른바 한강새똥돼주길 정도로 요약될 수 있겠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보수 궤멸이란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민주당스럽지 않은 정치공학적 행동도 거침없이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릿이 지적한 바와 같이 다수의 독재라는 스킬라에게서 멀어지도록 함으로써 소수의 지배에 가까워져 버리고 말았다. 마치 태국의 민주당이 민중을 버리고 소수의 권력층에 녹아든 것처럼 말이다.
원문 링크 : 1인1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