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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나를 위한 말을 길어 올리기 까지 - 김혜진 장편소설 <경청>, 감상과 문장들

 내 안에서 나를 위한 말을 길어 올리기 까지 - 김혜진 장편소설 <경청>, 감상과 문장들

어떻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평소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면 일단 도서관에 대출 신청을 해두는 편인데, 지난주 책을 찾으러 갔다가 무인 대출함에서 튀어나온 책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

분홍색 표지, 문틈 사이로 고양이가 보이는 그림. 이게 정말 내가 신청한 책이 맞나 싶어 재차 확인해야했다.

혹시 실수로 다른 책을 신청한 거라면 얼른 반납해야겠다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책을 펼쳤는데 그대로 끝까지 읽어 내렸다. 속도감이 있는 전개도 아니고 사이다급 서사가 있는 소설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중간에 놓을 수 없었다. 소설 제목인 <경청>은 독자들이 몫이다.

제목과는 달리 소설 속 그 누구도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지만 말할 수 없는 상태로 보인다.

당연히 소설 속에는 (처음부터) 청자의 역할을 하는 인물도 없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리는 인물들 곁에 조용히 머무르며 그들이 삶을 지켜보고 이윽...

# 경청 # 고립 # 고양이 # 김혜진 # 단절 # 편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