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세상의 날선 소음이 숨 막히게 벅차오를 때면, 본능적으로 웅크리고 숨어들 네모난 공간이 절실해집니다. 침대 밖은 위험하다며 이불을 목 끝까지 끌어올린 채, 그 안에서 나만의 세상을 짓던 그런 밤들 있으실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나의 동굴 겨울날, 완벽하게 세팅된 침대는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코트입니다. 어떤 이들은 일과 휴식의 경계를 칼같이 나누려 하지만, 저는 언제나 침대로 일하러 갑니다.
어릴 적 핑크색 캐노피가 쳐진 싱글 침대가 저의 첫 사무실이었죠. 오직 책과 나비잠을 위한 그 신성한 구역에서는, 과자 부스러기 하나 허용하지 않는 나름의 엄격한 규칙이 있었습니다.
그때 내게 필요했던 건 단순히 방이 아니라, 나를 외부로부터 완벽히 차단해 줄 포근한 동굴이었으니까요. 앙리 마티스, 육체의 한계를 지운 침대 위 캔버스 침대를 사무실로 쓰는 건 비단 저만의 유별난 버릇은 아닙니다.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는 앙리 마티스. 노년에 이르러 거동이 불편해지자, 그는 붓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