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 차 피말리는 상황에서 단 16개의 공으로 2이닝을 지웠습니다. 작년 방어율 8.00을 기록하던 제가 2차 드래프트로 쫓기듯 팀을 옮겼지만, 5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포수 미트에 들어간 제 직구 한 방이 관중의 열광으로 번졌습니다.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대전의 확실한 믿을맨으로 등극한 순간이었고, 5월 31일 대전 구장에서 좌타자들을 꽁꽁 묶은 135km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습니다. 2-2 팽팽했던 7회초를 지키며 마운드에 선 저는 오태곤을 128km 스위퍼 삼진으로 잡고, 이어진 한유섬과 김민석도 땅볼과 뜬공으로 처리했습니다. 이닝을 지우는 데 필요한 공은 단 7개였습니다. 이건 솔직히 미친 효율성이었습니다. 8회초에도 마운드를 지켰고, 최지훈·박성한·정준재로 이어지는 한화의 좌타 라인을 상대하며 149km의 묵직한 빠른공으로 압박한 뒤 135km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완전히 뺏었습니다. 단 9개의 투구 수로 2이닝 퍼펙트를 완성했고, 그날 8회말 한화 타선이 3점을 폭발시키며 저는 시즌 첫 승을 거두었습니다. 과거 LG 시절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방어율 8점대의 악몽이었습니다. 2024시즌 21경기에 ERA 5.63, 작년에는 5경기 출전에 ERA 8.00이었죠. 그래서 2023년 겨울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으며 대전에 왔고, 지금은 성적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18경기에 1승 4홀드, ERA 2.86, 22이닝에 17탈삼진, 10사구로 개막 엔트리 합류도 불투명했던 투수가 이제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버텨주는 가장 든든한 방패가 되었습니다. 승리와 4개의 홀드가 모두 5월 한 달에 쏟아져 나오며 완벽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화의 가을야구 진입은 숨은 공신의 활약에서 비롯됐고, SSG를 상대로 3연전을 싹쓸이한 연승으로 팀은 27승 25패로 4위 KIA와의 격차를 단 0.5경기로 좁혔습니다. 구종은 평균 구속이 148km의 패스트볼, 스위퍼 129km, 체인지업 134km로 각각 타율 0.210, 0.185, 0.205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 선발과 불펜의 연쇄 붕괴로 큰 위기를 겪었지만, 위기마다 제구와 변화구를 조합해 타자들의 배트를 이끌어낸 제 존재감은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이적생의 반란은 이제 시작이며, 가을야구를 향한 독수리 군단의 비행에 제 구위가 어떤 스노우볼을 굴릴지 지켜볼 차례입니다.
#
2차드래프트
#
한화생명볼파크
#
한화불펜
#
한화4연승
#
프로야구
#
이상규
#
야구직관
#
스위퍼
#
KBO리그
#
한화이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