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여배우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판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한 사람은 바로 장윤주다. 예능에서 보여주던 유쾌한 입담과 털털한 매력을 벗어나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뿜어내는 저 서늘하고 지배적인 아우라가 여전히 돋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단연 드레스다. 자칫 침실의 수위에 다다를 만큼 파격적인 란제리룩 슬립 드레스가 시선을 붙든다. 가슴 라인을 깊게 파고드는 브이넥 위를 아슬아슬하게 덮은 블랙 레이스가 일반적인 체형이라면 노출로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구성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매트한 질감의 블랙 컬러와 특유의 마른 체형이 어울려 관능미보다는 한 편의 누아르 영화 같은 깊고 묵직한 우아함을 완성한다.
아찔한 슬립 드레스에 족발 신발을 매치한 이유도 눈길을 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세팅이 아닐 때도 있다 보이는 일상적인 공간과 이질적인 파티룩 무드의 드레스가 부딪히면서 오히려 시선을 강탈하는 텐션이 생긴다. 이때 가장 감탄스러운 포인트는 다름 아닌 발끝에 숨어 있다. 관능적인 드레스에 기괴한 타비 슈즈를 신다니, 보통은 날렵한 스틸레토 힐이나 미니멀한 샌들을 매치하는 정석을 과감히 뒤엎는 선택이다. 패션 피플들의 애착템인 메종 마르지엘라의 타비 메리제인 플랫이 등장하며 룩의 밸런스를 단단하게 잡아준다.
색을 걷어낸 흑백 사진 속에서의 안목은 더욱 돋보인다. 과한 주얼리나 액세서리를 다 제거하고 얇은 가죽 스트랩 시계 하나만 걸쳤을 뿐인데도 옷의 디테일과 피지컬만으로 충분히 승부를 보는 톱모델다운 자신감이 느껴진다. 다만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골반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얇은 실크 소재라 조금의 군살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일반인이 데일리룩으로 도전하기엔 너무나도 서늘하고 뼈아픈 진실이다. 어설프게 따라 입었다간 대참사가 날 수 있으니 이 압도적인 비주얼은 감상용으로 눈에 담아두는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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