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다 보며 무력함을 마주했다. 어떤 순간은 거대한 파도 앞에 선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꼈다. 삶은 늘 잔잔하지만은 않다. 어느 날은 힘이 나고, 어느 날은 이유 없이 가라앉는다. 그리고 가끔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우리의 일상을 흔들어 놓는다. 억울한 일을 만날 때도 있다.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내 잘못이 아닌데도,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 놓일 때가 있다. 그럴 때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반응한다. 나는 최근 조용히 견디면서도 가장 단단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았다. 세상이 보기에는 더 강하게 대응할 수도 있었고, 상대를 끝까지 몰아붙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누군가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일을 겪은 사람의 선택이었다. 분노를 선택할 수도 있었고, 복수를 선택할 수도 있었고, 마음을 닫아버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좋은 어른들의 도움을 받고, 주변의 건강한 권위를 신뢰하며, 질서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많은 말 대신 한마디를 건넸다. "그런데 왜 그런 거니?" 그 짧은 질문은 어쩌면 어떤 비난보다도 강했다. 수많은 변명보다, 수많은 해명보다,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돌아보게 만드는 질문. 상대가 진심으로 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잘못을 마주하는 순간만큼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문득 묻고 싶다. "너는 괜찮은 거니?" 상처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뜻도 아니다. 그 일을 지나온 뒤에도 자신의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는 뜻이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고, 해야 할 일을 하고,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의 삶을 계속 걸어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진짜 용기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감당해야 할 몫을 만난다. 그리고 그 순간을 어떻게 통과할지는 결국 자신의 선택이 된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먼저 상황을 알아봐 준 사람들 너가 옳았다는 기준을 세워 주는 사람들 늘 곁을 지켜 들어주며 회복탄력성에 힘을 실어 준 사람들 때로는 긴밀하게, 때로는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는 관계들이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그래서 인생은 혼자 버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돌아보면 힘들었던 시간보다 더 선명하게 남오는 것은 그 시간 속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그래서 네가 괜찮아서 다행이야. 네가 악한 마음으로 응대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네 곁에 선하고 좋은 어른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모든 일에 동행하셔서 때마다 길이 되어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린다. 너의 삶을 늘 응원할게. 그 과정에서 나는 작은 의례들 속에서 위로를 발견하고, 서로의 상처를 마주할 용기를 배운다. 누군가의 한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도 새삼 깨달았다. 우리가 서로를 지지할 때 삶의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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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진이쌤 에세이] 그래서 네가 괜찮아서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