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날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예년보다 한 달 가까이 이른 장마. 그것만으로도 우울한데, 예보 첫날부터 가차없는 폭우가 왔다.
게다가 오늘 아침 우산꽂이에 꽂아둔 비닐우산은 누가 훔쳐갔고, 건물을 나서자 마자 비가 쏟아진 다는 재난의 연속 펀치를 얻어맞아 좀 울것 같았다.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뛰어 들어갔을 때는 이미 온몸이 흠뻑 젖었다.
뛰어다니다가 겨우 발견한 하교길에 있는 셔터가 내려간 담배 가게. 처마 밑에서 몸을 떨면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혼자. 처음에는, 혼자였던 것이다.
눈치를 채고 나니 처마 밑에는 세일러복의 여자가 있었다. 힐끗, 곁눈질로 여자를 본다.
검고 긴 머리, 또렷한 이목구비 '귀여워'보다 '예쁘다'가 어울릴 것 같은 여자. 흰 바탕의 상의가 젖어 살갗에 달라붙어 있다.
이 점을 깨닫고 '예쁘다'는 '우아하다'로 바뀌었다. 얼떨결에 넋을 잃고 보게 되는 그 모습이었다.
아마 나이는 비슷하겠지. 하지만 교복을 보니 같은 고등학교는 ...
원문 링크 : 001 「이것도 뭔가 인연이고 말이야」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