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블로거 회동 점심으로 들른 곳은 시을돈이다. 돈카츠를 좋아하는 편이고, 순천에서 식사할 곳을 찾다가 꽤 괜찮아 보이는 돈카츠집이 있어 방문하게 되었다. 도착하니 사람들도 제법 있었고 웨이팅도 있었다. 웨이팅이 있으면 기대치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 “오, 이 정도면 꽤 맛있는 곳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돈카츠의 경우 튀김 상태, 고기 두께, 육즙, 소스, 밥과 장국까지 전체 밸런스가 중요하기에, 괜찮은 집을 만나면 만족도가 높다.
이날 모듬 돈카츠를 주문해 여러 부위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구성을 확인했다. 비주얼은 괜찮았고, 튀김옷도 깔끔하며 구성도 무난했다. 돈카츠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기대한 만큼의 강한 인상은 남기지 못했고, 튀김은 무난했고 고기 식감도 크게 아쉽진 않지만 “여긴 다시 와야겠다”는 느낌까지는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잘 만든 돈카츠였으나 한 방의 임팩트가 부족했다. 개인적으로는 정돈 쪽 돈카츠를 훨씬 맛있게 먹었던 경험이 있어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었다. 비교가 다소 가혹할 수도 있지만, 시을돈도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고 객관적으로 보면 괜찮은 수준으로 판단됐다. 맛 자체만 두고 보면 3.5점 정도의 무난한 완성도였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웨이팅까지 하고 맛을 본 뒤의 기대치와 다른 더 만족스러운 돈카츠집들과의 체감을 고려하면 만족도는 다소 낮아졌다.
돈카츠는 디테일 싸움이라는 생각이 다시 정리됐다. 튀김옷의 가벼움과 바삭함, 고기의 촉촉한 식감, 기름기의 부담 없는 맛, 소금이나 소스와의 조합이 살아나는 정도가 중요한 포인트이다. 시을돈은 이 부분에서 흠잡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강하게 기억에 남는 쪽도 아니었다. 순천에서 돈카츠를 먹고 싶다면 한 번쯤 들를 수 있는 위치이며, 근처에 있고 웨이팅이 길지 않다면 무난한 선택지로 보인다. 다만 일부러 시간을 내어 다시 찾을 만큼의 특별한 매력은 느껴지지 않았다. 맛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이 정도의 만족도라면 다른 선택지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아무튼 시을돈은 괜찮게 먹었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던 돈카츠집이었다. 웨이팅이 없었다면 조금 더 후하게 느꼈을 수도 있는데, 기다림이 생기니 자연스럽게 기대치가 올라갔고 그 기대치에는 살짝 못 미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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