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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6] <쥬만지>를 기대했으나, 기대 그대로 무너진 <루가루: 늑대인간>

 1066] <쥬만지>를 기대했으나, 기대 그대로 무너진 <루가루: 늑대인간>

오래된 보드게임을 꺼낸 한 가족은 게임 시작과 동시에 1497년의 마을로 이동해 실제 늑대인간 게임의 플레이어가 된다. 넷플릭스 영화 소개인 <루가루: 늑대인간>은 실제 보드게임 <밀러스 할로우의 늑대인간>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 사실만으로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걱정도 따른다. 늑대인간류 게임의 핵심 재미는 사람 사이의 의심과 대화, 정체를 숨기는 긴장감에서 나오는데, 이를 영화로 옮기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다. 단순히 게임 속 설정을 차용하는 수준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게임이 왜 재미있는지까지 영화 속에 녹여야 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처음에는 <쥬만지> 같은 방향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현실이 게임이 되고, 평범한 사람들이 게임의 규칙에 빨려 들며 각자의 역할과 능력을 활용해 위기를 해결하는 구조면 가족 모험 영화로도 흥미로울 수 있다. 실제로 영화도 그런 방향을 노린 듯 보인다. 가족이 과거 시대로 이동하고, 게임 속 역할이 실제 능력처럼 부여되며, 마을 안에 숨어 있는 늑대인간을 찾아야 한다는 설정이 존재한다. 다만 설정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으나, 문제는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영화는 규칙을 차용했지만, 그 규칙이 만들어내는 재미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다.

늑대인간 게임 특유의 의심, 토론, 심리전은 약하고, 가족 모험 영화로서의 스펙터클이나 유머도 강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보드게임의 소재를 빌려온 무난한 가족 판타지에 그친다. 머더 미스터리의 훌륭한 예시와 달리, 사회적 추리의 맛이 살아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누가 수상한지,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누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에 대한 흥미가 영화 안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대신 가족들이 각자의 능력을 사용해 상황을 해결하는 쪽으로 흐르는 부분은 서브 플롯으로 남는다.

캐릭터들은 기능적으로 움직이고 유머는 무난하며, 위기 역시 큰 긴장감을 주지 못한다. 보드게임 원작이라는 특색도, 판타지 모험 영화로서의 매력도 애매하게 남는다. <루가루: 늑대인간>은 아주 못 볼 영화는 아니지만, 가볍게 즐기기엔 부담이 없고 배우의 익숙한 얼굴이 주는 재미는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을 기대하면 금방 밋밋해진다. 웃음은 크게 터지지 않고 모험의 박진감도 돋보이지 않으며, 게임 원작 영화로서의 신선함도 부족하다. 이야기는 흐름대로 진행되지만 어느 순간 정해진 코스를 따라가는 느낌이 강하다. 따라서 보드게임 원작으로 만든 영화라는 사실은 남지만, 영화 자체의 장면이나 재미는 크게 남지 않는다.

차라리 영화가 더 게임다운 면모를 갖췄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본다. 가족 모험 영화의 틀을 따르는 이해는 되지만, 원작이 늑대인간이라면 의심과 정체 숨기기의 재미를 더 적극적으로 살렸어야 한다. 누가 누구를 믿을 수 있는지, 가족 안에서도 서로를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 것이다. <쥬만지>의 모험감을 기대했으나 그 정도의 스릴과 심리전은 부족했고, 결국 걱정했던 만큼의 결과에 머물렀다. 보드게임 원작으로 만든 영화로서는 흥미로웠지만, 영화로서나 각색으로서도 인상적인 결과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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