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동백한의원 가끔 삼국지 게임을 떠올립니다. 장수의 무력이 90이면 밀어붙이고, 60이면 우회하고.
숫자 하나로 판단이 끝납니다. 얼마나 편한지요.
그런데 진료실에는 숫자가 없습니다. 이분이 얼마나 아픈지 수치로 나오지 않습니다.
"많이 아프세요?"라고 물으면 "그냥 좀 아파요"라고 하시는데, 그 '좀'이 어느 정도인지는 들어봐도 알기 어렵습니다.
환자분 본인도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랫동안 불편하게 지내다 보면 그것이 일상이 돼버리거든요.
켜켜이 쌓인 통증의 원인을 덜어내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끔 대단한 기대를 가지고 한의원에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침 몇 번에 싹, 한약 한 재에 헐크처럼 기운이 넘치는 상태를 기대하십니다. 그럴 때 어디서부터 말씀드려야 할지 잠깐 막막하긴 합니다.
몸은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오랜 식습관, 잠 못 잔 밤들, 쌓인 스트레스, 나쁜 자세로 보낸 시간들.
이것들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