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가 공개한 2026년 Culture Next 보고서는 Z세대를 단일한 덩어리로 보지 않으며, 음악 취향보다 하루의 리듬과 시간대가 먼저 작동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Z세대는 스포티파이 전체 청취자의 35%를 차지하고, 하루 평균 두 시간가량 음악과 팟캐스트를 듣지만 더 눈에 띄는 것은 그 시간이 배치되는 자리다. 등교 전, 운동 중, 공부할 때, 이동할 때, 잠들기 전까지 오디오가 하루 곳곳에 붙어 있다.
케이스 루이스는 같은 세대라도 실제 생활은 다르다고 지적한다. 다만 학창 시절부터 대학 생활, 첫 직장에 이르는 과정은 같은 플랫폼과 피드를 통해 누적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음악 취향은 단절보다 누적된 흔적 속에서 형성되며, 같은 계정 안에 여러 시절의 흔적이 남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포티파이는 Z세대를 고등학생, 대학생 연령대, 사회 초년생으로 나눠 분석한다. 고등학생 연령대는 상위 20팀 아티스트에 대한 반복 청취가 강하고, 같은 노래와 가사, 팬덤이 소속감을 만든다. 이 시기의 음악은 취향이라기보다 소속감에 가깝다. 나이가 올라가면 음악을 쓰는 방식도 달라진다. 사회 초년생은 특정 아티스트에 몰두하기보다 상황에 맞는 음악을 고른다. 출근길 집중을 위한 플레이리스트, 운동 시 속도감, 잠들기 전 편안한 소리 등으로 분화된다. 日상황에 따라 음악이 여러 칸으로 갈라진다.
Z세대 팬덤은 변덕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새 유행을 빨리 발견하되 마음이 붙은 대상에는 오래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원하는 팟캐스트를 매주 기다리고, 같은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반복 시청하며 특정 브랜드나 물건을 루틴에 넣기도 한다. 음악 역시 끝없는 신곡 속에서도 다시 돌아가는 아티스트와 지워지지 않는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선택지가 많아진 시대일수록 익숙한 거처를 여러 개 마련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또 하나의 트렌드는 호러와 트루 크라임이다. 사회적 사건과 밈, 광고, 일상 브이로그가 한꺼번에 흘러들어오는 환경 속에서 뉴스와 오락의 경계가 흐려진다. 트루 크라임은 이러한 환경에서 뉴스와 오락 사이의 연결 고리로 작용한다. 음악 장르로서는 브라질리언 펑크의 상승이 주목되며, 운동 영상과 숏폼 콘텐츠에 잘 맞아 빠른 리듬과 강한 저음이 활동을 돕는다. 음악은 국적보다 쓰임새가 우선시된다.
웰니스 문화의 언급도 흥미롭다. Z세대에게 운동은 단순한 체중 관리가 아니라 루틴, 자기 통제, 몸의 기록, 생활의 질서를 함께 묶는 문화가 된다. 음악은 그 루틴의 리듬을 잡아주며, 러닝 버튼 옆, 헬스장 거울 앞의 이어폰이 일상의 움직임마다 소리를 더한다. 브랜드 관점에서도 모든 Z세대를 하나의 타깃으로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같은 노래를 좋아해도 듣는 시간, 결제 여력, 공연 태도, 굿즈 구매 기준은 다르다. 누구를 듣는지보다 언제 듣는지, 어떤 상황에서 듣는지, 그 시간에 어떤 말이 들어갈 수 있는지가 출발점이 된다.
이 보고서를 읽고 보면 음악 취향 자체보다 하루의 시간표가 먼저 보이며, 어떤 노래가 누구의 하루 어디에 놓이는지가 음악 플랫폼과 브랜드의 전략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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