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생리통에 대해 흔히 들려오는 말처럼 “체질 탓이다”로 넘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의 신호일 때가 많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습니다. 생리통은 원인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원발성은 자궁 수축을 유발하는 물질(프로스타글란딘)이 과다 분비되어 생기는 통증으로, 주로 초경 직후 1~2년 이내에 시작하고 나이가 들수록 호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통증은 생리 시작 직후 2~3일 사이에 집중되며, 두통이나 구역감 등 동반 증상이 흔하고, 진통제로도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속발성은 자궁이나 난소의 기질적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 반드시 원인 질환 감별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자궁근종이 있습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조직이 밖으로 자리 잡아 매달 출혈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가임기 여성의 약 2~10%에서 발생합니다. 난임이나 만성 골반통이 동반될 수 있고, 초음파로는 한계가 있어 복강경 진단이 중요합니다. 자궁선근증은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 근육층으로 파고들어 증식하는 질환이며,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세포의 양성 종양으로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입니다. 생리통 외에 생리량 증가, 골반 불편감, 배뇨/배변 증상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정상 생리 주기와 패턴의 기준도 기억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생리 주기는 21~35일, 생리 기간은 3~7일, 생리량은 대형 패드를 하루에 2~4회 교체하는 정도가 흔합니다. 이 범위를 벗어나거나 생리 주기가 38일 이상 길어지거나 연간 8회 미만으로 불규칙하면 다낭성난소증후군, 갑상선 이상, 스트레스 등 호르몬 불균형이나 구조적 이상을 의심해야 합니다. 또 생리 기간이 8일 이상 지속되거나 대형 패드를 3~4시간마다 교체해야 하는 경우,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이 있을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합니다. 생리와 무관한 중간 출혈이나 부정출혈 역시 원인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다만 진통제가 잘 듣는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진통제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가리는 수준일 뿐 원인 질환이 있다면 치료 시기가 지연되며 병변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진통제로도 조절되지 않는 경우 반드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초음파에서 이상이 보이지 않더라도 자궁내막증이 가능하고, 깊은 골반 부위의 병변은 MRI나 복강경으로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 선택은 질환의 유형과 환자의 임신 계획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궁내막증은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며 약물 치료로 통증을 완화하기도 합니다. 다만 재발률이 높아 수술 후에도 지속적 관리가 필요합니다. 자궁근종은 위치와 크기에 따라 임신에 영향이 있을 수 있어 계획에 맞춰 치료를 결정합니다. 자궁선근증과 같은 경우에도 증상 경감과 함께 진행 관리가 중요합니다. 임신을 원하면 미리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며, 비임신 계획이라도 정기 추적 관찰과 필요 시의 치료로 진행을 막아야 합니다.
생리통은 여성의 전부가 겪는 문제가 아니라, 통증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라면 신호를 의심하고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내과와 부인과가 함께 상주하는 진료 환경에서 생리통과 생리불순의 원인을 한 번에 확인하고 맞춤 치료 계획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증상과 검사 결과를 토대로 원인 질환 여부를 함께 찾아드리겠습니다. 필요한 경우 추가 상담과 검사 계획을 세워 드리니 언제든 문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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