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에세이 「 “원래”라는 말에 갇힌 사람들 」 오랜 다툼이 있었다. 상대는 늘 같은 말을 했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네가 이해해야지.”
그 말은 이상하게도 모든 대화를 끝내버렸다. 나는 수없이 내 마음을 설명하려 했다.
상처받았던 순간들, 불편했던 감정들, 계속 반복되는 갈등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보았지만, 돌아오는 건 언제나 “원래”라는 두 글자였다. 그 말 앞에서는 내 감정도, 내 질문도, 내 불편함도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다.
원래 그런 사람이니 받아들여라. 나는 불편하지 않으니, 너도 그냥 익숙해져라.
그 말들은 조용히 내 마음에 대못처럼 박혀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말을 아끼게 되었다.
꺼내도 바뀌지 않을 거라는 체념. 이해받지 못할 거라는 포기.
그 뒤로 나는, 불편한 마음이 생겨도 쉽게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갔다. 갈등을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마음을 접어버리는 사람.
“원래 그렇다”는 말의 무적 같은 힘을 너무 오래 배워버렸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