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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장애인사 | 효율과 쓸모의 잣대가 파괴한 인간 존엄성

 근대 장애인사 | 효율과 쓸모의 잣대가 파괴한 인간 존엄성

한 권의 책은 때로 한 사람의 인생을 건 약속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근대 장애인사]의 저자 정창권 교수는 어린 시절, 어느 장애인 시설 원장님으로부터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주게"라는 부탁과 함께 낡은 성서 한 권을 건네받았다고 한다.

그로부터 30년, 낡은 성서에서 시작된 약속은 우리 사회가 외면해온 역사의 진실을 들추는 날카로운 메스가 되어 돌아왔다. 이 책은 장애에 대한 역사서이자, 한 소년이 평생에 걸쳐 지켜온 묵직한 약속의 기록이다.

잊혀진 포용의 시대 우리는 흔히 과거에 장애에 대한 차별이 더 심했을 것이라고 막연히 추측한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안일한 통념을 첫 장부터 뒤흔든다. 책이 펼쳐놓은 조선 시대의 풍경은 놀라울 정도로 따뜻하다.

당시 장애는 극복하거나 배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저 몸이 조금 불편한 상태에 불과했다. 능력만 있다면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어우러져 살아갔고, 심지어 국가의 중책을 맡는 것도 가능했다.

이는 관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