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설날, 추석, 11월, 12월에는 부쩍 야근과 주말 근무가 늘어난다. 마치 철새가 이동하듯, 혹은 동면을 준비하는 곰이 폭식을 하듯, 내 업무량도 이 시기만 되면 기이할 정도로 폭증한다.
사실 1년 중 8개월은 연구나 독서, 영화 감상을 하며 '월급 루팡'에 가까운 한가로운 삶을 영위한다. (물론 일을 안하는건 아니지만 대부분 단순한 일이라 할 일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이 4개월의 지옥도 덕분에 나의 평균 노동 강도는 기가 막히게 균형을 맞춘다.
신은 공평하다고 했던가? 내게는 그 공평함이 12개월 할부 대신 일시불로 찾아올 뿐이다.
이 기이한 업무 패턴을 정의하자면 '대체 불가능한 비정형 노동'이라 할 수 있다. AI가 대체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사람을 새로 뽑자니 1년 중 3분의 2를 놀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틈새를 파고드는 최악의 빌런은 금요일 오후에 전화해 "월요일까지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인간들이다. 그들이 던지는 업무는 대개 두루뭉술하다.
마치 안개 속에서...
원문 링크 : 야근의 계절, 사라진 나의 서평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