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을 펼치자마자 그림에 시선이 머물렀다. 거친 듯하면서도 부드러운 수채화의 질감.
요즘 흔히 보는 매끈하고 세련된 그림책들과는 결이 달랐다. 디지털 세상에서 답답해하던 종이비행기를 밖으로 꺼내 날린다는 이야기의 시작은 자연스럽게 마음에 스며들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그림이 자꾸만 마음에 밟혔다. 알록달록 꽉 채워진 배경 위를 유유히 나는 하얀 종이비행기, 그리고 버스에 적힌 '163'같은 구체적인 노선번호, '신통일약국','번동프라자약국'같은 실제 존재하는 간판들..
작가는 왜 이런 독특한 화풍과 디테일을 선택했을까? 단순한 호기심이 작가를 찾아보게 만들었다.
그림 뒤에 숨겨진 '다름'의 이야기 궁금증을 참지 못해 찾아본 작가의 이야기는 그림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김성찬 작가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청년 화가였다.
이 책은 글에 맞춰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그림작가가 먼저 그려낸 세상에 김경화 작가의 글과 권은정 기획자의 숨결을 불어넣어 탄생한 작품이었다. 작가는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