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첫 장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금의 스포일러가 괜찮으시다면 아래의 마음에 들었던 구절 부분에 올린 첫 장을 확인해 보시면 “아~!” 하고 공감하실 거예요. 추천 이유에서도 언급했지만 저는 첫 장에서 어... 하며 약간의 오타쿠 기운을 느끼고, 이건 될 것 같다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의 전체적인 소재인 천체물리학에 대한 내용도 분량에 비해 상당히 본격적이고 전문적으로 다뤄집니다. 저는 최소한의 정보만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 정도로 전문적인 내용을 작가님이 어떻게 공부하셔서 쓰신 건지 궁금해져 앞날개의 작가 소개를 확인했고, 전공이시더라고요. 자문을 받고 공부해서 쓰신 거라면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납득했습니다. 이해도 완전하게 따라가는 것은 아니더라도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결말쯤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책을 읽는 동안 요즘 말하는 토마토, 윤슬, 구원, 낙원 같은 느낌의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고, 읽다 보니 어랏 하고 한 번쯤 생각하게 되는 정도였습니다. 저는 스포일러를 극도로 싫어하는 편이라 제목 정도만 보고 최소한의 정보로 읽는 편인데, 이 책에서 로맨스 요소가 등장했을 때는 정말 “헉!” 싶었습니다. 처음엔 양박자가 양서구나를 떠올리며 두 사람의 이야기인가 하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의외로 강한 로맨스가 깔려 있음을 느꼈습니다. 직접적으로 사랑을 외치는 형태는 아니지만 주인공의 행동과 생각 하나하나에 사랑이 담겨 있어 로맨스 향이 진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완전한 오타쿠 저격이라고 생각했고, 상황과 관계성이 오타쿠라면 심장이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느꼈습니다. 스토리의 흐름에 따라 읽고 나면 주인공들의 마음이 서로 닿았고, 무거운 분위기도 아니고 해피엔딩 쪽으로 다가간다는 기분 좋게 마무리됩니다. 다만 제 기준으로 망가진 사랑의 경우라서 더 벅차오르고 맛있게 느낀 것도 있었죠. 백영 입장에서 양서아에게 보내는 편지는 혼잣말에 가깝기도 하고, 다 읽고 나서 흐름을 다시 따라가면 이게 또 다른 재미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스토리를 따라 읽다 보면 이 미친 주인공들아! 하는 감정이 생깁니다. 마지막으로 추신까지도 이 책이 나 같은 사람을 노렸구나 싶은 느낌을 주었죠. 이 책은 안전가옥 출판사의 특유의 매력과 오타쿠 저격 감각이 잘 어울리는 작품이고, 파트 표기나 수학적 기호를 활용한 의도도 독특합니다. 정말 읽기 편하고 흥미로워서 SF를 사랑하는 분들뿐 아니라 인물 간의 관계와 감정을 중요시하는 독자에게도 충분히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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