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농구복 14번. 슬램덩크의 팬이라면 정대만을 떠올리는 조합이다.
길을 걷다 한 소년이 빨간색 14번 유니폼을 입고 있길래 '설마...'하는 마음으로 그를 주시하며(물론 눈으로 슬쩍 봤다) 지나쳤는데, 진짜 "쇼호쿠"가 박힌 유니폼이라니.
피곤함에 찌든 내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세 미소로 물들었다.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오랜만에 아이처럼 해맑게 웃었다.
애니메이션의 '화~'한 효과음이 나올 것 같이. 나의 표정에, 얼굴 근육의 움직임에 놀랐다.
언제 이렇게 웃어봤던가,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게 또 있던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동네 중학교의 체육대회 날이었다.
중학생 여럿이 자기 반티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어떤 반은 정대만이 박힌 유니폼을 잔뜩 입었겠구나.
빨간색이 가득했을 반 하나를 상상하니 절로 웃음이 났다. 얼마나 열정적이고 귀여울까..
그들보다 나이가 많은 고등학생 농구선수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봤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좋아하는 걸 직접 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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