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서 비상금부터 비축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비상금을 어느 정도 쌓은 뒤에는 남는 자금을 어디에 굴리는지가 또 다른 고민으로 다가온다. CMA에 비상금을 넣고 나니 미국 주식을 사고 싶은 욕구가 생겼고, 직접 굴려본 경험으로 보면 일반 계좌에 단순 투자하는 것과 순서를 정해 접근하는 것 사이에 차이가 크다. 그 차이의 핵심은 ISA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 ETF 펀드 예금 등을 담아 그 안에서 생긴 이익에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2026년 5월 시점의 현행 제도에선 연간 납입 한도 2,000만원, 총 1억원(5년)이며 의무 보유 기간은 3년이다. 비과세 한도는 일반형 200만원 서민형 400만원이고 이를 초과한 이익에는 일반 계좌의 15.4%가 아니라 9.9%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한도 확대를 위한 개편안이 제시되었으나 검색 시점 기준 현행 제도가 유지된다.
그럼 이 계좌에는 무엇을 담느냐가 남는다. S&P500과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편이 일반적이다. S&P500은 미국 전체 경제를, 나스닥100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 성장주를 담는다. 미국에 직접 상장된 ETF로는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QQQ와 QQQM이 대표적인데, 두 ETF는 같은 지수를 추종하지만 운용수수료가 0.20%와 0.15%로 차이가 있다. 장기 보유를 생각한다면 이 차이가 무시하기 어렵다고 본다. 같은 지수라도 비용이 낮은 쪽이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장기 자산 구성은 미국 빅테크와 반도체 ETF를 함께 보는 편이고, 반도체 쪽으로는 SOXX가 국내 투자자에게도 잘 알려진 미국 상장 ETF다. 다만 주의할 점은 나스닥100은 S&P500보다 성장성은 크지만 변동성도 크고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이 절반에 근접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2년엔 30%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반도체 ETF의 변동성은 더 크다. 따라서 이 영역은 수익을 노리는 자리가 아니라 변동성을 감수하고 길게 들고 가는 자리에 가깝다고 본다. 버티지 못할 비중이라면 담지 않는 편이 낫다.
정리하면 머릿속 순서는 이렇다. 비상금은 안전, ISA는 중기, 미국 빅테크·장기 ETF는 장기로 나뉜다. ISA를 단순 투자 계좌가 아니라 연금으로 넘어가는 다리로도 보는 것이 특징이다. ISA 의무 보유 3년을 채운 뒤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전환 금액의 10%를 최대 300만원 한도로 추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ISA를 통해 연금저축·IRP로 연결되는 구조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생각한다. 42세에 시작해도 6~7년 정도의 기간이면 이 구조를 차근차근 쌓아 가는 데 충분하다고 본다. 연금저축과 IRP, 세액공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미국 ETF는 변동성과 환율 세금 등 제도 변화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판단은 최신 정보와 함께 본인 책임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은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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