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현재 한국은 OECD 자살률 1위라는 가슴 아픈 기록을 10년이 아니라 20년째 유지하고 있다. 10대에서 40대까지는 사망 원인 1위가 자살로 집계되고, 70대 이후 급속히 늘어나는 노인 자살율은 80대 이상 남성의 경우 일반 평균의 3.6배에 이른다고 한다. 생명존중을 외치는 종교단체가 1000만 명에 달하고, 생명존중을 내세우며 활동하는 의료인도 다수인데도 매일 평균 40명이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비극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사회적 죽음에 가깝다. 한국인들은 왜 이렇게 가혹한 삶의 절벽으로 내몰리는지, 출산율은 세계 최저를 기록하고 젊은 세대는 급감하는 반면 노인 인구는 급증해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수많은 이들이 노인으로 늙어가게 된다. 육체는 노쇠하고 정신도 흐려지며 결국 삶의 끝을 맞이하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지는 상황에 이르면 자녀 한두 명 정도로는 충분히 돌볼 수 없다는 시대적 변화가 나타난다.
누가 간병을 하며 누가 돌볼 것인가라는 문제 앞에 국가가 나서 간병제 같은 제도를 도입한다 해도 막대한 재정이 필요하다. 현재도 세금을 내는 이들이 점차 줄고 있어 감당할 여력은 약해지고, 의사 부족과 간병인 부족은 심화된다. 이러한 시대의 문제를 풀 해법으로 제시되는 안락사 제도는 원하는 이들만이라도 고통 없이 자신의 삶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제시된다. 세계 최다의 노령화와 최저의 출산율을 감당할 아무런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국민 다수가 안락사에 찬성하는 현상은 시대적 상황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종교인들은 시대적 대책 없이 생명 존중을 내세워 안락사를 반대하고, 의료 단체들은 노인 의료비가 더 많다고 하며 병원과 의료인들의 경제적 이익을 이유로 반대한다. 문제의 핵심은 국가다. 한국의 인구 구조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사회적 합의만을 강조하고 구체적 행동에는 나서지 않는 사이, 노인들은 점차 삶의 종료를 선택하는 길로 내몰리고 있다. 노인 자살률이 늘어가는 비극적 현실을 가중시키는 대신, 외국에서 시행 중인 안락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국가의 적극적 정책 개입과 사회적 합의 형성을 통해, 자발적으로 삶의 마지막을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가가 나서 더 이상 고통 없이 삶을 마감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는, 한국의 현재 인구 구조와 사회적 비용의 한계를 넘어선 절박한 목소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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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