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 댕, 댕, 댕, ….” 괘종시계의 종소리가 자정을 알리고 있었다.
어둠이 잔뜩 실려 있는 공허한 거실 내부엔 간헐적으로 울려퍼지는 시계 종소리만이 유일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었다. 덕구는 듣기 싫은 소음을 피해 이불을 뒤집어썼다.
종소리는 느린 속도로 정확히 열두 번 그의 귀를 갈갈이 찢어 놓더니 이윽고 요란한 소리를 멈추었다. 열두번의 소리가 모두 울리자 그는 이불 속에서 빠끔히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고는 신경질적으로 눈을 비비며 방문을 열었다. 황량한 느낌마저 감도는 거실 모퉁이엔 그의 아내가 들여 놓은 커다란 괘종시계가 요지부동의 자세로 우두커니 모습을 드리우고 있었다.
그는 잠옷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그리고 버릇처럼 베란다로 향하였다.
베란다엔 화단에 심어 놓은 작은 아카시아 나무의 수수한 향이 물씬 베어있었다. 감미로운 향을 음미하며 덕구는 베란다 너머 로 휘황찬란하게 쏟아지는 달빛을 유유히 바라보며 잠시 사색에 잠겼다.
“딩동!” 베란다에서 나온 그가 주방으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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