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이틀 차에 저는 비가 오지 않는 날을 택해 한라산 등반을 결정했습니다. 백록담까지는 못 가고 초보자 코스인 영실 탐방로를 다녀왔습니다. 한라산 국립공원 영실탐방로 입산은 하절기 05:00에 가능하고, 입산은 탐방로 입구에서 15:00부터 차단된다고 공식 홈페이지에 적혀 있습니다. 초입의 대피소인 오백장군과 까마귀를 찾으라던 선배님의 말이 떠올라 주차장까지 찾아갔고, 입구에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었습니다. 월요일 오전 8시 50분경 주차장이 꽉 차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자리가 남아 있어 안도했고 차들이 물밀듯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려 했습니다.
영실 탐방로 곳곳은 역시 세계 자연 유산의 품격을 느끼게 했고 해발 1280m에서 시작하는 코스라 흐리던 날씨가 오히려 산행을 더 편하게 해주었습니다. 바다를 멀리 바라보며 밀려오는 먹구름이 어우러지는 풍경과 완연한 털진달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5월 중순에는 털진달래가 만개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고, 영실 코스의 일부 구간은 초보자에게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한참 사진을 찍으려 하는데 초점이 잘 맞지 않아 당황했던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대피소에서 자유시간을 가지며 간단한 간식을 챙겨 쉬고, 돌아오는 길에 노루샘에 들렀습니다. 윗세오름으로 올라가는 길목이라 화장실이 없는 점을 미리 알고 가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물은 충분히 채우고, 손 씻는 곳이 없으니 소독젤이나 물통은 필수였습니다. 산행 도중 손씻기 시설이 부족한 부분은 아쉬웠지만, 영실 탐방로의 풍경은 충분히 보람 있었습니다.
노루샘에서 한 모금 마시고 다시 돌아오는 길, 영실 코스의 초보자 친화성은 확실했습니다. 제주도 여행의 다음 일정으로 식사를 겸해 런치를 계획하며 이곳의 추억을 남겼습니다. 이제 제주 여행의 또 다른 활력으로 밥을 먹으러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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