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크리스마스트리를 가져본 적이 없다 어릴 적 우리 집엔 근사한 트리 대신 마당의 감나무가 있었다. 엄마는 미안한 마음을 대신하듯 그 감나무에 반짝이는 전구를 칭칭 감아 흉내를 내곤 하셨다.
연말은 늘 조용히 스쳐 지나가는 무채색의 시간이었고, 크리스마스는 텔레비전 속 화려한 남의 나라 풍경이었다. 어른이 된 지금도 트리는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아릿한 추억의 상징이다.
"어릴 적 감나무 대신, 이제는 우리 집 거실 한 켠을 채운 온기" 트리는 나무가 아니라 우리가 박제한 풍경이다 크리스마스트리는 실제 살아있는 나무가 아니다. 누군가 정성껏 설치하고, 장식을 달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조심스레 치워야 하는 번거로운 소모품이다.
그럼에도 이 인위적인 풍경은 해마다 같은 시기에 거실 한복판을 차지한다. 사람들은 이 반복되는 수고로움을 통해 비로소 계절의 온도를 체감하기 때문이다.
기억의 대물림, 내가 매년 트리를 세우는 이유 새 집으로 이사 온 이후, 나는 단 한 번도 거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