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의 다양성과 골목골목 흩어진 식당 문화 속에서 어떤 식당은 의도된 컨셉을 직접 듣지 않아도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성수동에 위치한 왕삼겹촌돼지는 그런 편안함을 가장 먼저 느끼게 하는 고깃집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동료들과 소주 한 잔을 나누는 모습과 친구들이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한곳에 어우러져,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던 이들 사이에서도 미소가 떠오르는 분위기로 다가온다. 얼굴을 가릴 필요가 없는 편안한 현장은 식당의 분위기가 주는 안도감을 한층 높인다.
고깃집의 본질은 음식의 맛이지만, 이곳의 강점은 힙한 성수동 안에서도 특출나게 편안한 분위기다. 지켜보는 이들도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간다. 오겹살 2인분을 주문하면 숙성 중인 고기가 비주얼만으로도 기대감을 자아낸다. 불판이 달아오를 때면 사장이 고기와 마늘, 버섯, 콩나물, 김치를 차례로 올려주어 식탁 위의 풍성한 한상이 완성된다. 편안한 분위기 덕에 고기의 풍미와 삽겹살의 질감은 더욱 돋보이며, 김치의 감칠맛이 담백한 육질과 어울려 기억에 남는 조화를 이룬다.
추가로 쌈재료의 조합도 인상적이다. 노릇하게 익은 묵은지가 김치 특유의 새콤함과 함께 고기와의 조화를 이루고, 상추를 곁들여 쌈으로 먹으면 입안에 감도는 풍미가 배가된다. 쌈을 즐기지 않는 이도 있지만 신선한 상추와 함께 먹는 방식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손이 간다. 냉면은 비냉으로 시작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양념의 선명한 색과 고기의 조합이 의도된 편안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마무리는 치즈볶음밥으로, 모짜렐라 치즈가 올려져 식사를 마무리하는 모습에서 즐거움이 다시 피어난다.
식당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지만, 왕삼겹촌돼지는 편안한 식사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으로 기억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식사 시간 속에서의 여유와 맛의 만남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으로 남는다. 특별한 요소 없이도 충분히 매력적인 성수동의 고깃집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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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고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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