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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도둑 : 유지혜 산문집

 우정 도둑 : 유지혜 산문집

네가 없는 세상을 미리 그려보고, 그 세상의 허무함을 미리 깨달아 더 충실히 붙잡아 놓는 사랑. 부재를 상상할 수 있는 사람만이 존재를 감사할 수 있다.

사랑하는 일에는 부재를 끌어안을 상상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알고 있다.

나의 모든 생각을, 비난받을 만한 나쁜 공상을, 무수한 욕망을, 무시무시한 이기심과 유혹에 곧장 져버리는 나약함과 끊임없이 과거를 배회하는 미련을. 내가 나를 안다.

나는 나의 유일한 공범이다. 세상은 여전히 멀쩡하지 않네요.

가난한 사람은 영원히 가난하고 아무도 그들을 신경 쓰지 않네요. 당신이 없으니 이제 누가 그들을 위로하죠?

그들이 시를 훔쳐 가고 남은 곳에 누가 새 시들을 채워두죠? 그런 당신을 대신하기에는 내 삶은 이제 너무 예쁘기만 하네요.

온갓 말을 정신없이 뱉고 나서 나는 말한다. 내가 너무 엉망진창으로 말했네, 미안.

그는 말한다. 텔 미 모어 Tell me more.

텔 미 모어.ᐟ 나는 깨닫는다. 오늘 일어난 모든 것을 이 포옹 속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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