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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 영국

런던의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 영국 세계 굴지의 미술 전시장들은 언제나 인파로 붐비고 너무 많은 보물들이 집산되어 있기 때문에 여행에 지치고 피곤할 때는 그 보물들의 가치가 제대로 감상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나 도시마다 그렇게 크지 않으면서 독특한 매력으로 유난히 사람을 끄는 장소가 가끔 있다. 런던의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런던을 들를 때마다 꼭 한나절 시간을 내서 이곳에 들르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제 는 구석구석 익숙해져서 그림 구경을 하다가 미술관 입구 서점에 가서 그림책도 뒤적거리며 지하 커피숍에 가서 여유 있게 차도 마시고 돌아오기도 한다. 테이트 미술관은 내가 묵고 있는 옥스퍼드 스트리트에서 꽤 먼 거리에 있었다. 번번이 빅토리아 라인을 타고 핌리코 지하철 정거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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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리 군도 기행 (1) - 그랑 카나리섬

카나리 군도 기행 (1) - 그랑 카나리섬 오래전부터 계획된 여행이라 지도와 역사를 내 나름으로 충분히 익혀 놓았기에, 빠리에서 비행기를 탈 때부터 시험 준비를 착실히 해 놓은 학생처럼 마음 든든한 기분을 느꼈다. 거기다가 스페인어를 잘하는 딸아이와 떠나는 기회라 여유 있는 즐거움 그 자체였다. 비행기에 타자마자 런던이나 프랑크푸르트 같은 유럽 대도시로 가는 승객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람들이 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늘이 늘 무거운 표정으로 짓누르고 눈이 펑펑 내리기도 하는 긴장감이 도는 중북부 유럽의 1월 중순인데도 불구하고 기내의 승객들은 가벼운 흥분과 고삐에서 풀어진 듯한 자유분방한 6, 7월 바캉스철의 밝은 얼굴들을 짓고 즐거운 얘기들을 나누고 있었다. 하기야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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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리 군도(2) - 란자로떼섬

카나리 군도(2) - 란자로떼섬 몇 차례의 스페인 여행으로 곳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지만 이번만큼 나의 개인적인 취향에 감명과 만족을 준 적이 일찍이 없었다고 할 만한 곳이 카나리 군도이다. 마치 스페인이 아무에게나 보여주려 들지 않으며 꼭꼭 숨겨놓은 보석 같은 섬으로 느껴졌다. 아프리카 대륙과 10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 7개 섬 중에서 그랑 카나리, 떼네리프, 란자로떼 등 세 개의 섬은 각각 독특하게 그 지형과 분위기를 달리하면서, 수많은 유럽인들을 불러들인다. 각 인종과 국민들의 취향에 따라 선택이 다르다. 가령 그랑 카나리는 독일인, 떼네리프는 불란서인, 란자로떼는 스위스와 불란서인들이 들끓는다. 섬과 섬 사이는 쾌속선과 비행기 모두 교통편이 아주 잘 되어 있었다. 승객들은 대부분 다른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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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겨울밤 이 다인 콩알처럼 보송보송 꽃눈을 多產하는 저 나무를 위해 잉태의 번뇌를 인고하는 너. 흰눈이 펑펑 내려 시간을 떠밀고 삭풍이 불어 바늘 끝처럼 아픈 대지 위에서 조심스레 지키고 섰는 허공의 파수병. 눈물이 뒤섞이는 어슴프레한 분만의 새벽 고고한 울음없이 태어나는 노란 새순을 보며 혹한 속에 서성거린 유령같은 걸음이 이적의 시간 속에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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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이 다인 겨울 처녀되어 오시네 시린 발 감추고 흰 천에 들르시고 바람 비껴 세우고 오시네 이만큼 가까이 오시네 보름날 달무리 놀고 간 자리에도 오시네 새털 달고 오시네 낯익은 천사 되어 오시네 연인 떠나보낸 슬픈 길에도 오시네 봄을 해산하려는 동정녀의 나들이 마을 구석구석 오시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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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스고덴에서, 스웨덴

밀스고덴에서, 스웨덴 노르웨이의 구스타브 뷔즈랜드(Gustave Vigeland, 1869∼1943)와 스웨덴의 칼 밀스(Carl Milles, 1875~1955) 두 조각가의 작품을 보지 않고 돌아간다면 그것은 북구 방문의 부끄러움이다. 이들 두 예술가에 대한 그들 국민의 긍지는 대단하다. 여름의 스톡홀름은 지상의 낙원이다. 기후, 산천의 아름다움, 사람들의 여유, 도시의 우아함, 한마디로 나는 첫눈에 반해 버렸다. 시간만 있으면 오래 좀 머물고 싶은 도시이다. 지금까지 스웨덴에 대한 나의 관심은 지극히 피상적이었다. 나의 최초의 관심은 대부분의 내 또래 한국 여성들처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여주인공 잉그릿 버그만에서 시작된다. 지금도 나는 그녀가 출연했던 두 영화를 잊을 수 없다. 특히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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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즈(Eze) 빌리지, 프랑스

에즈(Eze) 빌리지, 프랑스 코로나 팬데믹이 창궐하면서부터 지난 일 년 반 동안 거의 나는 방콕상태로 살았다. 몸도 마음도 허약해졌고 알게 모르게 우리들 삶에 많은 변화가 온 것은 나만이겠는가. 특히 노인들 감염우려가 높다고 파리(Paris)에 사는 아이들은 수시로 전화를 걸어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초기에는 한국 정부의 방역 상태가 우수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국 마스크가 제일 안전하다고 국제우편으로 주문해 주기도 했다. 우리 들은 옷과 소지품들을 자주 빨고 닦고 씻고 햇볕에 말리고 집안 청소, 삼시 챙겨 먹는 일로 하루하루 보내면서 매우 단조로운 일상에 익숙해져 버렸다. 특히 작년에는 유럽 여러 국가들의 병균 확진자 수가 아주 높을 때라 한국에 비해 거의 모든 외출이 금지되고 철저히 규제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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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바리오 고띠꼬,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바리오 고띠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쁘라짜 데까따루냐 근처에 호텔방을 정한 것은 내가 이번에 꼼꼼히 보고자 했던 중세 건축 구역이 가까이 있고, 또 주변에 널려 있는 중요한 기념물들이 멀지 않아서 나에게는 좀 비싼 곳이었지만 칼데론(Calderon) 호텔에 들기로 했다. 현관에 들어가자마자 영어, 불어, 독일어가 웅성거리는 것으로 보아 꽤 외화를 벌어들이는 숙소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리셉션 벽 전체를 덮고 있던 수채화들이 유난히 내 눈을 즐겁게 했다. 그리고 승강기를 타고 내 방 쪽으로 가는 도중 벽마다 붙어 있는 그림들도 모두 수채화였는데, 하나도 모조가 아닌 현관 것과 동일 화가의 사인이 든 진품들이었다. 꽤 괜찮은 호텔에도 보통 모조품을 근사한 액자에 넣어 놓는 것이 보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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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이유 항구, 프랑스

마르세이유 항구, 프랑스 대학을 졸업하던 그 해 한 달 동안 배를 타고 난생 처음으로 유럽 땅에 발을 디딘 곳이 마르세이유 항구다. 그때 내 시야에 들어왔던 풍경들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 나는 미지의 망망대해를 향하고자 하는 정열과 호기심을 잠재우지 못해 프랑스로 가는 방편으로 비행기를 타지 않고 선박을 선택했다. 인도양을 건널 때 무서웠던 폭풍우와 산더미 같은 파도가 몰아칠 때 배 한구석에서 공포에 떨며 기도를 했던 생각이 난다. 아마 나는 그때 시인적인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다. 항구는 지금도 공항보다 더 큰 매력이다. 항구는 출발과 이별이 있고 눈물과 기쁨이 있어 인간들의 삶이 우리들 피부에 아주 쉽게 와닿는 공간이다. 마르세이유가 유럽의 다른 중요한 항구들보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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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나라, 음악의 향연장/ 오스트리아

숲의 나라, 음악의 향연장 (饗宴場)/ 오스트리아 스위스가 나는 세상에서 제일 깨끗한 나라인 줄 알았는데 최근 스위스 사람들이 “요즈음 젊은 아이들은 무질서해졌고 쓰레기도 아무 곳에나 슬쩍 버리려 들고 못 쓰겠어, 정말 오스트리아는 어디를 가나 깨끗해..."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과장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가 보니 정말 깨끗했다. 그런데 비엔나 비행장에 도착했을 때 한 가지 불편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공항 안내 팻말이 거의 영어나 불어가 아닌 독일어이었기 때문이다. 어디가 짐 찾는 곳인지 어디가 출구고 입구인지 우리는 당황했다. 우리는 유명한 스테판 성당 광장에서 얼마 멀지 않은 구가(舊家) 조그만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그날 하늘은 약간 무거웠다. 거무스름한 회색하늘과 비엔나의 고옥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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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월에

12 월에 차가운 바람이 옷깃 사이로 스며 들어온다. 사랑하는 친구를 만난 환희도 사라져 버렸다. 꽃도 잎도 모두 부산하게 떠나 버린 빈자리에 나는 나목처럼 서 있다. 12월이 다가오면 인간은 누구나 숙연한 시간 앞에 서는 것 같다. 멀고 아득한 뒤안길도 한번 되돌아본다. 지난 현란했던 여름 축제가 밀물처럼 밀려와 가슴을 치고 달아난다. 프로방스 아파트 앞 휘어진 노송(老松) 위에 걸렸던 유순하던 그 달도, 공원의 나무들도, 바람이 실어 오던 땡의 향기도, 여름 풀벌레 소리도 이제 물기 없는 대지에 슬픈 노래되어 여름 제(祭)에 묻어가 버린 지 오래다. 허허로운 밤에 깡마른 언어만 깨어 원고지에 즐비하다. 이것들도 결합되었는가 하면 해체되고, 해체되었는가 하면 다시 모여들어 수시로 들쭉날쭉해서 나를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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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섬 마요르카, 스페인

사랑의 섬 마요르카, 스페인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외로운 섬이 애처로워 창조주는 흔히 크고 작은 섬들을 옹기종기 모아 놓았던 것 같다. 그것을 사람들은 군도, 제도 혹은 열도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섬은 늘 양면성의 극치다. 사방으로 물로 둘러싸여 있으면서 흔히 식수난을 겪어야 하고, 끝없는 수평선으로 무한의 공간으로 펼쳐지는가 하면 동시에 제한의 공간이란 것이 섬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약 200km쯤 떨어진 마요르카섬은 미노르카, 이비자, 포르망뜨라라는 작은 형제섬들과 발레아르(Baléares)라는 군도의 이름으로 지도책에 나와있다. 바르셀로나에서 20명쯤 타는 경비행기로 30분쯤 타고나니 벌써 마요르카의 수도 팔마에 도착했다. 이미 봄의 문턱을 성큼 넘어버린 4월 이른 아침, 비행기 창으로 안개 자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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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서(戀書)

나의 연서(戀書)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사랑의 편지를 한 줄도 보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 싶다. 그래서 나도 연서를 써 본 경험이 많다. '많다'라는 말은 보다 인간적이라는 말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무엇을 소유하면 꽁꽁 뭉쳐 깊은 곳에 숨겨 놓지 못하고 써 버리는 헤픈 성격,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더 좋아하는 형, 느끼는 대로 무엇을 표현해 보고 싶어 하는 천성 등으로 풀이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그래서 누구에게 정을 느끼면 어떤 방법으로든지 표현했던 것 같다. 물론 그중의 어떤 부분은 안 했어야 좋았을 걸 하는 후회도 따르지만. 특히 답장이라는 메아리가 제격이 아니었을 때 허탈하고 하나밖에 없는 자존심이 설 자리가 없이 당황해하고 속상 해 했던 기억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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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의 호수, 이태리

푸치니의 호수, 이태리 피사에서 피렌체로 가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푸치니(1858~1924)의 마을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놓쳐 버렸다면 대단히 억울한 일이다. 내가 Torredel Lago Puccini (토레델 라고 푸치니)를 찾아간 것은 밤이 몹시 짧은 한여름 초저녁이었다. 후덥지근한 공기에 길을 묻는다든지 목이 말라 카페에서 물을 잠시 마시는 동안에도 윙윙거리는 왕모기들이 얼굴과 드러내 놓은 팔, 다리를 계속 물어뜯었다. 왜 이렇게 큰 모기들이 동네 초입부터 대거 공격하고 있었는지 처음에는 알 길이 없었다. 금방 부풀어 오르는 다리와 팔을 짜증스럽게 긁으면서 Torredel Lago Puccini라고 써진 넓지 않은 길을 한참 따라 올라가니 길 끝 오른편에 푸치니 집이 있고 그 앞에 그리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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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의 고향 뉴 올리언스, 미국

재즈의 고향 뉴 올리언스, 미국 아주 오래되어 정확하게 어느 해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의 길고 검은 머리채는 윤기를 내고 있었고 흰 피부는 탄력이 넘치던 때였었나 보다. 그때 많은 젊은이들은 모두 “아메리칸드림”을 꾸고 있을 때이었다. 미국 유학이 먼 내일을 영원히 보장이라도 해 줄 것처럼 나도 믿고 있었던 시절, 새로운 미국 영화, 소설이 나오면 곧잘 보고 읽고 단숨에 해치워버렸다. 그때 바로 테네시 윌리엄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라는 작품이 나왔다. 뉴올리언스의 "이상향" 이란 이름의 거리가 첫 장에 소개되면서 쓰러질듯하고 빛바랜 건물이 서있지만, 미국의 다른 도시와는 달리 묘한 매력이 있다고 묘사된다. 그리고 1890년대에 원류를 두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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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오리 이 다인 나는 사지 불실로 뒤뚝뒤뚝 걸어다닙니다. 나는 비늘 대신 털이 있어 헤엄을 잘 못칩니다. 그런대로 땅과 물속을 왕래하는 자유 旅券을 가진 셈입니다. 잘 보셨겠지만 손발 가죽 사이에 살가죽이 있어 그러합니다. 병신이지요, 신체 불구이지요. 시치미 떼고 배신하는 사람을 "오리발 내민다"고 한다는데 죄없는 몸뚱이를 그런 뜻에 쓰지 말아 주십시요. 누명을 부둥켜안고 통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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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의 여름, 스웨덴

스톡홀름의 여름, 스웨덴 부드러운 햇빛이 서서히 도시를 감싸고 있는 큰 호수와 발틱 해안에 퍼지는 16-17도의 쾌적한 아침에 나는 스톡홀름에 당도했다. 오랫동안 유럽에 살면서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큰 호기심을 가져 본 적이 없었던 것이 이상하다. 그것은 내 생활과 별 상관이 없는 데에도 이유가 있겠으나, 사물에 대해 편파적인 애정을 쏟는 내 에스프리에 더 큰 책임이 있겠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나의 무관심에 대한 후회이며, 첫눈에 반한 스톡홀름에 대한 애정의 간접적인 고백이다. 스톡홀름이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인 줄은 몰랐다. 2만 4천 개나 되는 작은 섬들을 가진, 규모가 굉장히 큰 북유럽의 베니스 같다고 하면 어느 정도 상상이 될까? 물, 교각, 궁전, 구가의 작고 예쁜 가게들, 어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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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의 메카 그라스 (Grasse), 프랑스

향수의 메카 그라스 (Grasse) , 프랑스 그라스 (Grasse)는 프랑스 영화도시 깐느와 북쪽 방향으로 20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과거 한국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크게 관심이 없었던 도시였다. 근래에 들어와서 신세대들의 배낭여행과 많은 국민들의 해외 나들이 특히 장년층의 테마 여행열로 많은 사람들이 들린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여기를 여러 번 왔다. 몇 년 전에 대장내시경을 하러 병원에 갔다가 외과의사의 실수로 갑자기 천공이 생겨 큰 수술을 치른 적이 있다. 그때 수술 담당의사의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만일 당신이 1 시간만 병원에 늦게 도착했으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뻔했습니다 다. 운이 대단히 좋으신 분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후 회복기 한 달 동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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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프랑스 빠리는 늦가을부터 비가 자주 내린다. 그러나 현악의 저음(低音)처럼 부드러운 빛은 엷은 파스텔색으로 칠해져 있는 듯하다. 오늘 아침은 유난히 안개가 짙다. 1미터 밖의 물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 속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유령처럼 형태만 있을 뿐이다. 이런 날은 집에 있으면 불이익이라는 것을 오랜 외국생활에서 터득했다. 바바리를 걸치고 우산을 손에 들고 런던 브리지를 거닐던 어떤 영화의 스타처럼 나 자신도 본래의 나를 벗어나서 배우가 되어 보는 것도 전혀 나쁘지 않다. 오늘처럼 궂은비가 내리든가 안개가 짙게 끼이는 날에는 나는 종종 그곳을 찾아가곤 한다. 온 시가지가 박물관인 이곳에서는 목적지를 굳이 정할 필요도 없지만, 오르세 미술관을 막연히 머릿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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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편지 이 다인 전화 전보가 진을 치고 있는 콘크리트 숲 속에서 우리는 詩를 빼앗겼다 합성수지같이 편리하고 더러운 목숨같이 질긴 통화는 마침내 비단 같은 말(言)을 밀어재꼈다. 편지 쓸 줄 모르는 식자들이 우글거리는 도심 고지서 선진 인쇄물만 수두룩한 빈 우편함을 동지섣달까지 원망하다가 외로워 죽어 가는 女心 하나 저기 모퉁이 전봇대 아래 가슴을 토하며 쓰러져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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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그리스 그리스로 가는 비행기 속에 바이런의 《차일드 헤럴드의 순례》같은 시집 한 권쯤이 동반되면 아주 좋다. 〈아테네의 소녀에 대한 사랑〉 이나 〈그리스 섬들〉 같은 시는 시인과 분리되어서는 전혀 읽을 수 없을 만큼 솔직하고 정열적인 그의 그리스에 대한 숨소리를 듣게 된다. 비행기 속에서 나는 로마 ‘까삐똘’ 박물관에서 본 유난히 턱수염이 징그럽게 조각되었던 호머를 생각했고, 트로이 전쟁 때 율리시즈 왕이 10년 동안 겪은 영웅적 정신을 푸른 지중해를 내려다보면서 상상해 보았다. 이미 에게해의 꿈꾸는 듯한 물결은 라마르띤느, 샤또브리앙, 바이런 같은 19세기 낭만주의 시인들에 의해 찬양되었던 이래로 세계인들의 발길이 연간 수천만 명의 발길이 와닿는 곳이다. 서양의 많은 문물을 아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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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헨지 (Stonehenge), 영국

스톤헨지 (Stonehenge), 영국 이천여 년의 세월이 이루어낸 런던은 세계 금융 문화 정치의 중심 공간으로 여전히 당당하게 건재하고 있다. 거기다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4개의 국가를 합쳐 The United Kingdom이라 하지만 좀 관심 있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종족, 출신, 법, 기후 등 역사적 배경이 다양하고 매력이 넘쳐 많은 사람들이 늘 관심을 가지는 도시다. 특히 프랑스인들에게는 도버 해협만 거치면 옛 켄트왕국의 수도이었고 잉글랜드 최초의 기독교 도시로 성 어거스틴 수도원과 대성당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 (1986년)되어있는 고도 캔터베리가 있어 대륙의 많은 사람들의 방문이 잦은 곳이기도 하다. 오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작은 도시이나 영국 성공회의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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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 언덕묘지

몽마르트 언덕 묘지 이 다인 자정은 석관을 열고 빠져나온 무덤의 뼈들이 축제를 벌이는 시간이다. 엘리제궁에 벌어지는 어전 파티나 샹젤리제 구석구석 화려한 주연에는 사람값, 옷감, 나잇값 술값... 값이 매겨져 있어 틀렸다 틀렸어. 싸크래꾀르성당앞 언덕 묘지에 밤마다 열리는 뼈들의 축제에 가보라. 무대도 없이 박수도 없이 덩실덩실 뼈들이 춤춘다. 하얀 잔을 서로 권한다 독이 없는 술을 마신다 팡테옹의 위고도 와서 한마디 페르라세즈의 뮈쎄도 한가락 낯익은 목소리들이 정감을 자아내던 멋쟁이들이 옳고 그럴 것도 없이 이기고 질 것도 없이 한바탕 살고 있는 뼈들의 잔치에 한 번쯤 가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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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상부르그 공원

룩상부르그 공원 - 파리에서 이 다인 문득문득 공원을 가로질러가는 무례한 바람을 피해 초췌한 노부부가 벤치에 앉아 석양이 마지막 뿌리는 황금빛 소낙비를 맞으며 동상처럼 움직이지 않는 오후, 유모차 옆에 놓고 뜨개질하던 젊은 부인 일손을 멈추고 잔디 위에 개구쟁이 "엄마, 왜 나무는 커피를 마시지 않아요?" 물어오는 아들에게 답을 찾느라 궁색해진 홍조의 얼굴, 유모차 꼬마는 젖병을 대령시키라고 불호령 하고 있다. 이 거리 저 거리 발을 닿고 돌고 돌다가 청춘의 가장자리에서 밀려나버린 검은 머리 노란 얼굴 빈틈없이 국적을 찍어 넣고 룩상부르그공원을 걸어간다 서울의 능들을 그리며 걸어간다 장충단 공원에 떨어지고 있을 낙엽을 들으며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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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물 음악

여름 물 음악 사계 어느 계절이든 그 맛과 멋이 있다. 또 개인의 취향에 따라 그 선호의 순위가 다를 수 있다. 누가 나에게 어느 계절을 가장 좋아하느냐고 물어온다면 나는 여름이라고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나는 어릴 적 유치원에 들어가서 오랜 기간 동안 학교와 인연을 이어 왔었기 때문에 방학이란 것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나의 과거 많은 즐거운 일들이, 행복했던 시간들이 방학동안에 있었고 그것도 여름방학에 더 많이 이루어졌던 것 같다. 새벽에 일찍 잠에서 깨어나거나 또는 조용한 시간에 문득문득 방학 때 즐거운 일들이 생각나서 혼자 미소를 지을 때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양학계 (西洋學界)와 달라서 여름, 겨울 방학 두 개가 거의 똑같은 기간으로 길다. 교육계에 몸을 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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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의 진주, 타이티( 3 )

태평양의 진주, 타이티 ( 3 ) - 지상의 특급낙원 보라보라 섬에서 지상의 특급낙원이라는 보라보라에 가려고 45분 동안 경비행기를 탔다. 비행기 예약에 며칠 전부터 신경 쓰지 않으면 언제나 만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타이티섬에 비해 아주 작고(전체 둘레 32km), 인구도 4천 명 정도가 살고 있고, 현대식 빌딩 호텔이 아직은 하나도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마 주민들도 반대하고 법으로도 규정되어 있다고 들은 것 같다. 여행사를 통해 호텔예약을 부탁했을 때 우선 방이 없었고 가격은 엄청났다. 좀 이해가 안 갔는데 막상 와보니 사실이었다. 우선 섬 전체에 호텔을 고층으로 짓지 않고 단층으로 된 방갈로식 방뿐이기 때문이다. 좁은 땅 때문에 방의 부족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 흔히 호텔에는 두 종류의 방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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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의 진주, 타이티 ( 2 )

태평양의 진주, 타이티 ( 2 ) - 뽈 고갱 기념관을 찾아서 뽈 고갱 (Paul Gaugain,1843~1903) 기념관은 파페에테 (Papeete)에서 잘 닦인 해안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거의 50Km 지점 구역에 있다. 달리는 동안 나는 써머셋 모옴의 소설 "달과 6펜스"에서 나오는 고갱의 모델이라는 주인공 스트릭랜드가 떠 올랐다. 그는 일생동안 여기에서 3년 동안의 생활이 가장 행복했다고 한다. 그곳은 열대식 나무들이 우거진 꼬불꼬불 구부러진 길을 따라가면서 만난다는 생나무로 만든 방갈로식 오두막집이다. 바로 그런 모습의 집들이 띄엄띄엄 도로변에서 조금씩 떨어진 곳에 자주 보인다. 금방이라도 "바나나 나무가 마치 비운을 한탄하는 어느 여왕의 낡은 예복처럼 찢어진 큰 잎을 펴고 서있는”곳에서 스트릭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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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음악제

거리의 음악제 - 엑스 여름 음악제 이 다인 음악이 우리의 것일 수 있는 거리의 음악제는 단비처럼 내리는 소리의 은혜다. 음악이 왕실의 포근한 양탄자 위에서 왕족의 귀를 감미롭게 하고 음악이 독재자의 슬로건으로 밤낮 라디오의 단조로움으로 흐를 때 음악이 성당 컴컴한 천장으로만 치솟던 시대들은 민중은 울어야 했다. 숨결마저도 죽여야 했다. 발걸음도 멈추어야 했다. 음악이 우리의 것이 되는 것은 우상의 不在 위에 아득하기만 하던 생명의 점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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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의 진주, 타이티 ( 1 )

태평양의 진주, 타이티 ( 1 ) "바다에는 통나무배가 떠 있고, 그 속에 반벌거숭이의 여인이 있다. 바닷가에는 거의 벌거숭이 남자가 있다. 그의 곁에 시들은 야자수가 있다… 전보다 행복으로 가득 찬 생활이 시작되었다. 행복과 작업이 해와 더불어 솟아오르는 듯했으며, 생활은 그렇게 빛났다… 우리들은 정말 순수했다. 아침이면 둘이서, 마치 최초의 남녀였던 아담과 이브같이, 근처 냇가에서 물에 잠긴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타이티의 천국이여, 기쁨의 땅이여…" 폴 고갱의 이런 글귀를 읽었을 때부터 나는 타이티섬을 꿈꾸고 있었다. 그리고 이 섬에 관계되는 것이라면, 사진, 포스터, 엽서를 두루 모았으며, 이 섬에 대한 글도 이것저것 많이 읽어보았다. 아마 거기 살고 있는 토착민들보다 어떤 부분은 더 정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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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의 대륙, 남극으로/ 아르헨티나 ( 1 )

빙하의 대륙, 남극으로/아르헨티나 ( 1 ) 여행은 가장 훌륭한 학교라고 사르트르가 했던 말을 나는 늘 확신하며 살았다. 아주 오래전 비행기로 홍콩에 도착하여 당시 동남아를 운항하는 프랑스 여객선 라오스호를 타고 7개의 항구와 인도양을 거쳐 한 달 만에 마르세이유항에 도착한 것이 나의 유학 생활의 첫 발걸음이었고 첫 항해이었다.이것을 시작으로 그 후 오랜 시간 동안 세계 많은 곳을 여행했다. 시간과 돈이 늘 부족하기 마련인 젊은 날에는 '세계를 걸어서' 하는 식으로 땀을 흘리고 다리가 아프고 지치도록 헉헉하면서도 나의 '행복한 체험'에 열을 올렸다. 나는 지금도 세계 최고의 난코스 Vinson 산(남극대륙 최고봉)을 스키, 등산 등의 극기 훈련으로 다져진 체력과 정신력으로 도전하는 사람들, 남위 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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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삶의 질 삶의 질이란 다분히 철학적인 명제이다. 그러므로 정치, 사회, 경제, 예술 등 모든 전문 분야와의 공동 작업으로 다루어져야 마땅할 것이다. 우선 질이란 양의 대칭 개념이면서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관계이다. '삶의 질'이란 문제는 인간 역사가 시작되면서 동시에 생겼다고 믿는다. 인간 이외의 다른 어떤 동식물이 질을 갈망하고 운운한 적이 있었던가? 질을 따지고 갈망하는 것은 인간들만이 하는 일이다. 무엇이, 어디까지가 질적이고 또 질적이 아니라는 기준치도 확실히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한마디로 말하기 어려우나 때로는 주관적으로, 때로는 상대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발에 채는 돌이나 다른 모든 사물, 또는 형이상학적 대상에 이르기까지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구별되는데, 인간의 삶이 질적인 것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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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초원 이 다인 초원은 이름모를 풀들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長身拙夫의 거드름 피우는 이웃도 없이 희고 검은 노란 얼굴도 별수 없이 이곳에 오면 푸르게 푸르게만 닮아가며 산다. 대낮에 사람들이 놀고 간 자리에 짐승들이 배불리 먹고 간 자리에 피맺힌 아픔이 매달려도 땅속에 여물게 잡고 있는 손과 손이 藥손이 되어 북녁곰이 밤 사이에 위로해 주면 아침에 눈물 머금고 새살이 다시 시린듯 나오고 서로 넉넉한 초록눈으로 마주보며 산다. 어느 날 초원이 벗어버린 허물 위에는 외로운 영혼이 묻어 있지만 여물게 맺어진 인연들은 눈물도 감춘 채 인종하는 살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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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저녁 이 다인 低音처럼 내려와서 검은 융단 되어 땅에 깔리는 너, 出他했던 탕아도 조용히 품어 안는 은총 초록색 되어 검푸르게 내리는 수직의 날 대낮의 헐떡임도 쓰다듬어 넘기는 너그러움이여, 마침내 숨소리도 크지 않게 여울여울 신비로운 휴식을 자아내며 마지막 신앙처럼 대지에 머무를 때 짐꾸러미도 없는 알몸으로 별 하나 내 가슴에 내려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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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나는 우리말의 ‘섬’과 프랑스어의 ‘île’란 말을 대단히 좋아한다. 그것을 종이 위에 써 놓고 보면 더욱 애잔한 정이 간다. 흔히 표의 문자인 한문에서는 글자의 생김새와 그 뜻이 상통하는 경우가 많지만, 표음 문자에서는 사물의 모습과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한글의 ‘섬’과 여성 명사인 프랑스어의 ‘île’은 우연히도 섬을 그대로 표상해 주는 것 같다. 거기다가 영어의 ‘island’나, 독어인 ‘Insel'처럼 복수 음절이 아닌 단음절인 것이 더 효과적인 것 같다. 연유는 어쨌든 간에 '섬’과 ‘île’은 사물을 아주 잘 표상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대통령 이름이 ‘억쇠’, 대학 총장 이름이 ‘석두’라고 했을 때 그 이름과 직업이 서로 어울리지 않는 불일치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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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도르 락스네스의 집, 아이슬란드

할도르 락스네스의 집, 아이슬란드 '물과 불의 땅', 그리고 진귀한 풍경으로 알려진 아이슬란드 여행을 나는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손꼽아 여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화산 폭발이 일어나 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뻔했다. 코펜하겐에서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까지도 갈까 말까 주저하다가. '죽기밖에 더하랴" 하고 허세를 부리며 눈을 딱 감고 용감하게 비행기에 올랐다.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내 식의 기도라고 함이 옳겠다. 스칸디나비아 5개국 중 북극권 직하에 있는 작은 섬나라의 수도 레이 캬비크에 도착했다. 다행히 중요한 볼거리들이 대부분 중남부에 몰려 있다고 해서 7일간의 짧은 시간을 걸어서 대충 다닐 수 있는 구 도시와 대표적인 관광지를 묶어놓은 황금노선을 8인용 차로 이동하면서 다니는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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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느를 거닐며.., 프랑스 ( 1 )

깐느를거닐며.., 프랑스 ( 1 ) 산과 바다, 대륙과 섬, 한냉과 폭서 이런 극단 사이에 존재하는 해양성 기후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여름은 선선하고 겨울은 따뜻하고 연교차가 적고 강우량 차이가 크지 않는 곳을 하느님이 만들어 주어 올해같이 더울 때는 어딘가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을 상상만 해도 위로받는 것 같다. 거기다가 소위 예술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인간의 활동과 열정이 이루어 놓은 공간에만 살 수 있다면 더 이상 쾌적할 수가 없다. 내가 처음 그런 곳을 가 본 것은 프로방스 대학 유학 시절이었다. 논문 쓰기에 시달리다 보면 머리는 무겁고 괜히 짜증스러울 때가 많았다. 그럴 때는 같은 처지의 두서너 친구들과 두어 시간 드라이브를 해 아침식사를 거기 가서 하면 아주 상쾌하고 몸이 가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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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느를 거닐며.., 프랑스 ( 2 )

깐느를 거닐며.., 프랑스 ( 2 ) 도시 이미지는 현대, 축제 분위기, 사교생활, 사치와 고급스러움 등이었다. 행운의 축포가 터진 깐느는 멈추지 않고 아름다워지는 노력을 한다. 드디어 20세기 초 보란 듯이 칼톤 호텔이 해변가 대로 중앙에 우뚝 서게 된다. 나는 구두 수선공의 아들이었다는 당대 유명한 건축가 샤를르 달마스라는 남자를 가끔 상상해 본다. 백 년이 넘은 건축물이지만 아직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품격 개성 조화 매력 모두를 다 갖추고 있다. 여름이면 아라비아 산유국 부호들과 왕족들이 몰려와 앞바다에는 타고 온 요트를, 호텔 앞에는 수억 대 간 다는 자동차들을 즐비하게 세워놓는다. 각국에서 휴가 온 사람들은 사진을 찍느라고 법석이다. 기껏 서울 어느 작은 한 구에 해당하는 도시에 5성급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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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뮈 묘지에서

까뮈 묘지에서 이 다인 홀로 있습니다라고 하는 자는 이미 홀로가 아닙니다. 이미 외롭지 않습니다. 홀로 있습니다 이 한 마디도 허락되지 않는 이 루마랭 무덤 속의 사람은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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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의 대륙, 남극으로/ 아르헨티나 ( 2 )

빙하의 대륙, 남극으로/ 아르헨티나 ( 2 ) 다음 정박지는 마젤란이 부르기 시작했다는 이름인 남파타고니아 지역 푸에고섬에 있는 '세상의 끝'인 불모의 땅으로 6만 명의 인구를 가진 우수아이아 (남위 55도) 마젤란 해협과 비글수로를 지나며 배는 속도를 줄이며 작은 항구에 들어섰고 승객들은 관광지를 선택하고 일단 시내로 올라간다. 내 시선을 제일 먼저 끈곳은 아르헨티나의 시골 빈민촌 사생아 출신인 젊은 퍼스트레이디였던 에비타 에바 페론의 작은 공원과 그녀의 흉상이었다. 나는 잠시 노동자와 서민을 위해서 이룩해 놓은 그녀의 엄청난 귀한 업적을 되새겼고 뮤지컬 영화 에서 들었던 노래 'Don't cry for me Argentina' 를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숙연해져서 옷깃을 여몄다. 한나절 시내를 기웃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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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만의 물, 인터라켄 (Interlaken)을 통해서 / 스위스 ( 1 )

게르만의 물, 인터라켄 (Interlaken)을 통해서 / 스위스 ( 1 ) 바다, 강, 호수 이런 이름들로 물의 형태 색깔 성격을 나타낸다. 물은 흔히 여성적인 상징성을 띠우고 있는데 내가 왜 하필이면 물을 찾아 많은 길을 다녔는지 모를 일이다. 물 하면 나는 언제나 인상 깊었던 세 곳의 물이 한꺼번에 같이 머리에 떠오른다. 센트 루이스에서 본 미시시피강, 내가 잘 아는 지중해, 그리고 스위스 베른에서 본 인터라켄이다. 이 물들은 그 율동적인 몸태 때문에 그런지 역시 나에게도 모두 여성적으로 느껴졌다. 지중해 바다가 모두 개방적이며 선정적인 미녀라면 미시시피는 야생 동물적인 힘과 정열, 충동적인 집시 여인 같다. 대조적으로 인터라켄은 스위스 가정교사를 집에 두고 일거일동 가르치고 다듬어진 지난 세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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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만의 물, 인터라켄 (Interlaken)을 통해서 / 스위스 ( 2 )

게르만의 물, 인터라켄 (Interlaken)을 통해서 / 스위스 ( 2 ) 인터라켄은 서부 유럽에서 독어권으로 들어가는 첫 대문 같은 물의 도시이다. 여기서 북으로는 독일이 무겁게 거창하게 얹혀 있고 동으로는 아직도 너무 클래식하여 때로는 약간 촌스러운 냄새까지 느껴지는 오스트리아가 길게 엉거주춤 엎드려 있다. 내가 처음 그곳을 갔을 때는 잔설이 산 언저리에 꽤 남아 있었고 뚠 호수 옆 산 골짜기에 모인 물들이 얼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으며 여름에도 스키를 탈 수 있다는 해발 4,000미터 가까운 용담을 맞춘 융프라우 (Jungfrau) 산이 뿌옇게 멀리서 보였다. 미끈미끈한 산들이 호수 주위를 싸고 있고 오른쪽 호수가에는 운터젠 (Unterseen)이란 옛날 교회가 있는 동네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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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의 이른봄

엑스의 이른봄 이 다인 허물벗은 꾸르미라보에 누런 태양이 누울 자리 찾던 날 발돋움하는 여린 살갗 어쩔 수 없이 드러내놓고 수시로 지나가는 길손 앞에 부끄러워 몸을 비꼬는 이른 아침 잠자던 石像들도 부시시 눈을 뜨고 불었던 젖가슴 풀어 무지개를 엮어내니 반라여상 앞에 손뼉치는 흑인 아이 웃음 한 입 실 같은 미소짓는 불란서 계집아이 움푹한 두 손 모아 분수대 물을 날라 한 철 메말랐던 목을 축이고 나면 느긋하게 너는 기지개 편다. 주) 엑스 : 이전 글 링크 / 2023.02.03 - [유럽] - 엑상 프로방스 (Aix-en- Provence),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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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의 詩情, 서인도 제도

카리브해의 詩情, 서인도 제도 과들루프 섬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생존 뻬르스의 고향을 찾아서) 프랑스의 시인이자 외교관이었던 생존 뻬르스(Saint-John Perse)가 1960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나는 꿈 많은 학창 시절 그 생소했던 詩人의 詩 한수를 소개받아 읽고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는 17C 말부터 서인도제도로 조상들이 이민을 갔기 때문에 과들루프(Guadeloupe) 섬에서 Alexis Leger라는 본명으로 태어났다. 그의 어린 시절은 아열대의 그 풍성한 자연으로 정신과 몸이 살쪘고, 섬 곳곳의 꽃과 짐승들 생태의 깊은 비밀까지 다 배울 기회를 누렸다. 19C 말 온 집안이 다시 프랑스로 귀국하여 南佛 Pau에 자리 잡자 그곳 고등학교와 보르도대학을 거쳐 작품 찬가(Elo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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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바다 이 다인 " 바다는 오지않고 내가 꼭 가야 하나요 달도오고 해도오고 구름도 오는데 바다는 살아 움직이는데 꼭 나만 가야 하나요 " 바캉스 못 떠난 빈민가 불란서 흑인 아이가 내게 물어본다 " 바다는 오지않고 내가 가야 하나요 달도 오고 해도 오고 별도 오는데 바다는 오지않고 가야 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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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른베르크와 독일인

뉘른베르크 ( Nürnberg ) 와 독일인 나는 독일의 아름다운 도시 뉘른베르크 (Nürnberg)에 가볼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기대를 이 도시에 걸어보았다. 추운 겨울날씨에 독일의 고도 뉘른베르크를 방문한다는 게 격에 맞지 않는 일이었지만 계절을 따지기에는 내게 너무 여유가 없었다. 뉘른베르크 역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목이 긴 털구두를 하나 사는 것이었다. 털구두 없이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혹한이었다. 눈이 발목까지 차 왔다. "이런 계절에 여기를 오다니... " 이렇게 생각하며 혼자서 한심해했다. 그러나 뉘른 베르크를 돌아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 자체가 민망스러워졌다. 뉘른베르크에는 계절을 초월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뉘른베르크 하면 누구나 나치 전범자들의 재판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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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2-9, 작품2-10

작품 2-9 작품 2-10 *** 위 그림 누르면 원본 작품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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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아프리카 최대의 로마 유적지,렙티스 마그나 (Laptise Magna) /리비아 ( 2 )

북 아프리카 최대의 로마 유적지, 렙티스 마그나 (Laptise Magna) /리비아 ( 2 ) 지중해가 바다가 아니라 "로마의 호수"라는 말이 있듯이 지중해의 모든 항구와 해안 도시들은 당시 로마제국에 속해 있었음을 실감하였다. 세베루스황제의 금의환향을 상징하고 있는 "개선문"은 지금 모든 세계 관광객을 맞이하며 2천여 년의 세월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묘한 위엄까지 갖추고 당당하게 버티고 있는 것 같았다. 둥근 아치에 담긴 파란 하늘과 황제를 영접하는 모습들의 부조, 섬세한 조각들, 사암과 석회암으로 되어 있는 석축, 유카리스나무들 이런 아름다움을 느끼고 있으면 "리비아에 가면 언행을 조심하고 모든 긴장을 완전히 풀지 말라"라고 하던 조언들은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개선문을 시작으로 포롬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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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여

詩여 이 다인 말(言)을 찍어내어 환부(患部)에 바르고 바래진 벽지 위에 다시 붙여 보고 가위로 오렸다가 풀로 붙였다가 어제는 시간 위에 풍선처럼 날려 보냈다. 햇빛이 이만큼 다가오면 문득 아련히 빨래줄에 다시 와서 하얗게 널려 너풀거리는 너. 나는 무지개 피는 물을 한 입 품어대며 다시 손질하는 李朝여인이 되는 것도 감내한다. 풀을 먹여 다듬이질 다리미질 쉬지 않고 두 팔을 놀려도 이젠 줄지도 늘지도 않겠다고 베틀 위에 도도하게 앉아 저렇게 버티니 너 정체 몰라 정말 답답하다. 혹시 너 다루기 힘든 막무가내 사내는 아니던지… 분명코 뮤우즈는 여자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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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보석,우루과이

남미의 보석, 우루과이 (Ralli 미술관과 Casapueblo 미술관을 찾아서) 떠나기전 몇 년전 어느 날 저녁 비시 (Vichy, 프랑스 중부 소도시)에 사는 프랑스 친구 Anne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다음 주 우루과이로 떠나니 한참 동안 못 보겠다는 소식과 안부에 관한 전화였다. 그녀의 설명을 들어보니 그것은 그녀에게는 꽤 중요한 인생변화 이었다. 어느 여름 그곳에 살고 있는 먼 친척 한 분의 초대를 받고 바캉스를 떠났다가 첫눈에 반해 집을 하나 샀고 프랑스와 우루과이를 반반 오가며 은퇴 후 노후를 보내겠다고 했다. 그녀는 동경 프랑스 대사관에서 10년간 근무했고 여러 나라를 경험한 프로 독신 외교관 출신이다. 그녀의 축적된 고도의 안목으로는 무엇을 쉽게 결정하지 않을 텐데 꽤나 마음에 들었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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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기행

시커먼 하늘에는 불꽃을 쏟아 내는 공습기가 독기로 윙윙거리고, 바다에는 엄청나게 거대한 배가 서서히 가라앉으며, 사람들은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영락없이 출구 없는 불더미 속에서 타 죽어 가야 하는 생지옥의 참담한 장면을 화면을 통해서 여러 번 보았다. 바로 그 장면은 유명한 진주만 폭격이란 것을 역사에서 잘 익혀 왔지만 너무 어처구니 없는 전쟁놀이 같아 사실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나의 묘한 심리였다. 그런데 지금 나는 'Pearl Habor (진주만)'라고 똑똑히 써진 도로 표시를 따라 옛 지옥의 시대를 확인하러 가고 있는 중인 셈이다. 도로 표시대로 길을 돌아 한참 들어가니 방문객을 위한 큰 주차장이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믿기 어려운 사실 확인이라도 하듯이 어떤 사람들은 해변 가까이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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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Sintra 의 Pena 여름 궁전

포르투갈, Sintra의 Pena 여름 궁전 18C중엽 4만 명의 희생자를 내었다는 리스본의 대지진, 그 사후처리와 도시계획을 진두지휘한 당시의 훌륭한 재상이었던 퐁발(Pombal) 후작이 이룩한 리스본의 바이샤 지구, 생떽쥐뻬리의 조종사 기요메가 리스본 상공에서의 추락, 유럽 어느 곳에서나 아페리티프로 인기 있는 포도주 뽀르또(Porto), 축구 스타 호날두, 피구 등이 내가 지금까지 가졌던 이베리아반도 서쪽에 올라 붙어있는 이 작은 나라에 가기 전 나의 관심사의 전부이었다. 그만큼 한국인들과는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별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다는 얘기도 된다. 그러나 대서양의 아름다운 해안을 끼고 다변의 지형과 기후에 의해 다양한 식목과 꽃들이 있다. 또한 어느 작은 레스토랑에서든지 노란 레몬이 듬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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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아프리카 최대의 로마 유적지, 렙티스 마그나 (Laptise Magna) /리비아 ( 1 )

북 아프리카 최대의 로마 유적지, 렙티스 마그나 (Laptise Magna) /리비아 ( 1 ) 밤은 꿈을 낳을 수 있어 감미롭다. 꿈이 없는 밤은 상상할 수 없다. 우리는 가끔 아름다운 꿈을 꾼다. 무서운 꿈을 꾼다. 슬픈 꿈을 꾼다. 꿈꾼다는 말처럼 아름다운 말도 드물 것이다. 꿈은 혼자 꾸는 것이지 같이 꿀 수 없다. 내 꿈과 너의 꿈은 섞이지 않는다. 꿈은 혼자 꾸어야 아름답다.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나라에 태어났으면서도 바다라는 것은 항상 나에게 꿈과 신비로운 공간으로 다가왔다. 바다를 건넌다는 말은 탈출이라는 말과도 무관하지 않다. 탈출이 이루어지면 자유라는 것이 기다려준다. 바다, 바다하고 조용히 발음하고 있으면 밀물처럼 스며드는 행복 같은 것이 밀려온다. 이런 글을 나는 어딘가 쓴 적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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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동토 북극 가는 길, 그린란드 ( 2 )

이 나라의 수도 누크(Nuuk)는 만 오천의 주민들이 살며 행적적 중심도시다. 그러나 이렇다 할 큰 매력을 가진 도시가 아님을 한나절 돌고 나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우선 옛것과 현대가 어설프게 조화롭지 않게 서 있고 내용적으로도 많이 빈약한 느낌이 들었다. 소위 국립 박물관이란 간판을 달고 있는 곳에서도 예술 공예 전반에 걸쳐 개 썰매 카약 우미악 전통 공예품이 진열되었을 뿐 큰 감동을 주지 못한 다. 단지 500년 된 에스키모들의 미라가 40여 년 전에 발견되어 학계에서 관심을 받은 후 많은 관광객들이 그것을 보러 몰린다고 한다. 또 이 나라 최남단에 있는 국제공항 나르사르수악이라 는 곳은 2차 대전 중 미군 기지로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한국전쟁 중 본국으로 보낼 수 없을 만큼 큰 부상으로 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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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순례 4

지중해 순례 4 - 칸느에서 이 다인 푸른 저녁 불러 모아 격조 높은 詩를 읊던 맑은 바람 한 줄기. 너를 마셔 부픈 처녀가슴, 시작도 종말도 없는 설래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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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항아리

백 항아리 이 다인 헛배 부른 石女 입이 커서 목마르다 色이 없어 외롭다. 채워지지 않는 배를 안고도 수심을 외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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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동토 북극 가는 길, 그린란드 ( 1 )

시(詩)는 인간의 다양한 시간과 공간에서의 정서를 응축하고 오감각을 통해 인간에게 감동을 일으킨다. 안팎의 깊은 사유와 조화 특히 음악적 요소와 밀착 작용하여 생성되는 언어 예술이라고 한다면 거대한 빙원, 빙하, 설국... 이런 이미지들은 나에게 시 자체인 양 다가온다. 북극 그린린드, 나는 이곳을 오기 전에 어느 순간 멀리 어디를 떠나고 싶은 강한 충동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참으로 오랫동안 막연히 북극을 꿈꾸었다. 정보를 얻어보고 준비를 하는 동안 문득문득 가슴이 설렜고 멋있고 말 통하는 연인이라도 만나는 것처럼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드디어 북극 가기에 제철이라는 8월에 떠나는 배표 한 장을 손에 쥐었다. 일단 파리에서 코펜하겐, 레이캬비크까지는 비행기 편으로 가서 아이슬란드에서 며칠을 지내다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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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순례 3

지중해 순례 3 - 니스에서 이 다인 오랫만에 지나치는 바람을 불러세워 그대 만난 듯 주고 받건만 대응하는 소리없다. 지중해를 떠나는 바람과 가즈런히 경쾌하게 미끄러지는 돛배들이 전에 없이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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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순례 5

지중해 순례 5 - 마르세이유 에서 이 다인 푸른 청바지 구리빛 사내들이 성큼성큼 걸으며 콧전에 소금냄새 날아 줄 때는 여기는 인천항 부산항. 번쩍 정신이 들고 나면 산채 같은 여객선에 태극은 비켜서고 靑白赤 깃발 너풀거리는 南佛의 항도 하나쯤 보여도 좋으련만 득실대는 낯설은 얼굴, 얼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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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순례 1

지중해 순례 1 (地中海 巡禮) -그리스에서 이 다인 구겨졌던 시간 다시 펴낸위에 일광욕을 즐기는 그리스는 반쯤 태운 몸체 회암석 반점되어 졸고있다. 접어둔 옛 싸움터 숨가빴던 슬픔들이 두루마리 서한되여 잔잔하게 읽어 내리는 에게에의 낭송에 감동으로 떨고 있는 나는 신라로 답송할까 백제로 답송할까 신전의 층계를 지나가는 오렌지 향기 여울에 눈을 뜨는 폐허여, 이마의 돋은 땀을 딱고 설친 잠을 또 한차례 청하려는가. 연륜을 업고 섰는 암산의 감람나무는 추억하는 일도 서둘지않고 담담히 살아넘긴다 신라의 석불처럼. 널려진 돌잔치에 초대된 나 위해 詩를 풀고 춤을 풀고 웅변을 토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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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의 오페라 하우스, 덴마크 ( 2 )

코펜하겐의 오페라 하우스, 덴마크 ( 2 ) < 나부코 > (Nabucco)는 베르디 작곡의 오페라 제명으로 고대 바빌론의 왕 네부카드네자르(Nebuchadnezzar)의 이탈리아 철자 ‘나부코도노소르’의 약칭이다. 베르디의 최초의 성공작품이며, 이 작품 속에는 이태리인들에게 제2의 애국가라고 불리어진 만큼 사랑받는 아리아인 유대인 포로들의 합창 가 들어 있다. 당시 첫 부인과 아이를 잃은 후 실의에 빠져 있었던 베르디가 스칼라 극장 지배인 메렐리가 그를 걱정해 두고 간 대본을 읽고 작곡한 작품이다. 구약성서중 바빌론 왕의 포로가 된 유대인들이 수모와 아픔 속에서 굴하지 않고 버티는 내용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당시 조국 이태리가 오스트리아에 당하는 입장과 꼭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영감에 따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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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門)

문 (門) 문이 언제부터 이 세상에 존재했을까.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인간들의 삶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생겼으리라고 믿는다. 문이 없는 인간 생활이 있었던가? 그러고 보면 문이란 인간만이 지닌 것이다. 새들은 둥지가 있으나 문이 없고, 야수들도 은신처가 있으나 문은 없다. 인간 이외에 문이 있는 삶을 본 적이 있는가. 바로 인생과 더불어 있어 주는 문, 그것은 보호와 휴식, 평화, 희망, 기쁨과 슬픔, 질투와 인고, 꿈과 명상, 좌절, 그리고 너와 나 이 모든 것들이 만나고 오가는 그런 공간이다. 거적문, 싸리문, 대문, 수문, 옥문, 성문, 관문, 입학문, 좁은문, 지옥문 등 그 크기, 형태, 용도, 상상, 가치는 실로 다양하다. 종족과 문화, 문명을 떠나서 어디서나 존재하는 문, 그것은 무엇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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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순례 2

지중해 순례 2 - 엘바섬에서 이 다인 너 화사한 어머니 지중해 품에 다소곳이 자리 잡고 있는 양은 현란하지 않아 좋았던 여인 무식하지 않아 향기롭던 여인 비정하지 않아 따뜻하던 여인 옥좌에서 버려진 그 남자도 그래서 너 품에서 쉬어갔는가 먼 길 찾아와 小路를 밟고 와서 저만큼 부서져 내리는 햇빛 은빛 비늘되어 깔리면 日月의 뒤안길은 숨어서 쉬고 무풍쾌청 엘바 너는 쪽빛 치마 입은 美女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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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 다인 새벽마다 눈뜨는 소리 흙의 몸짓 목피(木皮)마다 터져 나오는 붉은 숨결 화신(花信)을 나르느라 바쁜 사람 무지개 빛을 감고 산마루를 넘어오는 아지랑이 눈부시도록 요란함에 못마땅한 잔설은 「누가 오시기에 이리도 부산을 떠나」 비 맞은 중처럼 중얼거리고 토라져 가버린 겨울새 그리움이 눈물 되어 고이면 사방에서 꽃가마 둥실둥실 창에 와서 기웃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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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달루시아의 집시,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집시, 스페인 인도 북서쪽을 출발점으로 하고 있는 세계의 방랑인들을 우리는 집시족이라고 불러왔다. 누구나 집시에 대한 호기심을 다소 갖는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안달루시아 지방에 내려오면서 간간이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그들의 집합 장소를 보았다. 특히 안달루시아는 집시촌들이 있어서 관광객들이 몰려가기도 한다. 안달루시아는 스페인의 영남 지방 격이다. 가장 재래적인 스페인 풍물의 요람이다. 고르도바, 세빌, 그라나다에 산재되어 있는 옛 풍류를 현대화된 지금도 어느 거리, 어느 골목에서나 느낄 수 있다. 캐스터네츠 박자에 맞춰 플라멩코를 추듯 거리를 걷는 아가씨들에게서도 묘한 율동을 느낀다. 내가 찾아간 집시촌은 시내와 꽤 떨어진 곳에 있었고, 마을 입구에는 17,18세쯤 되어 보이는 청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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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의 오페라 하우스, 덴마크 ( 1 )

코펜하겐의 오페라 하우스, 덴마크 ( 1 ) 이름값 높은 문화 공간 나들이는 젊은 날 데이트하던 때만큼이나 설레고 행복하다. 꽤 오래전 일이다. 유럽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코펜하겐 오페라 하우스가 2005년에 완공되고 다음 해 4월 플라시도 도밍고가 초빙된 바그너의 발퀴레 (Die Walküre)로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Margrete) 여왕을 모시고 드디어 개관 기념공연을 한다는 기사가 대대적으로 나왔다. 나는 우연히 그때 그곳에 있었다. 공연장이 바로 바다 건너로 보이는 새로운 항구라는 뜻의 니하운(Nyhavn) 부둣가. 창들이 작고 옥내 구조물들이 옛날 그대로 보존된 것으로 유명한 옛날 곡물창고였다는 에드미럴 호텔에 에 묵고 있었다. 그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호텔 측과 친구들께 부탁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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