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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 <등황학루>

해석 황학루에 올라(최호) 옛 사람 이미 황학을 타고 가버렸으니 이곳에는 부질없이 황학루만 남았네 황학은 한 번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고 천 년의 흰 구름만 부질없이 한가하네 한양의 나무들 맑은 시내에 역력하고 앵무주 모래톱엔 봄풀이 무성하네 날 저무는데 고향 땅은 어디가 그 곳인가? 강물 위 안개만이 근심을 자아내네 원문 登黃鶴樓(등황학루), 崔顥(최호) 昔人已乘黃鶴去(석인이승황학거) 此地空餘黃鶴樓(차지공여황학루) 黃鶴一去不復返(황학일거불부반) 白雲千載空悠悠(백운천재공유유) 晴天歷歷漢陽樹(청천역력한양수) 春草萋萋鸚鵡洲(춘초처처앵무주) 日暮鄕關何處是(일모향관하처시) 烟波江上使人愁(연파강상사인수) 글자풀이 黃鶴樓: 중국 호북성(湖北省) 무창(武昌)에 있는 누각 이름 昔人: 옛날 황학을 타고 놀았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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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인, <제승사>

해석 승방에 쓰다(이숭인) 산에 난 가는 길 남북으로 나뉘고 비 머금은 송홧가루 어지러이 떨어지네 도인이 물 길어 띠집으로 돌아와 한 줄기 푸른 연기 흰 구름 물들이네 원문 題僧舍(제승사), 李崇仁(이숭인) 山北山南細路分(산북산남세로분) 松花含雨落繽紛(송화함우락빈분) 道人汲井歸茅舍(도인급정귀모사) 一帶靑煙染白雲(일대청연염백운) 글자풀이 細路: 가는 길 含: 머금다 繽: 어지럽다 紛: 어지럽다 汲: 물을 긷다 茅舍: 띠집, 초가집 煙: 연기 染: 물들이다 감상 이숭인(1349-1392)은 고려 말기의 문신이자 학자로, 자는 자안(子安), 호는 도은(陶隱)입니다. 고려시대 삼은(三隱)의 한 사람으로 성리학에 조예가 깊었고, 공민왕 때 문과에 급제하여 관직은 밀직부사에 이르렀으며, 시인으로 이름을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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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강남봉이구년>

해석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두보) 기왕의 집에서 늘 그대를 보았고 최구의 집 마루에서 몇 번이나 그대 노래 들었던가 바로 이 강남의 좋은 풍경에서 꽃 지는 시절에 그대 또 만났구려 원문 江南逢李龜年(강남봉이구년), 杜甫(두보) 岐王宅裏尋常見(기왕댁리심상견)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글자풀이 逢: 만나다 李龜年: 당대(唐代)의 유명한 가객(歌客) 岐王: 현종의 아우이자 예종의 아들인 이범(李範) 尋常: 보통, 자주 崔九: 현종의 비서감인 최척(崔滌) 幾度: 몇 번 正是: 바로 落花: 꽃이 지다, 쇠락해진 현실을 말함 감상 두보(712-770)의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少陵)으로, 공부원외랑 벼슬을 지내서 '두공부(杜工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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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현, <산중설야>

해석 산속 눈 내리는 밤에(이제현) 종이 이불에 찬 바람 일고 불등은 가물거리는데 사미승은 하룻밤 내내 종을 울리지 않네 자고 가는 객이 일찍 문 연 것을 당연히 성내겠지만 암자 앞 눈에 눌린 소나무를 보가자 함이라 원문 山中雪夜(산중설야), 李齊賢(이제현) 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 沙彌一夜不鳴鐘(사미일야불명종)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 要看庵前雪壓松(요간암전설압송) 글자풀이 紙被: 종이로 만든 이불 生寒: 생기를 일으키다 沙彌: 절의 어린 중 一夜: 하룻밤 내내 應: 응당, 마땅히 嗔: 성내다 宿: 자다 早: 이르다, 일찍 庵: 암자 壓: 누르다 감상 이제현(1287-1367)은 고려 공민왕 때의 명신(名臣)이자 학자로, 자는 중사(仲思), 호는 익재(益齋)입니다. 1320년 충선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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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팥의 고마움

풍이와 팥죽 후한 광무제 때의 장수 풍이(馮異)는 영천 부성 사람입니다. 사람됨이 늘 겸손하여 전쟁의 공을 가릴 때는 홀로 큰 나무에서 쉬면서 자신의 공로를 자랑하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그를 대수장군(大樹將軍)이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광무제는 왕위에 오르기 전 무루정에서 전쟁을 치를 때 추운 날씨와 허기로 인해 지쳐 있었습니다. 그때 장군 풍이가 팥죽을 만들어 와서 광무제와 병사의 배고픔을 면하게 해 주었습니다. 또한 호타하 강에서 도강(渡江)의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풍이는 보리밥으로 다시 광무제의 허기를 달래주었습니다. 후일 전쟁에 승리하여 왕위에 오른 광무제는 무루정의 팥죽과 호타하의 보리밥을 잊지 못하며 풍이에게 큰 상을 내립니다. 이 글은 ≪후한서≫, 에 전하는 이야기로, 어려움에 처했던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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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배, 손도 예절이다

손의 여러 기능 손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신체의 일부입니다. 인간의 몸에서 두뇌 다음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철학자 칸트는 손을 '제2의 뇌'라고도 하였습니다. 자학(字學)에서는 '손 수[手]'자의 자원(字源)을 '다섯 손가락이 있는 왼손'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상형자의 형태라고 하였습니다. 선사시대나 동굴·바위 그림에 그려진 손들의 모양은 대부분 왼손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는 초기 예술가는 보통 그림은 오른손, 모사는 왼손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손은 종교적으로도 하느님의 전능(全能)이나 부처님의 가호(加護)를 상징하기도 하고, 민속학적으로는 좌우의 손이 각각 선악(善惡)을 담당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인간의 길흉화복의 운명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손이라는 것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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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도, <우음>

해석 우연희 읊다(윤선도) 눈은 청산에 있고 귀는 거문고에 있으니 세상의 어떤 일이 내 마음에 이르리오 가슴 가득한 호연지기 알아주는 이 없으니 한 곡 미친 노래 홀로 스스로 읊조리네 원문 偶吟(우음), 尹善道(윤선도) 眼在靑山耳在琴(안재청산이재금) 世間何事到吾心(세간하사도오심) 滿腔浩氣無人識(만강호기무인식) 一曲狂歌獨自吟(일곡광가독자음) 글자풀이 琴: 거문고 到: 이르다, 다다르다 滿腔: 가슴 가득 浩氣: 호연지기(사람의 마음에 차 있는 넓고 크고 올바른 기운) 狂: 미치다 吟: 읊조리다 감상 윤선도(1589-1671)는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자는 약이(約而), 호는 고산(孤山)입니다. 벼슬은 예조참의를 지냈으며, 1636년 병자호란 때 의병을 이끌고 강화도로 갔으나 화의를 맺었다는 소식을 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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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智者)가 필요한 사회

'아는 척'과 '아는 것' 조선시대에 어떤 사람이 그림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도화서(圖畵署)의 관원인 별제(別提)를 되고 싶어하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림을 잘 그린다고 허풍을 쳤고, 그림에 대한 전문가라면서 도화서 제조(提調)를 직접 찾아갔습니다. 제조는 그를 시험해보고자 병풍 그림 하나를 보여주었는데, 그것은 바로 겸재 정선의 였습니다. 어떤 그림인지 알 리 없는 그는 다만 "훌륭하다!"만 연발하였는데, 그의 반응에 제조는 진정으로 그림을 잘 아는 자라고 생각하여 별제의 벼슬을 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를 알아챈 그는 마지막으로 그림 속 폭포를 가리키면서 "이 명주 천을 빨아 햇볕에 말리는 모양은 더욱 기기묘묘해서 뛰어나군요!"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순간 제조는 어이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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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유, <송원이사안서>

해석 원이를 보내며(왕유) 위성의 아침비가 가벼운 먼지를 적셔 주니 객사는 푸릇푸릇 버드나무 빛이 새롭네 그대에게 한 잔 술 또 비우기를 권하니 서쪽으로 양관을 나서면 친구도 없을 테니 원문 送元二使安西(송원이사안서), 王維(왕유) 渭城朝雨浥輕塵(위성조우읍경진) 客舍靑靑柳色新(객사청청유색신) 勸君更盡一杯酒(권군갱진일배주) 西出陽關無故人(서출양관무고인) 글자풀이 元二: 원씨집의 둘째 使: 사신 가다 安西: 지금의 신강성(新疆省) 고거(庫車) 부근에 있던 지명 渭城: 장안의 서북쪽 浥: 적시다 更: 다시 陽關: 감숙성 돈황의 서남쪽에 있던 관문 故人: 친구 감상 왕유(701-761)는 성당(盛唐) 시기에 활동한 시인이자 화가, 음악가이고, 자는 마힐(摩詰)이며 태원(太原) 사람입니다. 전원시(田園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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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극기, <고원역>

해석 고원역(김극기) 뜬 구름같은 인생 백 년 오십이 가까운데 험한 세상길에 건널 나루 적구나 서울 떠나 삼 년 무슨 일 이루었나? 만 리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만 이 몸뿐이라네 숲새는 정이 있어 나그네를 보고 울고 들꽃은 말 없이 웃으며 사람을 붙잡네 시마가 재촉하는 곳에 와서 괴로워하노라니 궁한 근심 기다리지 않아도 이미 시 짓느라 괴롭구나 원문 高原驛(고원역), 金克己(김극기) 百歲浮生逼五旬(백세부생핍오순) 崎嶇世路少通津(기구세로소통진) 三年去國成何事(삼년거국성하사) 萬里歸家只此身(만리귀가지차신) 林鳥有情啼向客(임조유정제향객) 野花無語笑留人(야화무어소류인) 詩魔催處來相惱(시마최처래상뇌) 不待窮愁已苦辛(부대궁수이고신) 글자풀이 高原驛: 함경도 고원군에 있던 역 이름 逼: 닥치다 崎: 험하 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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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 <망려산폭포>

해석 망려산폭포(이백) 햇빛 받아 향로불 붉은 구름 피어나고 멀리 폭포는 산 앞 시내에 걸려 있네 날아 흘러 곧장 삼천 척을 떨어지니 아마도 은하수가 하늘에서 쏟아졌나 원문 望廬山瀑布(망려산폭포), 李白(이백) 日照香爐生紫烟(일조향로생자연) 遙看瀑布掛前川(요간폭포괘전천) 飛流直下三千尺(비류직하삼천척) 疑是銀河落九天(의시은하락구천) 글자풀이 廬山: 중국 강서성(江西省) 구강부(九江府)에 있는 명산 香爐: 여산에 있는 봉우리 이름 遙: 멀리 掛: 걸리다 疑: 아마도 銀河: 은하수 九天: 하늘의 가장 높은 곳 감상 이백(701-762)의 자는 태백(太白), 호는 청련(靑蓮)으로 성당(盛唐) 때의 시인입니다. 두보와 함께 중국의 시종(詩宗)으로 추앙을 받아 '이두(李杜)'로 병칭되며, 방랑생활을 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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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 <촉규화>

해석 촉규화(최치원) 거친 밭 언덕 쓸쓸한 곳에 탐스러운 꽃송이 가지를 눌렀네 장맛비 그쳐 향기 날리고 보리 바람에 그림자 흔들리네 수레 탄 사람 누가 보아주리 벌과 나비만 부질없이 찾아드네 천한 땅에 태어난 것 스스로 부끄러워 사람들에게 버림받아도 참고 견디네 원문 蜀葵花(촉규화), 崔致遠(최치원) 寂寞荒田側(적막황전측) 繁花壓柔枝(번화압유지) 香輕梅雨歇(향경매우헐) 影帶麥風欹(영대맥풍의) 車馬誰見賞(거마수견상) 蜂蝶徒相窺(봉접도상규) 自慙生地賤(자참생지천) 堪恨人棄遺(감한인기유) 글자풀이 壓: 누르다 梅雨: 매실이 익을 무렵 내리는 비, 장맛비 麥風: 보리 위를 스치는 바람, 초여름의 훈훈한 바람 車馬: 수레와 말을 탄 사람, 곧 고관대직 蜂蝶: 벌과 나비 窺: 엿보다, 찾다 慙: 부끄럽다 賤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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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 <잡시>

해석 잡시(조식) 아득히 먼 길 가는 나그네 집을 떠난 지 천 리쯤이네 나와도 갈 곳 없고 들어가도 머무를 곳 없는데 뜬 구름 햇빛을 가리고 슬픈 바람 땅을 말아올리며 일어나네 원문 雜詩(잡시), 曹植(조식) 悠悠遠行客(유유원행객) 去家千里餘(거가천리여) 出亦無所之(출역무소지) 入亦無所止(입역무소지) 浮雲翳日光(부운예일광) 悲風動地起(비풍동지기) 글자풀이 悠悠: 아득한 모양 所之: 갈 곳 浮雲: 뜬 구름 翳: 가리다 감상 조식(192-232)은 중국 위나라의 시인으로, 조조(曹操)의 셋째 아들이며, 조비(曹丕)의 동생입니다. 어려서부터 문학에 재능이 뛰어나서 조조가 소중히 여겼지만, 형과 세자 계승 문제로 다투다가 형이 왕위를 계승하면서 측근들도 죽임을 당하고 자신도 정치적으로 불행을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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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잠, <음주>

해석 술을 마시며(도잠) 집을 지어 사람 사는 데 있어도 수레나 말의 시끄러운 소리가 없네 그대에게 묻노니 어찌 그럴 수 있는가? 마음이 속세를 멀리 하니 사는 곳이 저절로 외지다네 동쪽 울타리 아래에서 국화를 따다가 아득히 남산을 바라다보노라 산 기운은 날이 저물어 아름답고 날아갔던 새는 짝을 지어 함께 돌아오네 이 사이에 참뜻이 있으나 말하려다가 이미 말을 잊었네 원문 飮酒(음주), 陶潛(도잠) 結廬在人境(결려재인경) 而無車馬喧(이무거마훤) 問君何能爾(문군하능이) 心遠地自偏(심원지자편) 採菊東籬下(채국동리하) 悠然見南山(유연견남산) 山氣日夕佳(산기일석가) 飛鳥相與還(비조상여환) 此間有眞意(차간유진의) 欲辨已忘言(욕변이망언) 글자풀이 結: 짓다 廬: 초가집 人境: 사람이 사는 곳 喧: 시끄럽다 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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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 <증금천사주인>

해석 금천사 주지에게 주다(최치원) 흰 구름 시냇가에 불사를 열었으니 삼십 년 동안 이 절 주지라네 웃으며 가리키네 문 앞의 한 갈래 길 겨우 산 아래 벗어나자 천 갈래가 된다고 원문 贈金川寺主人(증금천사주인), 崔致遠(최치원) 白雲溪畔創仁祠(백운계반창인사) 三十年來此住持(삼십년래차주지) 笑指門前一條路(소지문전일조로) 纔離山下有千岐(재리산하유천기) 글자풀이 畔: 물가 創: 세우다, 창건하다 仁祠: 절 住持: 주지 스님 條: 갈래, 가지 纔: 겨우 岐: 갈래 감상 최치원(857-?)은 신라 말의 학자이자 문장가로 자는 고운(孤雲)입니다.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아 12세에 당나라에 유학 가서 고운, 나은 등의 문인과 교류하면서 문명(文名)을 떨쳤습니다. 귀국 후에도 외교문서 등을 작성하며 문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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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 <관서유감>

해석 책을 읽고 감흥이 일어(주희) 반 이랑 네모난 못이 거울처럼 열려 있어 하늘빛과 구름의 그림자가 모두 어른거리네 그에게 묻노니 어찌 이처럼 맑을 수 있는가? 근원이 있어 살아 잇는 물이 흘러나오기 대문이네 원문 觀書有感(관서유감), 朱熹(주희) 半畝方塘一鑑開(반무방당일감개)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問渠那得淸如許(문거나득청여허) 爲有源頭活水來(위유원두활수래) 글자풀이 畝: 이랑, 사방 육 척(六尺)이 일보(一步), 백보(百步)가 일무(一畝)임 塘: 못 鑑: 거울 渠: 그, 인칭대명사, 여기서는 '塘'을 의인화하여 가리키는 말 那: 어찌 如許: 이와 같이, 이처럼 爲: ~때문이다 源頭: 샘의 근원 活水: 살아 있는 물, 신선한 물 감상 주희(1130-1200)의 자는 원회(元晦), 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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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상, <개성사>

해석 개성사에서(정지상) 백 걸음에 아홉 번 굽이돌며 가파른 산에 오르니 두어 칸 작은 집이 반공중에 걸려 있네 맑은 영천에선 차가운 물 떨어지고 창연한 옛 벽에는 푸른 이끼 얼룩졌네 바위 끝 늙은 소나무에 한 조각 달 걸려 있고 하늘 끝 구름 아래 점점이 산이로네 속세의 세상만사 이곳에는 못 이르니 은자만이 오랜 세월 한가함을 누리는구나 원문 開聖寺(개성사), 鄭知常(정지상) 百步九折登巑岏(백보구절등찬완) 家在半空惟數間(가재반공유수간) 靈泉澄淸寒水落(영천징청한수락) 古壁暗淡蒼苔斑(고벽암담창태반) 石頭松老一片月(석두송로일편월) 天末雲低千點山(천말운저천점산) 紅塵萬事不可到(홍진만사불가도) 幽人獨得長年閒(유인독득장년한) 글자풀이 開聖寺: 황해도 금천군의 성거산(聖居山)에 있던 절 折: 길이 굽이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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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창령, <규원>

해석 규방 여인의 원망(왕창령) 규중의 절은 아낙 근심을 몰라 봄날 짙게 화장하고 취루에 올랐다가 문득 길가 버들잎 빛을 보고 공명을 구하도록 남편 보낸 일 후회하네 원문 閨怨(규원), 王昌齡(왕창령) 閨中少婦不知愁(규중소부부지수) 春日凝妝上翠樓(춘일응장상취루) 忽見陌頭楊柳色(홀견맥두양류색) 悔敎夫婿覓封侯(회교부서멱봉후) 글자풀이 閨怨: 남편과 헤어져 홀로 규방에 있는 여인의 안타까움과 원망 愁: 근심 凝妝: 짙게 화장하다, '妝'은 '粧'과 같은 뜻 翠樓: 푸른색을 칠한 화려하고 아름다운 누각 陌頭: 길가, 길거리 敎: ~로 하여금 ~하게 하다, 사동의 의미 夫婿: 남편 覓: 찾다, 구하다 감상 왕창령(696-757)의 자는 소백(少伯)으로 섬서성 서안(西安) 사람입니다. 그의 작품은 청신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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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삼, <무위송유판관부적서행군>

해석 무위에서 적서 해영에 가는 유판관을 전송하며(잠삼) 화산의 5월엔 다니는 사람 적은데 그대 말타고 가는 것 보니 새처럼 빠르네 도호의 행영은 태백산의 서쪽 각소리 한번 울리자 변방의 하늘이 밝아오네 원문 武威送劉判官赴磧西行軍(무위송유판관부적서행군), 岑參(잠삼) 火山五月行人少(화산오월행인소) 看君馬去疾如鳥(간군마거질여조) 都護行營太白西(도호행영태백서) 角聲一動胡天曉(각성일동호천효) 글자풀이 武威: 중국 감숙성(甘肅省) 중부에 있는 현청소재지 磧: 모래사장, 사막 火山: 지금의 신강(新疆) 화염산(火焰山) 君: 그대 疾: 빠르다 都護: 관명(官名)으로 여기서는 고구려 유민 출신의 고선지(高仙芝)를 가리킴 行營: 군대가 진을 치고 있는 일정한 구역 太白: 서방의 태백성으로 서쪽 하늘에 보이는 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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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춘만>

해석 늦은 봄날(진화) 비 내린 뒤 정원에는 이끼가 가득하고 인적 없는 사립문은 한낮에도 닫혀 있네 파란 섬돌에 떨어진 꽃잎들 한 치나 쌓였는데 봄바람이 쓸어갔다 쓸어왔다 하는구나 원문 春晩(춘만), 陳澕(진화) 雨餘庭院簇苺苔(우여정원족매태) 人靜雙扉晝不開(인정쌍비주불개) 碧砌落花深一寸(벽체낙화심일촌) 東風吹去又吹來(동풍취거우취래) 글자풀이 簇: 모이다 苺苔: 이끼 扉: 사립문 碧: 푸르다 砌: 섬돌 감상 진화(?-?)는 고려시대 문인으로, 자는 대경(大景), 호는 매호(梅湖)입니다. 정확한 출생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에 의하면 1200년에 아직 혼인을 안 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보아 대략 1180년경에 태어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정중부의 난 때 문신을 보호해 주었던 판병부사 진준의 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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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제서림벽>

해석 서림사 벽에 쓰다(소식) 가로로 보면 산마루요 옆으로 보면 봉우리라 원근과 고저 보는 곳 따라 각각 다 다르네 여산의 진면목을 모르는 것은 다만 이 몸이 이 산속에 있기 때문이라네 원문 題西林壁(제서림벽), 蘇軾(소식) 橫看成嶺側成峰(횡간성령측성봉) 遠近高低各不同(원근고저각부동) 不識廬山眞面目(불식여산진면목) 只緣身在此山中(지연신재차산중) 글자풀이 西林: 강서(江西) 여산(廬山)에 있는 서림사 橫: 가로 嶺: 산마루 側: 세로 峰: 봉우리 廬山: 강서 구강(九江)에 있는 명산 只: 다만, 단지 緣: ~때문이다, ~에 연유하다 감상 소식(1037-1101)은 중국 송나라의 문장가로, 자는 자첨(子瞻), 호는 동파(東坡)입니다. 시(詩)와 사(詞), 서예(書藝)에도 능했으며, 당송팔대가 중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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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 <영정중월>

해석 우물 속 달을 읊다(이규보) 산승이 달빛을 탐하여 병 속에 물과 함께 길어 왔다네 절에 이르면 깨달으리라 병이 기울면 달 또한 빌 것을 원문 詠井中月(영정중월), 李奎報(이규보) 山僧貪月光(산승탐월광) 幷汲一甁中(병급일병중) 到寺方應覺(도사방응각) 甁傾月亦空(병경월역공) 글자풀이 詠: 읊다 貪: 탐하다, 욕심내다 幷: 아울러, 함께 甁: 병, 항아리 應: 응당, 마땅히 方: 바야흐로 傾: 기울다 감상 이규보(1168-1241)는 고려 중기의 문신이자 철학자로 자는 춘경(春卿), 호는 백운거사(白雲居士)입니다.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고구려의 건국신화를 다룬 동명왕편(東明王篇)을 지었고, 최씨 무신 집권기에 상국(相國)의 벼슬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신동이라는 호칭을 들으면서도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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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도, <춘망사>

해석 봄날을 바라보며(설도) 바람에 꽃잎은 날마다 장차 시들어 가는데 아름다운 기약은 오히려 아득하네 그대와 한마음 맺지를 못하고 공연히 풀로 동심결을 맺고 있네 원문 春望詞(춘망사), 薛濤(설도) 風花日將老(풍화일장로) 佳期猶渺渺(가기유묘묘) 不結同心人(불결동심인) 空結同心草(공결동심초) 글자풀이 將: 장차 老: 시들다 期: 기약하다 渺: 아득하다 同心結: 두 가닥 실을 고리를 내어 매는 매듭 空: 공연히 감상 설도(768-832)는 당나라 중기의 여류시인이자 기생으로, 자는 홍도(洪度)입니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음률에도 밝아서 8세에 시를 짓기도 하였으며, 14세에 아버지가 죽자 2년 뒤에 기녀가 되었습니다. 그녀의 문집으로 ≪금강집≫ 5권이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전해지지 않으며,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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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목, <청명>

해석 청명(두목) 청명 날에 비 부슬부슬 내리니 길 가는 나그네 마음 심란하게 하네 술 파는 곳이 어디냐고 물으니 목동이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 원문 淸明(청명), 杜牧(두목) 淸明時節雨紛紛(청명시절우분분) 路上行人欲斷魂(노상행인욕단혼) 借問酒家何處有(차문주가하처유) 牧童遙指杏花村(목동요지행화촌) 글자풀이 紛紛: 어지러이, 부슬부슬 斷魂: 심란한 모양 遙: 멀리 杏花: 살구꽃 감상 두목(803-852)은 당나라 말기의 낭만시인으로, 자는 목지(牧之), 호는 번천(樊川)입니다. 두보와 시풍이 비슷하여 '소두(小杜)'라 불렸으며, 오랜 기간 체류했던 강남의 아름다운 풍경과 직접 체험했던 향락적인 도시 생활을 노래한 시들을 즐겨 썼습니다. 특히 칠언절구를 잘 지었으며, 산문에도 뛰어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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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유, <신이오>

해석 꽃은 피고 지고(왕유) 나무 끝의 부용화 산속에서 붉은 봉오리를 터뜨렸네 계곡 어귀엔 적막하여 인적도 없는데 어지러이 피었다가 또 지는구나 원문 辛夷塢(신이오), 王維(왕유) 木末芙蓉花(목말부용화) 山中發紅萼(산중발홍악) 澗戶寂無人(간호적무인) 紛紛開且落(분분개차락) 글자풀이 辛夷塢: 망천(輞川)의 땅 이름으로, 망천 20경의 하나, '辛夷'는 목련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이고, '塢'는 둑, 제방의 의미 萼: 꽃받침, 여기서는 꽃봉오리 澗戶: 산골짜기의 계곡 어귀 紛紛: 어지러운 모양 감상 왕유(701-761)는 성당(盛唐) 시기에 활동한 시인이자 화가, 음악가이고, 자는 마힐(摩詰)이며 태원(太原) 사람입니다. 전원시(田園詩)를 잘 지어서 당시 제일의 산수전원시인으로 인정받았고, 시의 표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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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과 마지막

예문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이 세상의 (끝/마지막)은 어디일까? 어제 노래방에서 (끝/마지막) 노래는 BTS 노래였다. '끝'은 과정의 종점 '유시자, 필유종(有始者, 必有終)'이라는 말처럼 '처음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나 마지막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때 '처음'의 상대어가 '끝'과 '마지막'이 모두 가능합니다. 우리는 별 의미 없이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는 두 단어의 결정적인 차이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끝'은 한 덩어리로 된 사물의 가장자리 또는 계속되던 것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는 곳이나 때를 말하고, 보통 '손 끝', '하늘 끝', '연필 끝'처럼 공간이나 사물에 주로 쓰입니다. 계속되던 것, 쭉 이어지는 과정에 놓여 있던 것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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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 <춘사>

해석 춘사(이백) 연나라의 풀이 파란 실과 같을 때 진나라의 뽕나무 푸른 가지 낮게 드리웠네 그대 돌아갈까 생각하는 날 이 첩은 애간장이 끊어지는 때지요 봄바람은 나를 알지도 못하면서 무슨 일로 비단 휘장 안으로 불어오는지? 원문 春思(춘사), 李白(이백) 燕草如碧絲(연초여벽사) 秦桑低綠枝(진상저녹지) 當君懷歸日(당군회귀일) 是妾斷腸時(시첩단장시) 春風不相識(춘풍불상식) 何事入羅幃(하사입나위) 글자풀이 燕: 지금의 허베이(河北) 지방, 허베이는 날씨가 추워서 초목이 늦게 싹틈 碧絲: 푸른 실, 하북은 기온이 낮아 초목의 성장이 느려서 다른 지방의 풀들에 비해 가늘다는 것을 실로 표현함 秦: 지금의 섬서 지역 低綠枝: 푸른 가지를 낮게 드리움, 섬서 지방은 따뜻해서 뽕나무 잎이 빨리 자라서 가지가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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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무제>

해석 무제(이상은) 만나기도 어렵지만 헤어지긴 더 어려워 시들어 지는 꽃을 봄바람인들 어이하겠는가 봄 누에는 죽을 때까지 실을 뽑고 초는 재가 되어야 눈물 비로소 마르리 새벽에 거울 보면서 오직 구름 같은 머리 세는 것 근심하며 잠 못 이뤄 시 읊는 밤에 응당 달빛은 차리 봉래산은 여기서 멀지 않으니 파랑새야, 살며시 나를 위해 찾아봐 주려무나 원문 無題(무제), 李商隱(이상은) 相見時難別亦難(상견시난별역난) 東風無力百花殘(동풍무력백화잔) 春蠶到死絲方盡(춘잠도사사방진) 蠟炬成灰淚始乾(납거성회누시간) 曉鏡但愁雲鬢改(효경단수운빈개) 夜吟應覺月光寒(야음응각월광한) 蓬萊此去無多路(봉래차거무다로) 靑鳥殷勤爲探看(청조은근위탐간) 글자풀이 難: 어렵다 殘: 시들다 春蠶: 봄누에 絲: 실 蠟炬: 촛불 灰: 재 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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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 <절구>

해석 절구(최충) 뜰에 가득한 달빛은 연기나지 않는 촛불 깊숙하게 들어와 앉은 산빛은 부르지 않은 손님 다시 악보 없는 곡을 타는 솔 거문고도 있지만 다만 진귀하고 소중해 남에게 전하지 못하네 원문 絶句(절구), 崔沖(최충) 滿庭月色無煙燭(만정월색무연촉) 入座山光不速賓(입좌산광불속빈) 更有松絃彈譜外(갱유송현탄보외) 只堪珍重未傳人(지감진중미전인) 글자풀이 煙: 연기 燭: 촛불 速: 부르다, 초청하다 更: 다시, 게다가 彈譜外: 악보에 없는 것을 타다 只: 다만 堪; 능하다(=能) 珍重: 진귀하고 소중하다 감상 최충(?-1068)은 자는 호연(浩然)으로 해주 사람입니다. 목종 때 장원급제하였고, 문장과 글씨에 능해 해동공자(海東公子)라고 불렸으며, 시호는 문헌(文憲)입니다. 고려 유학을 꽃피웠고,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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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삼, <강진>

해석 강진(조수삼) 풍년이 되기를 원치 않고 흉년을 원하노니 흉년이면 세금 부과라도 혹시 줄여 줄까 해서라네 면화의 흰 꽃이 벌어지려 하는데 먼저 베를 거둬가고 벼를 아직 탈곡도 않았는데 전세 납부 재촉하네 좋은 약이라도 백성의 병을 고치기 어려우니 조정에 바라는 건 어진이 가려 보내주는 것이네 이름난 성 고을마저 쓸쓸한 곳이 많으니 남쪽으로 온 지 열흘 동안 한결같이 가슴만 아프네 원문 康津(강진), 趙秀三(조수삼) 不願豊年願儉年(불원풍년원검년) 儉年租賦或停蠲(검년조부혹정견) 綿將吐雪先徵布(면장토설선징포) 禾未登場趣稅田(화미등장취세전) 上藥難醫黎首疾(상약난의려수질) 中朝只仗簡心賢(중조지장간심현) 名城郡國多寥落(명성군국다요락) 十日南來一痛然(십일남래일통연) 글자풀이 儉年: 흉년 租賦: 구실 綿: 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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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장, <회향우서>

해석 고향으로 돌아와서(하지장) 어려서 집을 떠나 늙어서야 돌아오니 사투리는 변함 없으나 귀밑머리 다 빠졌네 아이들은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손님은 어디서 오셨나요 웃으며 묻네 원문 回鄕偶書(회향우서), 賀知章(하지장) 少小離家老大回(소소이가노대회) 鄕音無改鬢毛衰(향음무개빈모쇠) 兒童相見不相識(아동상견불상식) 笑問客從何處來(소문객종하처래) 글자풀이 偶: 우연히 鄕音: 사투리 鬢毛衰: 귀밑머리가 줄다, 살쩍이 빠지다 감상 하지장(659-744)은 초당(初唐) 시인으로, 자는 계진(季眞), 호는 사명광객(四明狂客)입니다. 당나라 월주(지금의 절강성) 사람이며, 두보의 에 등장하는 첫 번째 인물이기도 합니다. 초서와 예서에 뛰어났고, ≪전당시≫에 20여 수의 작품이 전해지는데, 참신한 시풍으로 평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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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삼, <봉입경사>

해석 서울로 가는 사신을 만나(잠삼) 동으로 고향 땅을 바라보니 길이 아득히 멀어 양 옷소매 다 젖어도 눈물이 마르지 않네 말 위에서 만나다 보니 종이와 붓이 없어 그대에게 부탁하니 잘 있다는 안부 좀 전해주오 원문 逢入京使(봉입경사), 岑參(잠삼) 故園東望路漫漫(고원동망로만만) 雙袖龍鐘淚不乾(쌍수용종누불간) 馬上相逢無紙筆(마상상봉무지필) 憑君傳語報平安(빙군전어보평안) 글자풀이 逢: 만나다 漫漫: 길이 멀고 먼 모양 袖: 옷소매 龍鐘: 눈물이 흘러서 젖는 모양 乾: 마르다 憑: 부탁하다 감상 잠삼(715-770)은 성당(盛唐)의 시인으로, 변새시(邊塞詩)로 유명합니다. 변새시는 변방의 풍경과 생활이나 종군하는 병사들의 고통과 향수를 주제로 한 시들을 말합니다. 그래서 잠삼은 변새의 황량한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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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연, <야설>

해석 들판의 눈(이양연) 눈을 뚫고 들 가운데를 갈 때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럽게 하지 마라 오늘 아침에 내가 다닌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의 이정표를 만들 것이니 원문 野雪(야설), 李亮淵(이양연) 穿雪野中去(천설야중거)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今朝我行跡(금조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글자풀이 穿: 뚫다 跡: 자취 遂: 드디어, 마침내 程: 길 감상 이 시는 이양연(1771-1853)의 오언절구의 작품으로 ≪임연당별집≫에 실려 있습니다. 이양연의 본관은 전주, 자는 진숙(晋叔), 호는 임연(臨淵)이며, 광평대군 이여의 후손입니다. 어릴 때부터 문장이 뛰어나서 후학들이 그의 문장을 앞다투어 암송하였다고 합니다. 성리학에도 밝았고, 만년에는 후학 교육에 힘썼으며, 노년까지도 학문을 게을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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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 <지연>

해석 종이 연(박제가) 들이 좁고 바람이 약해서 뜻대로 날지 못해 햇빛에 흔들거리며 연줄을 당기고 있네 천하의 홰나무 다 쳐서 없애면 새가 사라지고 구름이 날아가듯 연이 날아 속이 후련하네 원문 紙鳶(지연), 朴齊家(박제가) 野小風微不得意(야소풍미부득의) 日光搖曳故相牽(일광요예고상견) 削平天下槐花樹(삭평천하괴화수) 鳥沒雲飛乃浩然(조몰운비내호연) 글자풀이 鳶: 연 搖: 흔들리다 曳: 끌다 削: 깎다 槐: 홰나무 浩: 크다 감상 박제가(1750-1805)의 본관은 밀양, 자는 차수(次修), 호는 초정(楚亭)으로, 승지 박평(朴坪)의 아들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시·서·화에 뛰어났고, 당대 이덕무와 유득공 등 북학파들과 교유하였습니다. 저서로는 ≪북학의(北學議)≫, ≪정유집(貞蕤集)≫, ≪명농초고(明農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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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주, <춘>

해석 봄(정몽주) 봄비 가늘어 방울지지 않더니 밤중에야 희미하게 소리 들리네 눈 녹아 남쪽 개울물 불어나니 얼마씩 풀싹이 돋아날까? 원문 春(춘), 鄭夢周(정몽주)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多少草芽生(다소초아생) 글자풀이 滴: 물방울, 방울지다 夜中: 밤중, 깊은 밤 微: 작다 雪盡: 눈이 녹다 多少: 얼마나, 어느 정도 芽: 싹 감상 이 시는 포은 정몽주(1337-1392)의 오언절구 작품입니다. 포은은 고려 말기의 문인 겸 학자로, 자는 달가(達可), 호는 포은(圃隱)입니다. 충숙왕 때 외교가로서 이름을 날렸고, 시문에도 뛰어나서 많은 시가 전해집니다. 시는 기상이 크고 시상이 활달했으며, 목은 이색으로부터 우리나라 성리학의 시조로 평가를 받기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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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식, <감로사차운>

해석 감로사에서(김부식) 속된 나그네 오지 않는 곳 올라와 굽어보니 마음이 맑아지네 산 모양은 가을에 더욱 아름답고 강 빛은 밤에도 여전히 밝네 흰 새 높이 날아가 버리고 외로운 배 홀로 가볍게 가네 부끄럽네 달팽이 뿔 위에서 반평생 공명만 찾았으니 원문 甘露寺次韻(감로사차운), 金富軾(김부식) 俗客不到處(속객부도처) 登臨意思淸(등림의사청) 山形秋更好(산형추갱호) 江色夜猶明(강색야유명) 白鳥高飛盡(백조고비진) 孤帆獨去輕(고범독거경) 自慚蝸角上(자참와각상) 半世覓功名(반세멱공명) 글자풀이 俗: 속세, 세속 猶: 오히려, 여전히 帆: 배 慚: 부끄럽다 蝸角上: 달팽이 뿔 위, ≪장자≫에 달팽이 왼쪽 뿔에 사는 촉씨와 오른쪽 뿔에 사는 만씨 두 부족이 서로 싸우는 우화를 전고로 사용 覓: 찾다 감상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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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유, <종남별업>

해석 종남산 별장(왕유) 중년이 되면서 자못 도를 좋아하여 만년에야 남산 기슭에 집을 지었네 흥이 나면 늘 혼자 나서니 좋은 일은 그저 나 혼자만 알 뿐 수원지 끝까지 가 보기도 하고 앉아서 구름이 피어나는 것을 보기도 하네 우연히 숲 속에서 노인이라도 만나면 서로 담소하느라 돌아갈 줄 모른다네 원문 終南別業(종남별업), 王維(왕유) 中歲頗好道(중세파호도) 晩家南山陲(만가남산수) 興來每獨往(흥래매독왕) 勝事空自知(승사공자지) 行到水窮處(행도수궁처) 坐看雲起時(좌간운기시) 遇然値林叟(우연치임수) 談笑無還期(담소무환기) 글자풀이 別業: 별장 中歲: 중년 南山: 왕유가 별장을 지은 종남산 陲: 근처, 변두리 勝: 훌륭하다 値: 만나다 叟: 노인 還期: 집으로 돌아갈 시간 감상 왕유(700-761)는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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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장, <제원씨별업>

해석 원씨 별장에서(하지장) 주인과는 서로 모르는 처지지만 마주 앉은 것은 경치 때문이라네 술 사 올 것 너무 걱정하지 마시게 주머니 속에 돈은 넉넉히 있으니 원문 題袁氏別業(제원씨별업), 賀知章(하지장) 主人不相識(주인불상식) 偶坐爲林泉(우좌위임천) 莫謾愁沽酒(막만수고주) 囊中自有錢(남중자유전) 글자풀이 題: 제하다 別業: 별장 偶: 짝 林泉: 자연 경치 謾: 함부로 하다 囊: 주머니 錢: 돈 감상 하지장(659-744)은 초당(初唐) 시인으로, 자는 계진(季眞), 호는 사명광객(四明狂客)입니다. 당나라 월주(지금의 절강성) 사람이며, 두보의 에 등장하는 첫 번째 인물이기도 합니다. 초서와 예서에 뛰어났고, ≪전당시≫에 20여 수의 작품이 전해지는데, 참신한 시풍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성품도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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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춘망>

해석 봄을 바라며(두보) 나라가 무너져도 산하는 그대로이고 성에 봄이 오니 초목만 우거졌구나 시절을 한탄하니 꽃이 눈물을 뿌리게 하고 헤어짐을 슬퍼하니 새가 마음을 놀라게 하네 봉화가 석 달 동안 이어지니 집에서 오는 편지는 만금이나 나가네 흰머리는 긁을수록 더 짧아져 도무지 비녀를 이기지 못할 듯하네 원문 春望(춘망), 杜甫(두보)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感時花濺淚(감시화천루)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글자풀이 破: 무너지다 濺: 흩뿌리다 淚: 눈물 驚: 놀라다 烽火: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 알리는 불 신호, 전쟁의 상징 抵: 해당하다 搔: 긁다 更: 다시 渾: 다, 거의 簪: 비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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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둥이와 엉덩이

예문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문지방에 (궁둥이/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시골집 아랫목에서 뜨끈하게 (궁둥이/엉덩이)를 지졌다. 설명 우리가 어릴 적 불렀던 동요에 "어린 송아지가 큰 솥에 앉아~"로 시작하는 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한 번쯤은 불러봤을 이 노래 중간에 "엄마! 엄마! 엉덩이가 뜨거워"라는 가사가 보입니다. 우스갯소리로 "흰말 궁둥이나 백말 엉덩이나"라는 말도 있고요. 여기에 나오는 '엉덩이'와 '궁둥이'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엉덩이'는 사람이나 동물의 둔부(두 다리가 몸통과 만나는 허리 아래서부터 허벅다리 뒤쪽 위)를 말합니다. 볼기의 윗부분으로 바닥에 닿지 않는 허리 아래 부분까지가 해당됩니다. 반면 '궁둥이'는 엉덩이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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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창령, <출새>

해석 변경으로 나가(왕창령) 진나라 때에도 비치던 밝은 달, 한나라 때에도 있던 관문 만리 밖 싸움 나간 군사 아직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지 단지 용성의 비장군만 있었다면 오랑캐 군대 음산을 넘지 못하게 했을 것을 원문 出塞(출새), 王昌齡(왕창령) 秦時明月漢時關(진시명월한시관) 萬里長征人未還(만리장정인미환) 但使龍城飛將在(단사용성비장재) 不敎胡馬度陰山(불교호마도음산) 글자풀이 關: 관문 但使: 단지 ~하기만 하면 胡: 오랑캐 度: 건너다, 넘다 감상 왕창령(696-757)의 자는 소백(少伯)으로 섬서성 서안(西安) 사람입니다. 그의 작품은 청신하고 격조가 높다는 평을 받으며, 특히 규원시(閨怨詩)와 변새시(邊塞詩)가 유명합니다. 절구에도 뛰어났고, 특히 칠언절구는 이백을 제외하고는 견줄 사람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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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량, <오자서묘>

해석 오자서 사당(박인량) 눈을 빼 동문에 걸었어도 분이 아직 삭지 않아 푸른 강 천고에 파도를 일으키네 지금 사람들 선현의 뜻을 모르니 다만 조수의 높이가 몇 자인가를 묻네 원문 伍子胥廟(오자서묘), 朴寅亮(박인량) 掛眼東門憤未消(괘안동문분미소) 碧江千古起波濤(벽강천고기파도) 今人不識前賢志(금인불식전현지) 但問潮頭幾尺高(단문조두기척고) 글자풀이 廟: 사당 掛眼: 눈알을 뽑아 걸다 憤: 분하다 消: 사라지다 前賢: 예전의 어진 사람, 여기서는 오자서를 말함 潮: 조수 幾: 몇 감상 박인량(?-1096)은 자는 대천(代天), 호는 소화(小華)이고, 평주 사람이라고 합니다. 고려 문종 때 과거에 급제하였고, 문장이 맑고 고상하여 송나라와 요나라에 보내는 외교문서는 모두 박인량이 초안을 작성할 정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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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월야>

해석 달밤(두보) 오늘 밤 부주의 달을 규방에서 단지 홀로 보겠구나 멀리서 어린애들을 가련히 여기나니 장안 그리는 마음 이해하지 못하겠지 향기로운 안개에 구름 같은 머리 젖고 맑은 달빛에 옥같은 팔이 차가우리 어느 때나 휘장에 기대어 둘이서 달빛 받아 눈물 말리리 원문 月夜(월야), 杜甫(두보) 今夜鄜州月(금야부주월) 閨中只獨看(규중지독간) 遙憐小兒女(요련소아녀) 未解憶長安(미해억장안) 香霧雲鬟濕(향무운환습) 淸輝玉臂寒(청휘옥비한) 何時倚虛幌(하시의허황) 雙照淚痕乾(쌍조루흔간) 글자풀이 鄜州: 고을 이름, 지금의 섬서성 부현(鄜縣) 지방, 난을 피하여 두보의 가족들이 잠시 머물던 곳 閨: 안방 獨看: 부인 혼자서 본다 遙: 멀다 憐: 가련하다 小兒女: 어린 자식들 雲鬟: 구름 같은 머리쪽, 부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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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 <송우인>

해석 친구를 보내며(이백) 푸른 산은 북쪽 성곽에 빗겨 있고 흰 물은 동쪽 성을 감돌아 흐르네 여기서 일단 이별하면 외로운 다북쑥처럼 만리 길을 가겠지 뜬 구름은 나그네의 마음이고 지는 해는 친구의 정이라네 손을 흔들며 이제 떠나갈 때 처량하게 무리를 떠난 말이 우는구나 원문 送友人(송우인), 李白(이백) 靑山橫北郭(청산횡북곽) 白水遶東城(백수요동성) 此地一爲別(차지일위별) 孤蓬萬里征(고봉만리정) 浮雲遊子意(부운유자의) 落日故人情(낙일고인정) 揮手自玆去(휘수자자거) 蕭蕭班馬鳴(소소반마명) 글자풀이 橫: 가로 郭: 바깥 성곽 遶: 두르다, 에워싸다 蓬: 다북쑥 浮雲: 나그네의 마음과 생활이 정처없음을 비유 落日: 떠나가는 사람을 만류할 수 없는 시인의 아쉬운 마음 비유 揮: 흔들다 蕭蕭: 처량한 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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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인 삶을 살자

주체가 없는 구관조의 말 구욕새는 남쪽 지방에서 나는 새로, 구관조(九官鳥)라고도 합니다. 사람들이 이 새를 그물로 잡아서 말하는 법을 훈련시키면 한참이 지나서 사람의 말을 흉내낼 줄 알게 됩니다. 그러나 단지 몇 마디 말만 흉내를 내는데 그칠 뿐이라서 하루종일 부르짖어도 그저 몇 가지 어휘에 불과할 정도로 사용량은 미미했습니다. 어느 날인가 매미가 뜰에서 울고 있는데, 구관조가 그 소리를 듣고는 비웃었습니다. 그러자 매미가 구관조에게 "네가 사람의 말을 할 줄 아니 참으로 좋구나. 그렇지만 네가 하는 말은 진정한 말이라고 할 수가 없어. 어떻게 내 생각대로 마음껏 우는 나만 같겠냐?"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들은 구관조는 머리를 숙이고 부끄러워하였으며, 이후로 죽을 때까지 다시는 사람의 말을 흉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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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식구

예문과 설명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모든 직원을 한 (가족/식구)처럼 여긴다. 유년 시절 비좁은 방에서 아홉 (가족이/식구가) 생활했다. 가족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집단으로, 영원한 아군들의 보금자리일 것입니다. 우리가 좀 더 건강한 가족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있어야 하고, 적극적인 감정표현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가족'과 '식구'를 크게 구별하지 않고 편안하게 사용합니다. 그렇지만 한자어를 분석해보면, '한 집에 속한 무리'가 '가족(家族)'이고,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이 '식구(食口)'라고 되어 있어서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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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야독작(1)-이백을 떠올리며(春日憶李白)

봄, 이백을 떠올리다 바람에도 향기가 느껴지는 계절이다. 햇살을 머금은 벚꽃들이 찬연한 자태를 뽐내며 봄은 그렇게 다가오고 있다. 봄의 전령사 노릇을 하는 벚꽃을 예전에는 앵화(櫻花)라고도 하였는데, 지금과 같이 보고 즐기는 대상은 아니었다. 조선시대의 벚꽃은 완상의 대상이 아니라, 배꽃과 살구나무꽃이 핀 마을 너머에서 불어오는 '이화풍(梨花風)'과 '행화풍(杏花風)'이 문인들의 시흥을 돋우는 역할을 대신하였다. 이백(李白)이 복사꽃, 오얏꽃이 흩날리는 정원에서 형제들과 술자리를 벌이던 때도 지금과 별반 다르진 않았으리라[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梨園書)] . 공자도 ≪논어≫에서 "술은 일정한 양은 없었지만, 취함에 절도가 있었다(酒無量, 不及亂)"고 하셨고, 또 "말 안 할 사람과 말을 하는 것은 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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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야독작(2)-술에 대한 예의를 다하며

술, 예를 다하다 술을 마실 때는 먼저 그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처음 주법(酒法)을 배우는 군자의 마음으로 오만한 마음을 경계하고 선한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속인(俗人)의 마음에서 마치 취마(醉魔)가 일어나듯이 온갖 마심(魔心)이 일어나 마음을 상하게 하고 덕을 잃게 되는 것이다. 술이라는 것은 속인(俗人)이 마시면 흥락(興樂)을 얻고, 무인(武人)이 마시면 강락(剛樂)을 얻고, 군자(君子)가 마시면 청락(淸樂)을 얻고, 도인(道人)이 마시면 선락(仙樂)을 얻는다고 하였다. 세상 만물지중(萬物之中)에 이러한 신약(神藥)이 또 어디 있으랴. 마음의 정리가 끝나면 조용히 병을 든다. 술병에 들어있는 술은 태극의 상태로서 하늘의 기운이 아직 운행하지 않은 것이라면, 술병의 술이 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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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상, <송인>

해석 대동강(정지상) 비가 그친 긴 둑에 풀빛은 많은데 남포에서 그대를 보내니 슬픈 노래 울려 퍼지네 대동강 물은 어느 때 다할 것인가? 이별의 눈물이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해지네 원문 大同江(대동강), 鄭知常(정지상)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別淚年年添綠波(별루연년첨록파) 글자풀이 歇: 그치다 堤: 둑 南浦: 중국의 시인 굴원의 시에서 유래한 이별의 장소 盡: 다하다 別: 이별 淚: 눈물 添: 더하다 綠: 푸르다 波: 파도 감상 이 시는 고려 중기 문인인 정지상(?-1135)은 서경 출신으로, 초명은 지원(之元), 호는 남호(南湖)입니다. 이 시는 칠언절구의 송별시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화자의 안타까운 정서가 절묘하게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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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호연, <유별왕시어유>

해석 왕유와 헤어지며(맹호연) 쓸쓸하게 결국 무엇을 기다렸던가? 날마다 부질없이 돌아올 뿐이었지 향기로운 풀을 찾아 떠나려 하니 그대와 이별함이 아쉽구나 권세자는 그 누가 도와줄까? 날 알아주는 사람 세상에 드물구나 그저 쓸쓸하고 적막함을 지켜야 할 텐데 돌아가서 고향집 사립문을 닫고 지내리라 원문 留別王侍御維(유별왕시어유), 孟浩然(맹호연) 寂寂竟何待(적적경하대) 朝朝空自歸(조조공자귀) 欲尋芳草去(욕심방초거) 惜與故人違(석여고인위) 當路誰相假(당로수상가) 知音世所稀(지음세소희) 只應守索寞(지응수삭막) 還掩故園扉(환엄고원비) 글자풀이 留別: 길을 떠나는 사람이 머물러 있는 사라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것, 송별의 반의어 侍御: 왕유의 벼슬 이름 寂寂: 쓸쓸하고 고요한 모양 朝朝: 매일 尋: 찾다 故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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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교, <유자음>

해석 나그네의 노래(맹교) 자애로우신 어머니 수중의 바느질로 바로 길 떠나는 아들이 입을 옷을 만들었지 떠날 때 촘촘히 기우시는 것은 행여 늦게 돌아올까 걱정하신 때문인가 누가 말하리오, 한 치 풀같이 미약한 효심으로 봄날의 따스한 빛 같은 어머니 마음을 보답할 수 있다고 원문 遊子吟(유자음), 孟郊(맹교) 慈母手中線(자모수중선) 遊子身上衣(유자신상의) 臨行密密縫(임행밀밀봉) 意恐遲遲歸(의공지지귀) 誰言寸草心(수언촌초심) 報得三春暉(보득삼춘휘) 글자풀이 遊子吟: 악부의 노래 제목으로, ≪악부시집≫에서 잡곡(雜曲)으로 넣고 있는 이 곡은 그 내용이 대부분 집을 떠난 나그네를 노래한 것 慈: 자애롭다 線: 바느질 蜜蜜: 촘촘히 恐: 두려워하다 誰: 누구 寸草心: 자식의 효심이 보잘것없음을 비유 三春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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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강촌>

해석 강마을(두보) 맑은 강 한 굽이 마을을 안고 흐르는데 긴 여름 강 마을에는 만사가 한가롭네 절로 갔다 절로 오는 것은 들보 위의 제비요 서로 친하고 서로 가까이하는 것은 물 위의 갈매기로네 늙은 아내는 종이에 줄을 그어 바둑판을 만들고 어린 아들은 바늘을 두들겨 낚시 바늘을 만드노라 병약한 몸에 필요한 것이라곤 그저 약물 뿐 하찮은 이내 몸이 이 밖에 또 무엇을 바라리오 원문 江村(강촌), 杜甫(두보) 淸江一曲抱村流(청각일곡포촌류) 長夏江村事事幽(장하강촌사사유) 自去自來梁上燕(자거자래양상연) 相親相近水中鷗(상친상근수중구) 老妻畵紙爲棋局(노처화지위기국) 稚子敲針作釣鉤(치자고침작조구) 多病所須唯藥物(다병소수유약물) 微軀此外更何求(미구차외갱하구) 글자풀이 曲; 굽이 抱: 안다 梁: 대들보 燕: 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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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호연, <과고인장>

해석 벗의 농장에 들러(맹호연) 오랜 벗이 닭과 기장 준비하고 시골집에 오늘 나를 청하였네 푸른 나무들이 마을 가에 모여 있고 청산은 먼 교외에 비스듬히 보이네 창 열어 채마밭과 마당을 마주하고 술 들어 뽕과 삼에 대해 이야기하네 중양절 되기를 기다려 다시 와 국화에 다가가야지 원문 過故人莊(과고인장), 孟浩然(맹호연) 故人具鷄黍(고인구계서) 邀我至田家(요아지전가) 綠樹村邊合(녹수촌변합) 靑山郭外斜(청산곽외사) 開軒面場圃(개헌면장포) 把酒話桑麻(파주화상마) 待到重陽日(대도중양일) 還來就菊花(환래취국화) 글자풀이 過: 방문하다 故人: 친구 具: 갖추어 놓다 鷄黍: 닭과 기장(농촌에서 잔치를 베풀 때 차리는 음식) 邀: 부르다, 맞이하다 田家: 시골집 邊: 가, 가장자리 斜: 비스듬하다 郭外: 성 밖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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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유객>

해석 나그네(김시습) 나그네 청평사에 와서는 봄 산을 마음대로 노니는구나 새 우니 외로운 탑 고요하고 흐르는 작은 시내엔 꽃들이 떨어지네 맛있는 채소는 때를 알아 풍성해지고 향기로운 버섯은 비를 맞아 부드럽네 시 읊조리며 선동에 들어가니 내 평생의 근심 사라지는구나 원문 有客(유객), 金時習(김시습) 有客淸平寺(유객청평사) 春山任意遊(춘산임의유) 鳥啼孤塔靜(조제고탑정) 花落小溪流(화락소계류) 佳菜知時秀(가채지시수) 香菌過雨柔(향균과우유) 行吟入仙洞(행음입선동) 消我百年憂(소아백년우) 글자풀이 淸平寺: 강원도 춘천에 있는 절 任意: 마음대로 啼: 울다 佳菜; 맛있는 채소 秀: 풍성하다 香菌: 향기로운 버섯 吟: 읊조리다 消: 사라지다 감상 김시습(1435-1493)은 자는 열경(悅卿), 호는 매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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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여야서회>

해석 객지에서 밤을 새우며(두보) 보드라운 풀에 바람 이는 언덕 우뚝한 돛대를 단 외로운 밤배 별이 드리우니 벌판 너르게 보이는데 달이 용솟음치는 장강 흘러흘러 가네 이름이 어찌 문장으로 드러나리요마는 벼슬은 늙고 병들어 그만두었네 정처 없는 이 몸 무엇과 같은가 천지간에 홀로 나는 갈매기라네 원문 旅夜書懷(여야서회), 杜甫(두보)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星垂平夜闊(성수평야활) 月湧大江流(월용대강류) 名豈文章著(명기문장저) 官因老病休(관인노병휴)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글자풀이 書懷: 감회를 적다 危檣: 높이 솟은 돛대 垂: 드리우다 闊: 트이다 湧: 샘솟다, 용솟음치다 江: 장강(양쯔강) 休: 그만두다 飄飄: 이리저리 정처 없이 떠도는 모습 何所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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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절구 이수>

해석 절구 이수(두보) 봄날 나른한 날 강과 산이 아름답고 봄바람에 꽃과 풀은 향기롭구나 진흙이 녹으니 제비가 날고 모래가 따뜻해 원앙새 잠드네 고향이 그리워 강물이 파라니 새는 더욱 희고 산이 푸르니 꽃은 불타는 듯하구나 올 봄은 보아하니 또 가고 있으니 언제가 고향에 돌아가는 해일까? 원문 絶句 二首(절구 이수), 杜甫(두보) 其一(기일) 遲日江山麗(지일강산려) 春風花草香(춘풍화초향) 泥融飛燕子(이융비연자) 沙暖睡鴛鴦(사난수원앙) 其二(기이) 江碧鳥逾白(강백조유백) 山靑花慾然(산청화욕연)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 글자풀이 遲日: 시간이 더디 가는 봄날 麗: 아름답다 泥融: 봄이 되어 얼었던 흙이 녹다 燕子: 제비 沙: 모래 睡: 잠자다 江: 사천성 성도의 금강 碧: 푸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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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거이, <부득고원초송별>

해석 부득고원초송별(백거이) 더부룩한 언덕 위의 풀은 해마다 시들었다 다시 우거지네 들불에 타도 다 없어지지 않고 봄바람이 불면 또 자라나네 멀리 향기로운 풀 옛길을 덮고 맑은 날 푸른 빛 황폐한 성까지 닿아 있네 또 다시 당신을 떠나보내니 무성한 풀같이 이별의 슬픔 가득하네 원문 賦得古原草送別(부득고원초송별), 白居易(백거이) 離離原上草(이리원상초) 一歲一枯榮(일세일고영) 野火燒不盡(야화소부진) 春風吹又生(춘풍취우생) 遠芳侵古道(원방침고도) 晴翠接荒城(청취접황성) 又送王孫去(우송왕손거) 萋萋滿別情(처처만별정) 글자풀이 離離: 풀이 어지럽고 무성한 모양 枯: 마르다, 시들다 榮: 꽃이 피다 燒: 불타다 盡: 다하다 吹: 불다 遠芳: 먼 곳까지 자라난 향기로운 풀 晴翠: 맑은 날 보이는 풀의 녹색 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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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원, <강설>

해석 강설(유종원) 모든 산에는 새들도 날지 않고 수많은 길에는 인적도 끊어졌네 외로운 배에 도롱이와 삿갓 쓴 노인네 눈 내리는 차가운 강에서 홀로 낚시질하네 원문 江雪(강설), 柳宗元(유종원)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萬徑人蹤滅(만경인종멸)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글자풀이 千山: 모든 산 絶: 끊어지다 萬徑: 수많은 길 蹤: 발자취 蓑: 도롱이 笠: 삿갓 釣: 낚시 감상 유종원(773-819)은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으로, 자는 자후(子厚)입니다. 당대(唐代) 한유와 함께 고문 운동을 주도하였고,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칭송받고 있습니다. 이 시는 유종원이 귀양을 갔을 때 지은 것으로, 낚시하는 노인의 모습을 통해 시인이 지향하는 고결한 정신세계를 보여주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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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지환, <등관작루>

해석 관작루에 올라(왕지환) 해는 산에 기대어 지고 황하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네 천 리를 다 바라보려고 다시 누각을 한층 떠 오르네 원문 登鸛雀樓(등관작루), 王之煥(왕지환) 白日依山盡(백일의산진) 黃河入海流(황하입해류) 欲窮千里目(욕궁천리목) 更上一層樓(갱상일층루) 원문풀이 白日: 백일 依: 의지하다, 기대다 盡: (해가)지다 欲: ~하려고 하다 窮: 끝까지 다하다 千里目: 천 리 밖을 바라보다 更: 다시 감상 왕지환(695-?)은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으로, 변방의 일과 전쟁을 제재로 한 시를 많이 지었습니다. 모함을 받아서 15년 동안 유랑하면서 지은 시가 많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망실되고 현재 6수만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시는 모택동 주석이 가장 애송한 시이자, 중국 중학생들이 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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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호연, <춘효>

해석 봄 새벽(맹호연) 봄잠에 날 새는 줄 몰랐더니 곳곳에서 새 지저귀는 소리 들려오네 간밤에 비바람 소리 들렸으니 꽃은 얼마나 졌을까 원문 春曉(춘효), 孟浩然(맹호연) 春眠不覺曉(춘면불각효) 處處聞啼鳥(처처문제조) 夜來風雨聲(야래풍우성) 花落知多少(화락지다소) 글자풀이 曉: 새벽 眠: 잠자다 覺: 깨닫다 處處: 곳곳, 여기저기 啼鳥: 새가 울다 來: 어조사로 의미 없음 多少: 얼마나 감상 맹호연(689-740)은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으로, 이름은 호(浩), 자는 호연(浩然)입니다. 절개와 의리를 중요하게 여겼고, 평생 전원에 묻혀 살았기 때문에 자연을 노래한 시가들이 많았습니다. 도연명의 영향을 받았고, 왕유와 함께 자연파 시인으로 전해집니다. 이 시는 화자가 나른한 봄날에 늦잠에서 깨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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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 <금릉주사유별>

해석 금릉 술집에서 이별하며(이백) 바람이 버들 꽃을 불어서 술집은 향기로 가득하고 오나라 여인은 술을 거르며 나그네 불러 맛보라 하네 금릉의 자제들이 와서 송별해 주니 가려다가 가지 않고 각자 잔을 다시 다 비우네 그대에게 묻노니 저기 동쪽으로 흐르는 강과 이별하는 이 심정 어느 것이 더 긴가? 원문 金陵酒肆留別(금릉주사유별), 李白(이백) 風吹柳花滿店香(풍취유화만점향) 吳姬壓酒喚客嘗(오희압주환객상) 金陵子弟來相送(금릉자제내상송) 欲行不行各盡觴(욕행불행각진상) 請君試問東流水(청군시문동류수) 別意與之誰短長(별의여지수단장) 글자풀이 金陵: 지금의 남경시 酒肆: 술집 吳姬: 오 지방의 여인, 여기서는 술집 아낙 壓酒: 술을 거르다 觴: 술잔 誰: 누구, 어느 감상 이백(701-762)의 자는 태백(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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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유, <녹시>

해석 사슴 울타리(왕유) 빈 산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단지 사람의 말소리만 들려오네 석양빛 깊은 숲 속을 들어와 다시 푸른 이끼 위에 비치네 원문 鹿柴(녹시), 王維(왕유) 空山不見人(공산불견인) 但聞人語響(단문인어향) 返景入深林(반경입심림) 復照靑苔上(부조청태상) 글자풀이 柴: 울타리, 울짱 人: 주인 但: 다만 響: 소리 返景: 동쪽으로 되비치는 빛, 즉 석양 復: 다시 靑苔: 푸른 이끼 감상 왕유(701-761)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자연을 벗하며 살았던 시인입니다. 전원시(田園詩)를 잘 지어서 당대(唐代) 제일의 산수전원시인으로 평가를 받았으며, 음악과 회화에도 뛰어났습니다. 이 작품은 '녹채'라고도 세간에 알려져 있는데 '사슴 울짱'이라는 의미의 '녹비'로 읽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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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과 생명

(예제)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더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풀 한 포기에도 (목숨/생명)이 깃들어 있다. 스스로 (목숨/생명)을 끊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 1. '목숨'보다 '생명'이 더 큰 의미 '목숨'은 '사람이나 동물이 숨을 쉬며 살아 있는 힘'이라는 의미이고, '생명'은 '유기체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살아 있는 상태'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때 '목숨'은 '목[首]'과 '숨[息]'이 합해진 순우리말입니다. 사람의 신체 기관인 목이 들어간 만큼 동물이나 사람에게 사용하고, 식물이나 무생물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반면 '생명'은 한자어인 '生命'을 사용하며, 동식물을 가릴 것 없이 모든 사물에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때 '생=삶'이고 '명=목숨'을 의미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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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를 구분하는 표준어

암컷과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 암컷과 수컷을 가리켜서 우리는 '자웅(雌雄)'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원래 역법(曆法)에서 나온 말로 '자'는 밤을 가리켰고, '웅'은 낮을 가리키던 말이었는데, 나중에 암수를 가리키는 말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이 말은 원래는 밤낮이 교차하면서 일진일퇴한다는 의미가 되었고, 그 후로는 서로 비슷한 힘을 가진 상대끼리 승부를 겨루어 우열을 나눈다는 의미로 변했습니다. 그럼 언제 '암', '수'를 써서 구분을 할까요? 기본적으로 암컷이나 수컷은 접두사는 '암'과 '수'로 통일했습니다. 표준어 규정 제 7항에 보면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로 통일하되, '수-'가 역사적으로 '숳'에서 비롯되어 복합어로 굳어진 말들, 예를 들면 '수캉아지, 수컷, 수탉, 수퇘지, 수평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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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경과 장면

예문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학살 (장면/광경)을 삭제하지 않고 영화를 상영했다. 하늘에서 바라본 갈대밭은 천지를 뒤덮은 (장면/광경)이었다. 설명 어떤 일이 벌어지는 모양이나 형편이 우리 눈에 보일 때, 우리는 그것을 '광경', 또는 '장면'이라고 말합니다. 사전적인 의미로 '광경'은 '벌어진 일의 상태와 모양'을 의미하고, '장면'은 '어떤 장소에서 벌어지는 광경'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둘의 사전적인 의미만 비교해봐도 많이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그럼 좀 더 자세히 들어가 보겠습니다. '장면'은 상황이나 작품 전체로부터 얼마든지 잘라내서 사건 전개 과정의 일부분이나 특정한 일이 벌어지는 장소나 모습을 보여줍니다. 즉, 시간의 흐름을 끊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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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과 아래

예문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중국 여행에서 오른 면산은 발 (밑으로/아래로) 구름이 깔려 있었다. 엄마는 항상 나를 다리 (밑에서/아래에서) 주워왔다고 말씀하셨다. 설명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편하게 구분 짓지 않고 쓰는 말 중에 하나가 '밑'과 '아래'입니다. 두 단어의 차이점을 몰라도 생활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구어(입말)인 경우에만 해당하고, 문어(글말)인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달라집니다. 아래에 있는 쓰임새의 차이를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밑: 밑 빠진 독, 땅 밑, 물 밑, 책상 밑, 산 밑, ··· -아래: 아랫배, 아랫마을, 아랫니, 하늘 아래, 지도 아래, ··· 두 단어의 차이점이 느껴지시나요?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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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 <대주부지>

해석 기다리는 술은 오지 않고(이백) 아름다운 술병에 푸른 실 매어 술 사러 보냈는데 왜 이리 늦는가 산꽃은 날 향해 웃고 있으니 바로 지금이 술 마시기 좋은 때라네 해 저문 동쪽 창가에서 술을 따르니 아름다운 꾀꼬리 소리 함께 하네 봄바람과 더불어 취한 나그네 오늘 서로 정답게 어울리누나 원문 待酒不至(대주부지), 李白(이백) 玉壺繫靑絲(옥호계청사) 沽酒來何遲(고주래하지) 山花向我笑(산화향아소) 正好銜盃時(정호함배시) 晩酌東窓下(만작동창하) 流鷪復在玆(유앵부재자) 春風與醉客(춘풍여취객) 今日乃相宜(금일내상의) 글자풀이 壺: 병 繫: 매다 沽: 팔다, 사다 遲: 더디다, 늦다 銜盃: 술을 마시다 晩: 저녁 酌: 술을 따르다 鷪: 꾀꼬리 玆: 이, 여기 相宜: 양쪽이 서로 잘 어울리다 감상 이 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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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산사>

해석 산사(이달) 흰구름 속에 절이 있는데 흰구름을 스님을 쓸지 않네 손님이 와서야 비로소 문을 여니 온 골짜기에 송홧가루 날리고 있네 원문 山寺(산사), 李達(이달)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客來門始開(객래문시개) 萬壑松花老(만학송화로) 글자풀이 僧: 스님 掃: 쓸다 萬壑: 온 골짜기 松花老: 송화(소나무 꽃가루)가 늙었다(시들어 떨어진다), 즉 벌써 봄이 다 갔다 감상 이달(1539-1612)은 최경창, 백광훈과 더불어 삼당시인(三唐詩人)으로 일컬어지는 시인입니다. 서자의 신분에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맑고 아담하고 고운 시풍을 지닌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산속에 있는 절은 높고도 깊은 곳에 있어서 항상 구름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구름에 잠겨서 인적도 드물기에 산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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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송도회고>

해석 송도를 회고하며(황진이) 눈 속의 저 달은 전 왕조의 빛이고 차가운 저 종소리도 옛 나라의 소리라네 남루에 시름 겨운 채 홀로 서 있으니 남은 옛 성터에 저녁연기 피어오르네 원문 松都回顧(송도회고), 黃眞伊(황진이) 雪月前朝色(설월전조색) 寒鐘故國聲(한종고국성) 南樓愁獨立(남루수독립) 殘郭暮烟生(잔곽모연생) 글자풀이 松都: 고려의 수도인 개성 朝: 왕조 寒鐘: 차가운 날씨에 들리는 종소리 故國: 옛 나라, 즉 고려 愁: 근심 殘: 남다 郭: 성곽 烟生: 연기가 (피어)나다 감상 황진이(1506-1567)는 조선 중기의 명기(名妓)로, 기명(妓名)은 명월(明月)입니다. 시서(詩書)와 음률(音律)에 모두 뛰어났고, 서경덕, 박연포포와 아울러 송도삼절(松都三絶)로 불렸습니다. 이 시는 고려의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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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 <산중>

해석 산속에서(이이) 약초를 캐다가 갑자기 길을 잃으니 수많은 산봉우리 가을 낙엽 속이구나 산사 스님이 물을 길어 돌아가더니 수풀 끝에서 차 달이는 연기 피어오르네 원문 山中(산중), 李珥(이이) 採藥忽迷路(채약홀미로) 千峰秋葉裏(천봉추엽리) 山僧汲水歸(산승급수귀) 林末茶烟起(임말다연기) 글자풀이 採: 캐다 藥: 약, 약초 迷: 미혹하다, 헤매다 裏: 속, 안 汲: 물을 긷다 茶: 차 烟: 연기 감상 율곡 이이(1536-1584)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사임당의 아들이며,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쌍벽을 이룰 정도의 대학자입니다. 자는 숙헌(叔獻), 호는 율곡(栗谷), 석담(石潭), 우재(愚齋)입니다. 어려서는 어머니에게 교육을 받았고, 1564년 과거에 급제하여 대제학, 이조판서를 지냈고, 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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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와 씨앗

예문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더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말이 (씨가/씨앗이) 된다. 민들레 (씨가/씨앗이) 바람에 날린다. 설명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씨'와 '씨앗'만 놓고 보면, 뿌리고 심는다는 점에서 서로가 거의 비슷한 어휘처럼 느낍니다. '씨'는 '씨앗'의 준말인 것 외에는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씨'가 쓰일 수 있는 곳에 '씨앗'은 사용하지 못하는 의외로 많습니다. '씨'는 고추, 호박, 수박, 사과, 참외 등에 어울려서 사용할 수 있으나, '고추 씨앗', '참외 씨앗' 등의 말은 우리가 사용하지 않습니다. '씨'는 식물의 이름 뒤에 붙어서 복합어의 형태로 사용될 수 있으나 '씨앗'은 그렇지가 않다는 말입니다. '씨앗'의 어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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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눌, <산수시>

해석 산수시(이안눌) 사람도 좋고 새 또한 좋은데 하물며 계곡과 산까지 기이함에랴 산속에 한적한 땅이 있으니 나는 이곳에서 늙고 싶구나 원문 山水詩(산수시), 李安訥(이안눌) 人好鳥亦好(인호조역호) 況乃溪山奇(황내계산기) 山中有閑地(산중유한지) 我欲老於斯(아욕로어사) 글자풀이 況: 하물며 ~함에 있어서랴 乃: 어조사로 특별한 의미 없음 奇: 기이하다 欲: ~를 하고자 하다 斯: 이곳 감상 이안눌(1571-1637)은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시인입니다. 자는 자민(子敏), 호는 동악(東岳)이며, 시문 창작에 일생을 몰두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당시(唐詩)에 뛰어나 이태백에 비유되기도 하였고, 기발한 시적 표현을 자주 사용하여 문학성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이 시는 제목에서 보이는 대로 산수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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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규, <소군원>

해석 왕소군의 원망(동방규) 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네 저절로 옷이 헐렁해지니 허리를 날씬하게 하려는 건 아닐세 원문 昭君怨(소군원), 東方虬(동방규)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自然衣帶緩(자연의대완) 非是爲腰身(비시위요신) 글자풀이 王昭君: 중국 4대 미녀 중 한 명, 한나라의 원제(元帝) 떼 화친을 위해 오랑캐 땅으로 시집감 胡地: 오랑캐 땅 衣帶緩: '의대'는 옷과 띠, '완'은 느슨해짐, 즉 고향 생각에 몸이 말라서 옷이 헐렁해짐 非是: 이것은 ~이 아니다 腰: 허리 감상 이 시는 중국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이라는 세 수의 작품 중에 한 수이며, 시인이 왕소군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상상하며 지은 작품입니다. 왕소군은 중국 4대 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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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로, 언론과 권력을 잇는 소통의 길

대간(臺諫)은 어사대의 관원이라는 의미의 '대관(臺官)'과 사간원의 '간관(諫官)'을 합해서 부르는 명칭으로, 임금에게 간쟁(諫諍)하는 관리를 말합니다. 오로지 임금 옆에서 왕을 비롯하여 관료들의 잘못을 간하거나 탄핵하고 인사의 역할을 수행하는 직책입니다. 지존에게 껄끄럽고 불편한 말을 올리는 것이 임무라서 자리의 긴장감은 더욱 클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왕과 대간과의 의사소통을 '언로(言路)'라고 합니다. ≪경제문감≫에서 말한 "대간이 비록 직책은 낮으나 역할은 재상과 동등하다. 궁궐에서 왕과 더불어 시비를 다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대간뿐이다."라고 했을 정도로, 왕의 의사와 배치될지라도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내놓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극에서 본 적이 있는 "전하, 아니되옵니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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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장관이 필요한 시대

이리복검 춘추시대 진나라 문공 때에 이리라는 법무부 장관이 있었습니다. 그는 공평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장관이라고 소문이 났습니다. 하루는 지나간 재판의 기록들을 재검토하다가 본인의 잘못된 판결로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곧 관복을 벗어던지고 죄인의 형상을 한 다음에 문공에게 나아가 자신을 사형에 처해달라고 자청하였습니다. 문공은 "관직에는 높고 낮음이 있고, 형벌에도 가볍고 무거움이 있기 마련이오. 이 사건은 아랫사람이 잘못한 것으로 그대가 책임질 일이 아니오."라며 이리를 위로하였습니다. 그러자 이리는 "제가 장관이라는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자리를 아랫사람에게 양보한 일이 없으며, 남보다 많은 월급을 받으면서도 아랫사람에게 나누어 준 적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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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禮), 사람다움의 실천

배려하는 인간관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답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그것이 지니는 성질이나 특징, 긍정적인 속성이 있다'는 뜻을 더해 주는 이 말은 보통 사람이 자신의 소임을 다해서 칭찬하거나 인정해 주는 상황에서 사용합니다. 자신의 일이나 책임을 충실하게 해낼 때 사람다움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천 년 전에 공자도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아들(君君臣臣, 父父子子)이 모두 그 '다움'을 주장하며 각자의 직분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것을 말했습니다. 사회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진 집단입니다. '사람 인(人)' 자의 자형(字形)을 보더라도 작대기가 서로를 받쳐주고 의지하며 서 있는 것처럼 인간도 타인과 소통하면서 서로 부둥켜 살아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김광규 시인이 에서 말한 것처럼 '오직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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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 <칠보시>

해석 칠보시(조식) 콩을 삶으려고 콩깍지를 태우니 콩이 솥 안에서 울고 있네 본래 한 뿌리에서 태어났거늘 지저대는 것이 어찌 이다지도 급한가 원문 七步詩(칠보시), 曹植(조식) 煮豆燃豆萁(자두연두기) 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글자풀이 煮: 삶다 燃: 태우다 萁: 콩깍지 釜: 솥, 가마 本是: 본래, 본디 煎: 지지다 太: 심하다 감상 조식(192-232)은 중국 위나라의 시인으로, 조조(曹操)의 셋째 아들이며, 조비(曹丕)의 동생입니다. 어려서부터 문학에 재능이 뛰어나서 조조가 소중히 여겼지만, 형과 세자 계승 문제로 다투다가 형이 왕위를 계승하면서 측근들도 죽임을 당하고 자신도 정치적으로 불행을 겪었습니다. 이 시는 형인 조비가 왕위에 오른 뒤에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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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음절 한자어에 쓰이는 중요한 법칙 하나

2음절의 한자어 우리말은 고유어 외에도 외래어와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우리말에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한자어의 습득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에 2음절로 된 한자어 중에 한자어와 한자어가 결합한 말은 '사이시옷(ㅅ)'을 붙인 것을 표준어로 인정되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6개로 '찻간(車間)', '곳간(庫間)', '툇간(退間)', '숫자(數字)', '횟수(回數)', '셋방(貰房)'들이 있습니다. 원래 한자어에는 사이시옷이 붙지 않는데, 우리말에만 사이시옷을 붙여서 표준어가 되는 것이죠. 예를 들면 '차 차(車)'와 '사이 간(間)'이 합해진 한자어의 독음은 '차간'인데, 표준어는 '찻간'이라는 말입니다. 이 6개의 단어들만 예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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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가 '설마(雪馬)'라고?

40~50대의 어른들에게 기억되는 어릴 적 추억 중 하나는 겨울철에 얼음판에서 얼음을 지쳤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을 호호 불어야 하는 추운 겨울 날씨에도 놀거리가 없었던 시골이었기에 꼬챙이 두 개로 얼음판을 찍어 달리며 친구들과 속도 경쟁하는 것이 유일학 낙이었기 때문입니다. 썰매의 기원 이러한 '썰매'의 유래가 어떻게 될까요? 이는 멀리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 것입니다. 당시 '설마(雪馬)'라고 하는 운반 도구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익의 ≪성호사설≫, 편에 보면 "우리나라 북쪽 변방에는 겨울철이 되면 사냥꾼들이 모두 설마를 이용하게 된다. 산골짜기에 눈이 두껍게 쌓이기를 기다려서 한 이틀 지난 후면 나무로 말을 만드는데 두 머리는 위로 치켜들게 한다. 그 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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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 <소아불외호>

해석 어린 아이는 호랑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떤 부인이 낮에 어린 아이들을 백사장 위에 놓아 두고 물가에서 옷을 빨고 있었다. 호랑이가 산위로부터 달려드니 부인이 놀라서 당황하여 강물로 뛰어들어 피하였는데, 두 아이는 태연하게 백사장 위에서 놀고 있었다. 호랑이가 한참 동안 곰곰이 아이들을 바라보고 심지어 머리로 툭툭 건드려서 그 애들이 한번이라도 두려워하기를 바랐으나, 아이들은 어리석어 끝내 호랑이가 무서운 것을 알지 못하니 호랑이 또한 이윽고 마침내 가버렸다. 생각해 보건대 아마도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을 때에는 먼저 위협을 가하지만, 그러나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위협 또한 베풀 수가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원문 小兒不畏虎(소아불외호) 有婦人(유부인)이 晝日(주일)에 置小兒沙上(치소아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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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과 껍데기

예문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더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국을 끓일 때 감자(껍질/껍데기)을/를 깎아서 넣으면 더욱 맛있다. 책이 오래되어 책 (껍질/껍데기)이/가 모두 찢어졌다. 설명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껍질'과 '껍데기'를 언어 관습에 따라 불편하지 않게 사용해오고는 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두 단어의 쓰임을 알고 사용했던 것이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두 개의 단어는 미세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만 쓰일 때 좋은 것이 있지만, 두 갱의 단어를 모두 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사전적인 의미로 '껍질'은 '딱딱하지 않은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물질의 막'을 말하고, '껍데기'는 '달걀이나 조개 같은 것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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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과 마당

예문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더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얘들아, (뜰/마당)에 나가서 놀아라. (뜰/마당)에 꽃들이 많이 있네요. 설명 '뜰'과 '마당'의 정확한 의미를 구분하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더군다나 요즘같이 도시생활을 하는 현대인에게는 이 두 단어가 조금은 낯설 수도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뜰'의 사전적인 의미는 '집안에 있는 평평한 빈터'이고, '마당'은 '집 둘레에 반반하게 닦아 놓은 땅'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두 단어는 모두 울타리나 담 안에 있으면서 집 근처에 딸려 있는 평편한 빈터를 가리킨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럼 미세한 차이를 알아볼까요.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놀이와 노동의 구분'에 따라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뜰'은 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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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사관인 언론의 역할

연산군과 사관 조선왕조 오백 년의 정통성을 이끈 왕들은 모두 27명입니다. 이들이 죽으면 종묘에 신위를 모시는데, 이때 공덕을 칭송하는 차원에서 묘호(廟號)도 붙여 줍니다. ≪신당서≫에 '조유공, 종유덕(祖有功, 宗有德)'이라 하여 창업(創業)한 왕에게는 '조', 수성(守成)한 왕에게는 '종'을 붙인다고 하였습니다. 조선의 왕은 조는 7명, 종은 18명에게 주어졌는데, 후기에는 종보다 조를 좀 더 높게 여겼기 때문에 정치적인 논리도 많이 작용했습니다. 여기서 제외된 2명의 왕이 바로 광해군과 연산군인데, 이들은 폐위되어 묘호를 받지 못하고 비운과 폭군의 왕으로 역사에 기록되었습니다. 이중에서도 연산군은 조선왕조 최초로 신하에 의해서 쫓겨난 임금이기도 합니다. 폭군으로 기억되는 연산군의 폭정은 역사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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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권력을 경계하는 빛

민심을 거스른 권력 초나라 영왕(靈王)은 가는 허리의 여자만 좋아할 정도로 호색(好色)이 병적으로 지나친 군주입니다. 궁녀뿐만이 아니라 전국의 여자들에게도 오직 가는 허리를 강요하여 굶어 죽는 여자들이 생기게 되었고, 이에 분노한 백성들은 영왕이 잠시 수도를 비운 사이에 반란을 일으킵니다. 백성의 마음에서 벗어난 영왕은 산속을 헤매며 굶주리다가 목을 매어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영왕의 동생 비(比)를 추대했지만, 소심한 그는 영왕이 살아 돌아오지 않을까만을 걱정하였습니다. 반면 또 다른 동생 기질(棄疾)은 상대적으로 권력욕이 강하여 영왕이 살아 돌아온다는 유언비어를 활용하였고, 이를 무서워한 비는 결국 자결하였습니다. 기질이 왕위에 오르니 그가 바로 초나라 평왕이었습니다. 왕위에 오른 평왕은 영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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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열, <금강산>

해설 금강산(송시열) 산과 구름이 모두 희니 구름과 산의 모습 구별 못하겠네 구름이 걷히자 산만 우뚝 서 있는데 금강산 일만 이천봉이구나 원문 金剛山(금강산), 宋時烈(송시열) 山與雲俱白(산여운구백) 雲山不辨容(운산불변용) 雲歸山獨立(운귀산독립) 一萬二千峰(일만이천봉) 글자풀이 與: ~와 俱: 모두, 함께 辨: 분별하다, 구별하다 容: 용모, 모습 雲歸: 구름이 돌아가다, 구름이 걷히다 감상 이 작품은 조선 중기의 학자인 우암 송시열(1607-1689)의 오언절구 작품입니다. 주자의 학설을 신봉, 실천하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으며, 평생 성리학 연구에 몰두하여 정통 성리학자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7세기 붕당정치가 활발했을 때 서인 노론의 영수이자 정신적 지주로 활동했으며, 많은 제자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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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잠, <사시>

해설 사시(도잠) 봄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 차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가 많구나 가을달은 밝은 빛을 드날리고 겨울 산마루에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네 원문 四時(사시), 陶潛(도잠)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 秋月揚明暉(추월양명휘)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글자풀이 四澤: 사방의 연못 奇: 기이하다 揚: 날리다 暉: 빛나다 嶺: 산마루 秀: 빼어나다 감상 도잠(365-427)은 중국 동진 때의 시인으로 자는 연명(淵明), 호는 오류선생(五柳先生)입니다. 지방의 하급 관리로 관직생활을 잠시 하기는 했지만, 평생을 은둔하며 창작에만 몰두하였습니다. 술의 성인, 전원시인의 최고봉으로 불리며 '귀거래사(歸去來辭)'라는 작품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오언절구의 이 시는 사계절의 변화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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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하는 음주 문화

누가 나은가 삼국시대 위나라에 종요라는 문장가에게는 종육과 종회라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낮잠을 자고 있는데, 두 아들이 몰래 들어와 술을 훔쳐 먹고 있었습니다. 종요는 그것을 알아차렸지만, 계속 잠든 척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두 아들의 모습을 보니 큰아들은 술에 절을 하고 마시는데, 작은아들은 절을 하지 않고 곧바로 마셨습니다. 아들들의 행동이 궁금해진 종요는 일어나서 그 이유를 물으니, 큰아들은 술을 마실 때 예의를 갖춰야하기에 절을 한 것이고, 작은아들은 도둑질은 본래 예의에 어긋나서 절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첫째는 술에, 둘째는 도둑질에 초점을 맞췄기에 두 형제의 대답이 달랐던 것입니다. 종요는 두 아들의 행동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누구의 생각에 손을 들어주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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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필, <우음>

해석 문득 읊다(송한필)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지네 가련하구나 이 한 봄의 일들이 비바람 속에 오고 가는구나 원문 偶吟(우음), 宋翰弼(송한필) 花開昨夜雨(화개작야우)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 可憐一春事(가련일춘사) 往來風雨中(왕래풍우중) 글자풀이 偶吟: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우연히 시로 읊다 花開: 꽃이 피다 可憐: 가엾고 불쌍함 一春事: 봄밤에 일어난 모든 일들 감상 지은이 송한필(1539-?)은 조선 중기의 학자로 형인 송익필과 함께 문명(文名)이 높았습니다. 율곡 이이는 이들 형제들이 당대 유일하게 성리학을 논할 인물들이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언절구의 이 시는 어젯밤에 비를 맞은 꽃이 활짝 피었는데, 반나절 사이에 그 꽃이 비바람에 떨어지고 만 아쉬움을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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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년, <산행>

해석 산행(강백년) 십 리를 가도 사람 소리는 들리지 않고 텅 빈 산에는 봄 새만 울고 있네 스님을 만나 앞길을 물어보았지만 스님이 가자 길이 다시 헷갈리네 원문 山行(산행), 姜栢年(강백년) 十里無人響(십리무인향) 山空春鳥啼(산공춘조제) 逢僧問前路(봉승문전로) 僧去路還迷(승거로환미) 글자풀이 響: 울리다 山空: 산에 아무도 없다 啼: 울다 逢: 만나다 僧: 스님 還: 다시 감상 강백년(1603-1681)은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이조참판과 예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입니다. 청백리(淸白吏)와 문명(文名)으로 이름이 높았으며, 시호는 문정(文貞)입니다. 이 시는 산속의 적막한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오언절구의 시입니다. 십리를 가도 인적이 나오지 않는 길, 아무도 없는 고요한 산속에 적막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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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렬(列)'과 '율/률(率)'의 구분법을 아시나요

해설 우리말에 '명사+열/렬', '명사+율/률'의 형태가 하루에도 수십 번이나 나올 정도로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때마다 어떤 것이 표준어이고 비표준어인지를 헷갈리는 경우가 많고, 또 그때마다 모든 표준어를 외워야 하는 부담감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이 법칙 하나만 알아두시면 여러분의 국어생활이 깔끔하게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먼저 한글맞춤법 제11항에 보면, 우리말에서 '열'과 '율'은 앞에 말이 모음으로 끝나거나(받침이 없거나), 오직 앞에 'ㄴ' 받침만 올 때는 무조건 '열'과 '율'로 적으면 됩니다. '列'과 '率'은 각각 본음이 '렬', '률'이지만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서는 속음으로 '열', '율'로 적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단어들이 표준어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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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정서를 교감하는 가족

역사 속 개의 모습들 17세기 문인 이응희는 이웃집에서 개를 얻은 뒤에 라는 시를 썼습니다. 개는 무심한 동물이 아니라서 닭과 돼지와는 비교할 수도 없고, 예전에 집에 묵었던 손님은 잘도 기억해 내며, 어두운 밤이라도 지나가는 낯선 손님을 잘 가려서 여지없이 짖어댄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짐승을 잡는 재주도 매우 민첩하고 청력도 뛰어나서 작은 소리도 귀신같이 잘 듣는 영리한 동물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역사 속 이야기에서도 개는 다양한 모습들로 묘사됩니다. 들불을 끄거나 맹수를 물리쳐서 주인을 구하기도 하고, 독약이나 귀신으로부터 주인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주인을 보호하고 목숨을 구하는 충견(忠犬)을 넘어서서 의견(義犬)의 모습으로까지 형상화되기도 합니다. 인간도 못하는, 인간보다 나은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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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의 꿈

고전 속 미꾸라지의 모습 여름철만 되면 생각나는 보양식 중에 하나가 추어탕입니다. 영양가가 풍부하다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만원 지폐 한 장으로 여름철 무더위를 식혀줄 수 있으므로, 누구나 편하게 즐기는 서민 음식입니다. 인기를 증명이나 하듯 요즘은 탕뿐만이 아니라 전골, 튀김, 만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여 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처럼 음식으로서의 진가는 증명했지만, 미꾸라지에 대한 이미지는 예전부터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추어(鰌魚)는 미꾸라지를 가리키는 한자어입니다. 중국 청나라의 서가가 쓴 ≪청패류초≫, 편에 의하면 '미꾸라지는 추어(鰍魚)로도 쓰는데, 먹을 수가 있고, 모양은 뱀장어와 비슷하며, 길이는 서너치 정도가 된다. 몸은 둥글지만 꼬리는 넓적하고, 색은 청흑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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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으로 배우는 수학

해석 어떤 사람이 물건을 사는데 사람마다 돈을 7냥씩 내면 14냥이 부족하고 사람마다 9냥씩 내면 딱 맞았다. 질문: 사람과 돈은 각각 얼마인가? 정답: 사람은 7명, 돈은 63냥이다 원문 有人買物(유인매물)에 人出錢七兩(인출전칠냥)이면 不足一十四兩(부족일십사냥)이요 人出錢九兩(인출전구냥)이면 適足(적족)이라. 問(문): 人(인)과 錢(전)은 各幾何(각기하)오? 答曰(답왈): 人(인)은 七(칠)이요, 錢(전)은 六十三兩(육십삼냥)이라. 글자풀이 有人: 어떤 사람 買: 사다 兩: 엽전을 세는 단위 適足: 정확하게 딱 맞음 幾何: 얼마인가? 해설 이 글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홍대용(1731-1783)의 ≪주해수용≫에 실린 글입니다. 홍대용은 지전설, 무한우주론 등의 독창적인 과학 이론을 주장했던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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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에게 바라는 것은 삼겹살이 아니다

서러운 돼지 ≪주역≫, 를 설명하는 글에는 돼지를 물고기와 함께 무지한 동물의 대표로 묘사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돼지는 조급하고 물고기는 사리에 어두워서 이러한 돼지와 물고기에게까지 감동을 전달할 수만 있다면, 사람의 신의가 그만큼 진실하다는 것입니다. ≪산림경제≫, 의 기록에도 물에 뜨는 돼지고기는 먹으면 안 되고, 메밀과 함께 하면 머리가 빠지며, 쇠고기와 같이 먹으면 촌백충(寸白蟲)이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여타의 문헌에서도 돼지의 용도는 가장 미천하고 하찮은 것이나 소인을 의미하는 것에서부터 불순한 탐욕을 부리는 대상, 왜적과 오랑캐를 빗대어 쓰는 부정적 이미지가 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관상학에서도 돼지가 마냥 좋은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심술이 올바르지 않고 탐욕스러운 인상을 시시(豕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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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어야 오래 산다(?), 손가락을 조심하자

손가락의 경고 전한의 13대 황제인 효애황제는 재위 당시 실권은 외척에게 빼앗겼으며, 미소년인 동현을 사랑하며 동성애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황제는 비위를 맞춰가며 복종하는 동현을 무척 사랑한 나머지, 자신의 팔베개를 하고 자는 그를 깨우지 않기 위해 스스로 팔까지 잘랐다고 전해질 정도로 총애한 것입니다. 동현에게 수많은 벼슬과 녹봉을 내리려 하자 안 좋은 소문이 사방에 자자하였고, 이러한 상황을 우려한 신하 왕가는 "천인소지, 무병이사(千人所指, 無病而死)"라는 말로 왕을 경계하였습니다. 이는 "천명(많은 사람)이 손가락질을 하면 병이 없어도 죽는다."라는 뜻으로, ≪한서≫, 에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음성이 아닌 몸짓이나 손짓으로 표현하는 것을 우리는 비언어적 표현이라고 합니다. 이 또한 의미를 전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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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로, <산거>

해석 산에 살다(이인로) 봄이 지났어도 여전히 꽃이 있고 하늘이 맑아도 골짜기는 그늘졌네 밤에 우는 두견새가 대낮에도 울어대니 비로소 내 사는 집이 깊은 줄을 알겠네 원문 山居(산거), 李仁老(이인로) 春去花猶在(춘거화유재) 天晴谷自陰(천청곡자음) 杜鵑啼白晝(두견제백주) 始覺卜居深(시각복거심) 글자풀이 猶: 아직도, 여전히 晴: 맑다, 개다 陰: 그늘이 지다 杜鵑: 두견새 啼: 울다 卜居: 살만한 곳을 정함 감상 이인로(1152-1220)는 고려 중기의 문신으로, 죽림고회의 한 사람입니다. 한유와 소동파의 시문학을 좋아하였고, 최초의 시화집인 ≪파한집≫을 저술하여 한국문학사에 본격적인 비평 문학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5언 절구의 이 시는 깊은 산속의 그윽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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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말하는 마따호쉐프 수업

말하는 공부 노벨상 수상자의 22%, 하버드생의 30%가량이 유대인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들이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면서도 각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유대인과 공부의 상관성을 파악하려면 3천 5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전통적 교육방식의 문화코드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학교 수업을 들여다보면 특이한 장면이 눈에 띕니다. 우리의 여느 수업 분위기와는 다르게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무슨 말인가를 외치고, 학생들은 쉬지 않고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는 모습입니다. 수업 내내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건네는 이 말은 "네 생각은 무엇이니?"라는 뜻의 '마따호쉐프'입니다. 이 수업은 학생들이 늘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과 토론을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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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 <정야사>

해석 조용한 밤의 생각(이백) 침상 앞의 밝은 달빛을 보니 서리가 내렸는지 의심하였네 머리를 들어 산에 걸린 달을 보고 머리를 숙여 고향을 생각하노라 원문 靜夜思(정야사), 李白(이백) 牀前看月光(상전간월광) 疑是地上霜(의시지상상) 擧頭望山月(거두망산월) 低頭思故鄕(저두사고향) 글자풀이 牀: 침상 疑是: 이것이 ~인가 의심하다 擧: 들다 低: 숙이다, 낮다 감상 작가인 이백(706-762)의 자는 태백(太白), 호는 청련(靑蓮)으로 성당(盛唐) 때의 시인입니다. 두보와 함께 중국의 시종(詩宗)으로 추앙을 받았으며, 방랑생활을 하면서 여행, 음주, 달빛 등의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습니다. 이 시는 5언 절구의 짧은 형식 속에 고향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노래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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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은 의무를 갖는다

도덕적 행위와 실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경주 최씨 1347년, 백년전쟁 당시에 프랑스 북부의 항구 도시 칼레는 영국군에게 포위를 당하고 맙니다. 일 년을 버티던 칼레시는 결국 항복을 선언하고, 영국 왕 에드워드 3세에게 자비를 베풀어 줄 것을 부탁합니다. 그러자 왕은 그동안의 반항에 대한 대가로 시민 대표 6명을 교살하겠다고 선포합니다. 이 말을 들은 칼레 시민들은 혼란에 빠지며, 자신이 희생양이 되기를 주저합니다. 그때 칼레시에서 최고 부자인 '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를 필두로, 상인과 법률가 등 6명의 부유한 귀족들이 시민들을 대신하여 희생을 자처합니다. 사형 당일에 왕은 임신한 왕비의 간청을 받아들여 이들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집니다. 극적으로 살아난 여섯 명의 용기와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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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와 부모의 자격

아들을 묻어 대신한 효행 ≪삼국유사≫ , 설화에 의하면, 손순은 남의 집에서 품을 팔아가면서 노모를 봉양하는 효심이 극진한 인물입니다. 가난한 형편에 어린 아들이 늙으신 어머니의 음식을 빼앗아 먹는 일이 자주 일어나자, 아들은 다시 얻을 수 있지만 어머니는 다시 구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아내와 상의하여 아들을 땅에 묻기로 결심합니다. 교외로 나가서 아들을 묻으려고 했는데 돌로 만든 종이 나오자 기이한 생각이 들어 집에 가지고 와서 종을 쳐 봤습니다. 맑은 종소리는 궁궐에까지 전해지고 사연을 들은 흥덕왕은 그의 효성을 치하하여 집과 쌀을 하사하였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입니다. 효를 절대적 가치로 여겨 온 우리 사회에서 효자를 다룬 이야기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손순의 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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