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
머피의 법칙, 하나. 둘째 아이 학원 오리엔테이션에 늦을까봐 택시까지 탔는데, 도착하기 5분 전에야 다음 주라는 것을 알았다.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양손은 학원 교재로 우산 들 손조차 없다. 엄마의 성화에 급히 따라나선 아이는 당황한 내 표정을 보고 한 마디 한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엄마랑 데이트하면 되겠네! 배시시 웃는 아이 얼굴에 나도 같이 슬며시 웃어버렸다. 둘이서 샌드위치를 먹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학원 앞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오리엔테이션 날은 아니지만 오후 수업이 있는 날. 아직도 40분이나 남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수학 문제집이라도 가져올걸...' 시간이 좀 남았는데 다음 주 학원 숙제라도 할까? 그러지 뭐. 별말 없이 아이가 교재를 뒤적인다. 머피의 법칙, 둘. 다음 주 숙제는커녕, 오늘 가져와야 할 숙제 노트를 안 가져왔다. 누가? 내가... 급하게 오다 보니 아이가 아닌 내가 짐을 쌌는데 노트가 바뀐 걸 깜빡했다. 하아... 오늘 무슨 날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