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덕과 용인 닥트 칸막이 비계 조공팀이 조용히 청주 하이닉스로 모이는 흐름을 관찰했다. 지난 2~3년 사이 대한민국 건설 현장의 중심축이던 이 두 지역에서 다시 청주의 M15X와 M8 개조라인으로 이동하는 조공팀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들은 주로 닥트 칸막이 비계 설치팀이거나 TBM 수료 후 셋업 지원 역할을 맡은 이들이다. 언론에 자주 오르지 않지만 매일 새벽 복대동 사창동 골목길로 들어오는 팀원들의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다. 고덕 삼성 현장에 오래 몸담았던 한 작업자의 말처럼 용인 라인 일정이 끝나자마자 팀 단위로 청주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고, 이전보다 일정이 빡빡해진 반면 숙소를 찾는 일이 더 큰 고비로 다가온다.
“청주 내려오면 방부터”라는 말의 의미는 여기에 있다. 고덕이나 용인은 차량 이동 후 셔틀이 원활해 출퇴근이 비교적 쉽지만, 청주는 도보 통근이 가능한 주거지가 한정적이고 입주 경쟁이 치열하다. 조공으로 오면 당일 셋업 → 다음 날 투입의 패턴이 기본이라 숙소가 늦어지면 일정 자체가 무너진다. 그래서 팀장급이나 숙소 경험자들은 현장과 연결된 지역 부동산에 먼저 연락을 걸고, 1인실보다 2인 이상이 함께 묵을 수 있는 풀옵션을 선호한다.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까지 갖춰져 있어야 다음 새벽까지 일한 뒤에도 쉴 수 있다.
M15X 셋업팀의 여름 숙소 경쟁은 결국 ‘숙면’의 질에 달려 있다. 고층 칸막이와 닥트 작업은 더운 날씨에 심하게 땀을 흘리게 하며, 인근 숙소의 에어컨 성능과 방 위치, 단열 상태에 따라 만족도가 갈린다. 요즘에는 현장 인력들 사이에 정보를 공유하는 단톡방이나 SNS에서 “복대동 원룸 에어컨 바람 좋다”, “개신동 오늘 계약됐다” 같은 실시간 숙소 정보가 공유될 정도다. 실력 있는 팀은 숙소를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다음 날 업무 컨디션을 좌우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본다. 이처럼 고덕 용인에서 이미 다져진 노하우가 청주로 이동하는 숙소 확보까지 정밀하게 이끄는 모습은 묘하게 전장의 전초기지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