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노벨평화상은 군비 축소와 핵시대의 평화 대의에 평생을 바친 정책가이자 외교관 필립 노엘-베이커에게 돌아갔다. 부상병 구급차 운전병에서 국제 연맹의 설계자, 유엔 창설에 기여한 외교관으로 이어진 그의 이력은 인류가 무기 없이 공존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남겼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그는 군비 축소를 실천하는 길을 모색했고, 냉전에 통찰력으로 다가서는 이론과 정책을 제시했다.
노엘-베이커는 1958년 저서에서 군비 축소를 위한 네 가지 핵심 개념을 제시했다. 포괄적 군비 축소로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까지 모든 대량 살상 무기의 제거를 목표로 했다. 국제법과 국제 기구의 강화로 강력한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보았고, 유엔의 집단 안보 체제를 통해 국가 간 의존성을 낮추려 했다. 투명성과 검증은 실효성을 담보하는 필수 조건으로 강조되었으며, 군비 경쟁의 경제적 낭비를 지적하며 교육과 보건 같은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자원을 쏟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삶은 냉전의 거대한 소음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투쟁의 연속이었다. 국제 연맹의 실패를 보았으나 유엔을 통해 평화의 씨앗을 뿌렸고, 영국 대표로 의회에서 군비 축소와 국제 협력을 설파했다. 동시대의 지식인들 역시 핵무기 반대 운동에 기여했고, 폴링은 그 뒤를 이었다. 수십 차례의 회의가 이해관계에 막혀도 꿈은 꺾이지 않았다.
노엘-베이커의 유산은 오늘날에도 존재한다. PTBT, NPT, SALT 및 START 같은 군비 통제 조약이 냉전 이후 형성되었고, 자율 무기 체계 같은 현대적 쟁점은 그의 질문을 되살린다. 평화는 단지 전쟁의 부재가 아니라 정의와 협력으로 구축되는 국제 질서라는 교훈이 남는다. 그는 1982년 92세로 세상을 떠났으나,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평화의 길을 여는 데 가장 큰 유산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