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24년 비전 프로 공개 당시의 충격과 가격 논란을 지켜보며 이 제품이 가진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분석했습니다. 먼저 가격 이슈를 꼽았습니다. 3499달러, 한국 가격으로 499만원은 시장 선두의 메타 퀘스트 3에 비해 과도하게 비싸 소비층이 좁다고 봤고, 결국 현실에서 그 우려가 증명됐습니다. 두 번째로 무게와 구조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600g이 넘는 무게에 외장 배터리까지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은 장시간 사용을 용이하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배터리 시간도 최대 2시간에 머물렀고, 리뷰어들은 목이 아파 쓰는 시간이 제한된다고 밝혔습니다. 세 번째로 킬러 앱의 부재를 지적했습니다. visionOS 전용 앱이 약 600개 남짓했고, 구매를 정당화할 만한 차별화된 콘텐츠가 부족했습니다. 이로 인해 얼리 어답터 이후의 확산이 어려웠습니다.
또한 M5 리프레시가 기대와 달리 실패했다는 점이 결정적이라고 봤습니다. 칩을 올려도 가격이나 무게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비전 프로 팀의 재배치를 통해 이 제품에 더 이상 대대적 투자 여력이 없다는 내부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인력은 시리 개발 팀으로 옮겨졌다는 사실은 AI 기능 강화를 우선하는 방향으로의 신호로 읽었습니다.
다음 방향으로의 전환도 주목했습니다. 비전 프로가 아니라 애플 글래스로의 집중이 거론되기 시작했고, 비전 프로는 실내 중심의 한정된 사용처를 갖는 반면 글래스는 야외에서도 활용 가능하고 AI 기능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큽니다. 비전 프로의 포기 시그널과 함께 글래스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며, 두 기기의 근본 차이는 착용 환경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499만원의 단종 여부를 단정하기엔 이르다고 판단했습니다. 비전 프로의 기술력은 분명했고, 아이디어와 기술은 향후 애플 글래스에 이식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이 시점의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은 XR 기술을 당장 대체제로 삼긴 어렵지만, 차세대 하드웨어의 기치로 작용할 것이란 점입니다. 존 터너스 CEO 시대의 도전은 하드웨어 설계의 실용성 강화와 실외 활용성 확대 쪽으로 방향이 바뀌는 신호로 읽힙니다. 제 생각에 비전 프로의 실패는 애플이 승패를 보지 못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다음 단계를 위한 과감한 도전으로 남습니다. 지금의 단종 논의가 미래의 글래스 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남겨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