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얘기 들어 보게, 자네. 트집 잡을려고 마음 먹으면 한도 끝도 없지 않겠나.
내가 자네가 처음 늘어 놓던 불평을 아직도 기억한다네. 이 달콤하게 속삭이며 귓가를 맴도는 따스한 멜로디가 어디 현대 재즈의 최고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에게 어울리기나 하겠냐고.
뭐라고? ECM이라고?
에디션 오브 컨템퍼러리 뮤직이라고? 작곡된지 최소 50년은 된 듯한 곡들로, 그것도 재즈 좀 듣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유명한 곡들을 모아 놓고 ECM레이블에 발표했다니.
이건 완전 배신이다, 배신이라고. 천부당 만부당이라고.
초점도 안 맞는 자켓 사진 흑백으로 찍어다 놓고, 런타임 딸랑 오십오분 십팔초로, 비싸빠진 ECM 음반을 내놓고는, 자신의 만성피로증후근 탈피 기념 몸풀기 음반이라고 선전하는 키스 자렛은 과연 양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