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거친 뒤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불신이 커지며, 선관위 해체와 시스템의 원점 재설계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제도와 체계의 문제로 보자는 목소리가 정치권과 시민사회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핵심 쟁점은 투표지 부족 문제다. 당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의 투표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고, 이는 선관위의 준비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이후 추가 조사에서도 투표소 운영 미숙, 인력 배치 오류, 사전 점검 부실 등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나며 사태가 심각해졌다.
선관위는 수년 전부터 특정 직원 채용 비리, 내부 감사 부실, 보안 시스템 취약성 문제 등이 제기돼 왔지만 제도적 개혁 없이 땜질식 처방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거셌다. 헌법 기관으로서의 독립성이 오히려 외부 감시와 견제를 어렵게 만드는 역설이 지속됐고, 이런 상황에서 선거의 정당성과 공정성이 직결되는 문제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접전 지역에서의 문제는 선거 결과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으로 사회적 갈등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선관위 해체를 포함한 진지한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관위를 해체하고 새로운 독립적 선거 감독 기구를 설립하되 국회와 시민사회가 실질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향이 제시된다. 또한 선거 관련 모든 절차의 디지털화와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으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도 증가하고 있다. 땜질 처방으로는 선거 부정과 행정 부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는 판단이 널리 퍼져 있다.
선관위의 신뢰 회복은 내부 혁신으로만 가능하거나, 불가능하다면 외부의 강력한 제도적 수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은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우선되어야 하며, 국민 모두가 이 문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