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P 전략은 해외 사례에서도 강력하게 작동한다. 나이키는 스포츠용품을 팔지 않고 태도 자체를 판매하는 전략으로 성공했다. 세분화는 운동 종목별과 라이프스타일별로 정교하게 이뤄지며, 타겟은 특정 연령대나 소득층이 아니라 “운동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모든 사람”이다. 포지셔닝은 제품이 아닌 도전하고 행동하는 태도에 초점을 맞춘다. 결과적으로 신발의 기능 우위가 아니라 자아 이미지를 팔게 되며, 가격 경쟁에서 벗어난 프리미엄 자리를 확보한다. 소상공인도 커피를 파는 대신 “집중하는 시간”을 파는 가게, 반찬을 파는 대신 “1인 가구의 건강한 하루”를 파는 가게로 응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세분화 기준을 두 차례 바꿔 성장했다. 1997년에는 DVD 우편 대여를 통해 “집에서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이라는 초기 세분화를 시작했고, 인터넷 보급과 함께 타깃을 “스트리밍으로 편하게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디지털 사용자”로 재설정했다. 이후 경쟁 심화에 따라 오리지널 콘텐츠로 포지셔닝을 재정립했다. 취향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르별·국가별로 콘텐츠를 만들고, 한국에서는 오징어게임·지옥 같은 K-콘텐츠로 현지 타겟을 공략했다. 이렇게 포지셔닝을 바꿔도 기본은 언제 어디서나 내 취향의 콘텐츠를 광고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에어비앤비는 숙박업이 아닌 “소속감”을 포지셔닝했다. 기존 호텔이 제공하는 표준화된 편의와 예측 가능성 대신 현지처럼 살아보는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Belong Anywhere라는 한 줄 포지셔닝으로 경쟁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자리를 차지했고, 호텔은 현지인처럼 살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확립했다. 이로써 소규모 가게도 “동네 아지트”라는 공간적 포지션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세 기업의 공통점은 제품 자체보다 고객이 원하는 감정과 경험으로 포지셔닝했다는 점이다. 규모 차이가 있어도 원리는 같다. 소상공인도 “커피”가 아닌 “집중하는 시간”을 팔 수 있으며, 시장의 변화에 맞춰 세분화와 포지셔닝을 지속적으로 재차검토하는 기업이 지속 가능하다는 교훈이 남는다. 나이키의 도전하는 태도, 넷플릭스의 맞춤 콘텐츠 전략, 에어비앤비의 소속감 제시는 모두 경쟁자들이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도 세분화·타깃팅·포지셔닝의 재정비는 시장에서의 생존과 성장의 핵심 축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