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있다는 건 끝을 전제한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동경하던 신화의 현장을 보는 기대로 부풀었던 마음은 이제 조금씩 차분히 머리 속 추억으로 바뀌어 간다.
등지고 왔던 석양을 이제 마주 보며 간다. 아침에 늦장을 부린다.
오늘은 기항지에 들르지 않는 sea day. 그동안의 바쁘다면 바쁜 매일의 기항지 여행에서 한숨 돌릴 수 있는 날이다.
유럽여행 가이드이 게으름 피는 동안 M은 발코니에서 독서 중이다. 바다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호수와 같다.
점심을 먹고 sun deck에서 놀았는데 M이 내가 마실 걸 가져오는 것을 기다리고 계시다. 잔디밭엔 일광욕하는 사람들.
이곳이 배 위인지, 어느 바닷가 리조트인지 구별할 수 없다. 자유롭다는 것.
난 맨발로 웃통까지 벗고 돌아다녔다. 우리나라 같으면 체면때문.....
원문 링크 : [지중해크루즈] 그리스를 떠나 이태리로 돌아가는 바닷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