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에 불과했던 나 고작 15만원 들고 시작된 산티아고 순례길, 하루 평균 30킬로를 걸으면서 여행 경비 또한 벌기 위해 거리공연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르고스에 도착하니 성당 앞 광장은 수많은 인파로 바글거리고 거리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을 그냥 지나치게 된다면 배가 고플 때 무척 후회할 것이란 생각에 서둘러 분장을 하고 하얀 얼굴의 광대가 되어 한쪽 구석에 자리를 폈다. 사람들은 내가 동양인인 것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카메라 세례와 모자 속에 동전들을 던져 주었다.
광장의 다른 공연자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사각지대에 자리를 폈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한 거리 공연자 한 명이 보였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 한 명에게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텃새를 부리진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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