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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가득한 감동이 있는 구례 "화엄사"(1)

 보물 가득한 감동이 있는 구례 "화엄사"(1)

유네스코 산지승원은 이제 충청, 경상으로 1박2일 코스를 잡아야 하니 뒤로하고 지리산 자락에 구례 화엄사를 코스로 잡았다. 일단 여기저기 다녀보고 봄이며, 가을이며 또 가볼 데는 정해야 한다. 구례 화엄사도 기억의 조각들이 희미해진 아주 오래전이고 그런 조각들조차도 큰 감동이 없었던 좀 젊은 시절. 요즘은 나이가 좀 들어서 그런가. 젊었을 때는 아무 느낌도 없는 경관들조차도 너무 새롭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날도 춥고 일단 지리산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큰 감동을 남긴 구례 화엄사 출발할 때는 흐리고, 안개였나 같이 가신 분이 그러신다. 또 좋아질거라고. 맞으셨다. 사찰에 도착하면 날이 또 이렇다. 괜히 기분이 좋다.

구례 화엄사는 백제 성왕 연기존자가 창건하고 화엄경에서 따서 이름을 얻었다. 정유재란에 다 불타고, 인조시대 동 서층 석탑을 중창하고 중건했다. 국보와 보물, 유형문화재, 천연기념물 등 유적과 볼 것이 가득하다. 입구부터 순서대로 걸어들어가면 주차장에서 다리를 건너 파란 하늘이 좋고 꼭대기 눈 덮힌 지리산 배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초입부터 기대가 크고 멋있다. 대흥사처럼 웅장하지 않지만 이 정도면 딱 적당하다. 일주문을 지나니 이런 돌부처들이 불견 불문 불언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불견 불문 불언은 법구경의 세 가지 핵심 다짐으로 타인을 판단하기보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말과 마음을 절제하라는 뜻이다.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탑비 백암국일도대선사비 화엄사 중창의 주역인 백암 각성 대사의 탑비도 기억에 남는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 활약했고 남한산성, 화엄사, 해인사, 법주사 중수의 주도였다고 전해진다. 사천왕문을 지나면 일단 멈춤. 왼쪽으로 범종각, 오른쪽은 운고각으로 화엄사는 이 둘을 따로 구분해 놓았다. 운고각의 하늘은 하늘이 파랗고, 보정은 없지만 그 역시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보제루 대웅전보다 각황전이 큰 기형적인 구조를 보제루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가려 놓았다고 한다. 오른쪽으로 대웅전 가는 길, 보제루는 법회나 사찰 행사 시 중심 무대의 역할을 한다. 보제루를 지나 오른쪽으로 들어서는 대웅전의 입구에 들어서면 반응은 한결같이 감탄으로 이어진다. 웅장한 각황전과 대웅전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오고 석탑들이 지리산 배경과 어우러져 벅찬 경치를 만든다.

대웅전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 국보 336호를 차례로 마주하고 석가모니불, 법신 비로자나불, 보신 노사나불이 배열되어 있는 가운데 국내는 물론 동아시아 불교에서도 삼신불 구성의 유일한 사례로 국보로 지정된 이유를 확인하게 된다. 비로자나불을 중심에 두는 이유는 법신으로 우주와 진리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노사나불은 비로자나불과 동등하게 우주를 비추는 법신으로 화엄경의 교주로 여겨지고, 보신은 완전한 공덕을 쌓은 존재로 여겨진다. 이어 오른쪽에는 동 오층석탑과 서 오층석탑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데, 이 두 탑은 통일신라시대의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화엄사는 백두산 혈맥의 힘과 섬진강 태극의 힘에 흔들리듯 서서 그 힘을 탑과 삼신불상에 봉안하며 고요하게 가라앉히는 형국이다. 대웅전 앞에서 본 각황전과 사사자 삼층석탑은 또 다른 감동을 자아내며 다음 편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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