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기 열다섯 번째 *** 쫓기고 있다. 올해 준비해서 바로 따겠다던 자격증 시험도 3달 앞으로 다가왔다.
시간에 쫓긴다. 아니, 마음가짐에 쫓긴다.
시험 준비도 마음가짐에 쫓기고, 잊겠다는 마음도 스스로의 나약함에 쫓긴다. 사람이 불완전한 존재라고는 하지만, 불완전함을 떠나 통제가 안 된다는 것에 허망함을 느낀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고 했다. 좋은 소식이지만 과연 마냥 좋기만 한 소식인지는 모르겠다.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쫓기기 때문에, 나는 마냥 잡히기만을 기다리지는 않는다.
나는 다시금 도망칠 준비를 했다.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근 3년 만의 현실 도피이다. 그렇다.
나는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나에게는 일종의 출사표이다.
특가 항공권인 만큼, 환불은 안된다. 그래, 배수의 진이다.
혹여나 누가 나에게 휴가를 옮기라고 하면, 나는 퇴사냐 여행이냐, 그 선택만이 남은 것이다. 후회는 없다.
미련조차 없다. 자포자기가 아닌,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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